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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영

(토마토초대석)②바다도 '탄소규제'…친환경 전환은 '숙명'

IMO 2050년 탄소 배출 80% 감축 목표

2021-10-1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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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선박 관련 규제를 담당하는 국제해사기구(IMO)가 친환경 전환에 더욱 속도를 내면서 세계 해운사들의 관련 비용 부담은 계속해서 커질 전망이다. 저속 운항이나 별도의 장치를 통해 탄소 배출을 줄일 수는 있지만, 수소·암모니아와 같은 탄소중립 연료 선박으로의 교체만이 근본적인 해결책이라는 지적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IMO는 2008년 대비 2050년 선박의 탄소 배출량을 80%, 온실가스 배출량을 50% 줄이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다양한 안을 추진 중이다.
 
지난 6월 IMO 해양환경보호위원회(MEPC)는 76차 회의를 열고 2023년부터 2026년까지 연간 2%씩 탄소를 감축하는 것이 1차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현존선박에너지효율지수(EEXI)를 2023년부터 도입한다. EEXI는 탈탄소 규제로, 선박들이 이산화탄소 배출을 20% 줄여야 하는 게 골자다. 기존에는 2013년 이후 만들어진 선박에만 규제를 적용했는데 EEXI 도입으로 모든 선박으로 확대됐다.
 
EEXI 도입이 눈앞으로 다가오며 우리 선박들도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EEXI 규정을 준수하지 못하면 선박 운항이 금지되기 때문이다. 해양수산부(해수부) 자료에 따르면 한국 외항운송사업에 등록된 선박 가운데 순수 한국 선박은 990척이다. 이 가운데 844척은 EEXI 규제를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이 건조한 LNG운반선. 사진/한국조선해양
 
EEXI와 함께 탄소집약도 지수(CII) 등급제도 2023년부터 시행한다. CII는 선박의 탄소 배출량을 매년 측정해 A부터 E까지 5가지 등급을 매기는 것을 말한다. D등급을 3년 연속 받거나 E등급을 한번이라도 받으면 연비 개선계획을 제출해야 한다. 이후에도 연비를 개선하지 못하면 EEXI와 마찬가지로 퇴출당한다.
 
여기에 유럽연합이 지난해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 적용 대상에 해운업을 포함하면서 해운사들의 친환경 비용 부담은 계속해서 커질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해운업계는 기존 연료보다 유해가스 배출이 적은 액화천연가스(LNG) 추진선을 통해 규제에 대응해왔다. 하지만 IMO가 규제를 더욱 강화하면서 LNG 추진선만으로는 벅찬 실정이다. LNG 연료는 탄소 배출량이 기존 선박유인 벙커C유보다 30% 적긴 하지만 전혀 없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글로벌 해운사들은 LNG선에서 나아가 친환경 선박 비중을 늘리고 있다. 실제 세계 1위 해운사 머스크는 최근 한국조선해양과 함께 메탄올 추진선 건조에 나서기도 했다. 메탄올은 기존 선박유보다 황산화물(SOx)과 질소산화물(NOx), 온실가스와 같은 오염물질 배출을 대폭 줄일 수 있어 주목을 받는 연료다.
 
천강우 한국선급 친환경기술팀 팀장은 "일반적인 자동차에 비해 선박의 생애 주기가 굉장히 길다 보니, 해운사들도 20~30년 뒤를 내다보고 교체에 나설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수소와 암모니아를 비롯해 에탄올, 메탄올 등 선박 연료는 계속해서 다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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