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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호

(영상)굳건한 라면시장 도전…하림, 차별화 성공할까

'신 성장동력' 더 미식 장인라면 출시…국물·저칼로리·건면 차별화

2021-10-14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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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유승호 기자] 하림이 장인라면을 내놓으며 라면 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가운데 후발 주자로서 업계에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14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하림은 이날 오전 서울 강남구 하림타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더 미식 장인라면을 출시했다. 육계가공사업을 주사업으로 영위하던 하림이 라면을 출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하림에 따르면 더 미식 장인라면은 사골과 소고기, 닭고기 등과 버섯, 양파, 마늘 등 각종 양념채소를 20시간 저온에서 끓인 것이 특징이다. 육수의 맛을 살리기 위해 분말이 아닌 육수 그대로 농축한 액상스프를 택했다. 나트륨 양도 1430mg으로 기존 라면 대비 20% 가량 줄였다.
 
특히 국물과 따로 노는 건면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닭고기 육수로 반죽을 해 발포성을 높였다. 그간 건면은 유탕면에 비해 저칼로리라는 장점이 있었으나 낮은 발포성으로 국물 흡수력이 약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아울러 하림은 제트노즐 공법으로 건면을 제조해 국물이 면에 잘 배도록 했다. 제트노즐 공법은 짧은 시간에 평균 130℃의 강한 열풍으로 균일하게 건조한 후 저온으로 서서히 말려 면발 안에 수많은 미세공기층을 형성시키는 방식이다.
 
이를 바탕으로 하림은 그간 인스턴트 식품으로 평가받던 라면을 요리수준으로 끌어올려 내년에 라면으로만 7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하겠다는 방침이다.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이 14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하림타워에서 열린 ‘The미식 장인라면' 출시 미디어데이에서 라면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하림그룹
 
그간 육계가공사업을 영위하던 하림이 새로운 식품 사업 영역에 도전장을 던진 건 육계 공급 과잉에 따른 수익성 악화로 새로운 성장 동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하림은 올해 1분기와 2분기 호실적을 내긴 했지만 그간 수익성이 지속적으로 악화돼왔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하림의 영업이익은 2018년 15억원으로 전년 대비 92% 줄어들었고 이어 2019년에는 43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영업이익 61억원으로 반등했으나 세자리수대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던 2017년 수준과 비교했을 때는 못미치는 수준이다.
 
여러 사업 가운데 하림이 라면 시장에 주목한 건 코로나19 이후 내식 수요가 커진 가운데 라면이 한 끼를 해결할 수 있는 식품으로 취급받으면서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라면 시장 규모는 2019년 2조3597억원에서 올해 2조5232억원으로 6.93% 증가했다. 세계인스턴트라면협회에 따르면 올해 6월 국내 연간 라면 소비량은 41억3000만개로 나타났다. 1인당 연간 라면 소비량은 75.7개로 전세계 1위다.
 
다만 라면 시장의 후발주자인 하림이 얼마나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는지는 불투명하다. 라면시장은 진입장벽이 굉장히 높은 시장으로 꼽힌다. 국내 라면시장은 현재 농심과 오뚜기, 삼양식품, 팔도가 이끌고 있다. 1위인 농심, 2위 오뚜기, 3위 삼양식품의 점유율을 합치면 90%에 육박한다.
 
5년 전 빙그레가 라면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가 사업을 접은 것 역시 높은 시장 진입장벽 탓이다. 게다가 특정 라면 브랜드를 향한 충성 소비자층이 탄탄하다는 것도 신규 사업자의 시장 안착이 어려운 점으로 꼽힌다.
 
하림은 2조5000억원 수준인 국내 라면시장을 세분화하는 전략으로 소비자를 공략하겠다는 계획이다. 또 기존 라면 광고의 클리셰 대신 색다른 장면을 부각시켜 마케팅 차별화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윤석춘 하림 사장은 “내년에 라면 매출 700억원 이상을 달성하는 것이 목표”라며 “굉장한 도전이지만 사업을 좀 더 빠른 시간 내 정착시켜 조만간 가정간편식 시장에서 상위 회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승호 기자 pet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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