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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남

drks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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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권 걸고 한판 할까?"…'통큰 유증' 나서는 바이오주

엔지켐생명(3164억), 진원생명(1354억) 등 주주배정 유증 결정

2021-10-1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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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최성남 기자] 국내 증시에 상장된 바이오기업이 잇달아 주주들을 대상으로 대규모 자금 조달에 나서고 있지만, 주주 배정 증자임에도 대주주 참여율은 저조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대주주의 저조한 참여율은 기존 최대주주의 지배력 약화로 이어져 적대적 M&A(인수합병)에 노출될 위험성이 있다. 낮아진 대주주 지배력이 향후 불안정한 경영 활동과 연결돼 주가 변동성을 키울 수 있어 투자자 주의가 요구된다.
 
표/뉴스토마토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엔지켐생명과학(183490)은 주당 5만9700원에 530만주를 신규로 발행하는 3164억1000만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에 대한 투자설명서를 공시했다. 최종 발행가격은 오는 12월14일 공고될 예정이다. 최종 가격에 따라 유증 규모는 달라질 수 있다.
 
투자설명서를 보면 조달된 자금은 백신 위탁 생산 관련 운전자금 등으로 사용된다. 엔지켐생명과학은 인도법인인 자이더스캐딜라(Zydus Cadila)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pDNA 백신(ZyCoV-D)의 위탁생산(CMO)과 관련해 생산 공급 의향서(LOI, Letter of Intent)를 체결한 상태다. 이달중 위탁생산(CMO) 본 계약 및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회사 측은 위탁생산 관련 약 4개월 기준 필요한 운전자금(원·부자재 등)으로 약 2280억원을 예상하고 있다. 추가로 필요한 운전자금 780억원도 유증 자금을 통해 마련된다.
 
엔지켐생명과학 측은 "이후 필요한 운전자금은 Zydus Cadila의 본격적인 매출 발생에 따라 영업활동 현금흐름으로 충당이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유증 자금은 추가로 오송 지역에 백신 관련 시설 신축 자금으로도 활용된다.
 
진원생명과학(011000)도 대규모 자금 조달을 위한 투자설명서를 지난 6일 고지했다. 주당 2만3500원, 1353억6000만원의 주주 배정 유증으로 신주 576만주를 발행한다. 진원생명과학은 유상증자로 조달된 자금을 자회사 VGXI의 생산시설 설비 자금 및 코로나 백신 및 치료제의 연구개발비용 등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이번 유증을 성공할 경우 진원생명과학은 자본시장을 통해 최근 4년 사이 2754억원의 자금을 조달하게 된다. 
 
대규모 유증에도 대주주 참여율은 저조해…최대주주측 지배력 약화 우려 
 
바이오 상장회사가 연구 개발과 시설 및 운전 자금 확보 등을 목적으로 대규모 주주 배정 증자에 나섰지만, 대주주의 참여율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주주의 저조한 참여율은 향후 최대주주측 지분율을 감소시켜 적대적 M&A(인수합병)에 노출될 수 있는 만큼 투자자 주의가 요구된다. 
 
엔지켐생명과학은 최대주주(브리짓라이프사이언스)와 2대 주주인 손기영 대표이사가 유증에 배정된 물량의 10% 이상 참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최대주주인 (주)브리짓라이프사이언스의 지분율은 11.5%, 손 대표의 지분율은 6.9% 수준이다. 배정 물량의 10%에 증자를 참여할 경우 최대주주의 지분율은 7.5%까지 감소할 수 있으며, 특수관계인 중 2대주주인 손기영 대표가 배정물량의 약 10% 참여 및 기타 특수관계인들은 미참여를 가정하면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은 기존 18.7%에서 유상증자 후 12.1%까지 감소할 수 있다. 
 
진원생명과학은 최대주주인 박영근 대표이사가 배정분의 약 15% 정도 참여할 계획이다. 박 대표는 6.91%의 지분율을 유지 중이며, 특수관계인을 포함하면 8.98% 가량이다. 현재 특수관계인의 청약 참여 여부는 미정인 상태이며, 만약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이 전액 미참여할 경우 지분율은 현재 8.98%에서 7.97%까지 감소할 수 있다. 최대주주만 배정분의 15% 참여하고, 특수관계인이 전액 미참여하면 최대주주측 지분율은 현재 8.98%에서 8.09%까지 감소할 수 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최대주주 측의 낮은 지분율은 향후 적대적 M&A 등의 위험성을 내포할 수 있다"면서 "낮은 지분율로 인해 경영진 변동의 위험성과 안정적인 경영 환경 구축이 어려워질 수 있는 점을 투자자들은 항시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성남 기자 drks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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