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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원칙론에 애타는 이재명·송영길

청, 이재명 회동 여부에 "당에서 상황 정리돼야"

2021-10-12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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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최병호·박주용 기자] 청와대 기류가 심상치 않다. 문재인 대통령은 12일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관련해 "신속하고 철저한 수사로 실체적 진실을 규명하는 데 총력을 기울일 것"을 검찰과 경찰에 지시했다. 대장동 의혹에 대한 문 대통령의 첫 언급이다. 뿐만 아니다. 민주당 대선주자로 선출된 이재명 후보의 회동 요청에 대해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계획에 없다"며 '당의 상황 정리'를 전제조건으로 제시했다. 원칙론이지만 받아들이는 쪽에 따라 해석이 달라질 여지가 있다. 
 
이낙연 후보 측이 무효표 이의제기를 한 상황에서 무턱대고 문 대통령이 이재명 후보와 회동을 하는 것은 자칫 현 갈등 상황을 청와대가 정리하는 것으로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 때문으로 보인다. 다만, 청와대의 원칙적이고도 냉랭한 기류가 전해지면서 이재명 후보와 민주당 지도부의 답답함도 커졌다. 이낙연 후보가 결선투표 수용을 조건으로 내건 상황에서 마땅한 봉합책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민주당 안팎에서는 청와대의 입장 발표 시점이 예사롭지 않다고 보고 있다. 이재명 후보를 당의 대선주자로 선출한 직후 이낙연 후보가 경선 불복으로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는 이의제기를 하는 등 '분당' 수준에 가까운 극심한 내홍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지지층 간 갈등도 되돌이킬 수 없는 상태로 치닫고 있다. 이낙연 후보 지지자들은 송영길 대표의 퇴진까지 요구하며 결선투표를 압박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청와대가 '현 갈등은 당에서 봉합해야 한다'는 원칙론을 표명하면서 송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는 최소한 당무위원회 소집 요청만큼은 거절할 수 없게 됐다는 해석이 짙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 캠프 종합상황본부장인 최인호 의원이 11일 서울 여의도 민주당 당사 앞에서 당 선거관리위원회의 대선후보 결정 건에 대한 이의 신청서를 접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문 대통령과 이재명 후보의 조기 회동도 불투명해졌다. 앞서 김대중 대통령은 2002년 4월27일 노무현 새천년민주당 후보가 선출된 지 이틀 만에, 이명박 대통령은 2012년 8월20일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가 확정된 지 13일 만에 회동했다. 노 후보와 박 후보는 대통령과의 회동으로 여당 대선후보로서의 정당성을 확보하고 대통령 지지층의 지지를 거두는 효과를 거뒀다. 이재명 후보도 이낙연 후보의 경선 불복에 따른 당 내홍을 조기 수습하려면 문 대통령과의 이른 만남이 필수적이다. 특히 이낙연 캠프 소속 의원들 대다수가 친문으로 분류되는 상황인 데다, 반이재명 정서로 가득한 이들도 강성 친문 성향을 보인다. 
 
하지만 당에서 상황이 정리되기 전까지는 두 사람의 회동이 어려울 전망이다. 복수의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이 후보 쪽에서 면담 요청은 있었다"면서도 "아직은 계획이 없다. 당의 상황이 정리가 되면 회동이 이뤄지지 않겠느냐"고 했다. 관례상 청와대 정무수석이 축하 난을 들고 후보를 예방하는 일정조차 잡히지 않았다.
 
이에 대해 박찬대 이재명 후보 대변인은 "문 대통령의 입장은 정치적 의미를 1도 담지 않은 발언으로 알고 있다"며 "지금 국민들이 대장동 의혹에 대해 혼란스러워 하고 있으니, 그 부분에 대해서 사실관계를 밝혀야 한다는 뜻으로 안다. 누구를 편들거나 교통정리를 한다는 의도는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반면 이낙연 후보 측 핵심 관계자는 익명을 전제로 "이재명 후보를 아직 후보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인다"고 했다. 송 대표 측은 "청와대가 받아들이는 쪽에 따라 해석을 달리 할 여지를 줬다"고 서운함을 드러냈다.   
 
최병호·박주용 기자 choib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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