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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응열

(영상)해외건설 수주 가뭄에…300억달러 목표 '빨간불'

올해 3분기까지 174억달러…중동서 절반 가량 꺾여

2021-10-05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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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응열 기자] 해외 건설시장의 회복이 더디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수주금액이 적은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분기별로도 수주액이 감소세다. 국내 건설사의 해외 텃밭인 중동에서 수주가 줄어든 영향이다. 300억달러 달성도 불투명할 전망이다. 
 
5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3분기까지 올해 해외 건설 수주 금액은 약 173억9138만달러다. 지난해 같은 기간 184억8514만달러보다 5.9% 줄었다.
 
올해 수주액은 분기별로도 내리막길을 걸었다. 1분기에는 79억7869만달러를 계약했다. 그러나 2분기에는 67억7083만달러로 소폭 줄었다. 직전분기 대비 15.1% 적은 액수다.
 
3분기 들어서는 감소폭이 커졌다. 3분기 수주금액은 26억4185만달러를 기록했다. 전분기와 비교하면 60.9% 꺾였다. 
 
해외의 한 공사장 모습. 사진/뉴시스
 
이 같은 수주 감소는 중동에서의 실적이 부진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코로나19 델타 변이 유행으로 감염병 사태가 좀처럼 진정되지 않으면서, 중동 산유국은 재정을 보수적으로 운용하는 중이다. 
 
올해 1분기~3분기 중 중동에서 확보한 금액은 48억7789만달러다. 전체 수주액 중 28%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중동 수주액이 84억7474만달러로, 45%를 차지했다. 올해 들어 중동 수주금액이 지난해의 42.4%에 해당하는 35억9685만달러 줄었고, 비중도 17%포인트 떨어졌다.
 
반면 중동과 함께 해외 수주를 주도하는 아시아 지역은 지난해와 큰 차이가 없었다. 올해는 78억6989만달러를 아시아에서 따냈는데 지난해 같은 기간 79억2686만달러와 비슷했다. 전체 수주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올해 45.2%로 지난해 42.8%보다 소폭 늘었다.
 
태평양·북미 지역과 유럽, 중남미에서는 수주액이 지난해보다 늘었다. 태평양·북미 지역 수주는 올해 15억4326만달러로, 지난해 동기 대비 3배 가까이 증가했다. 올해 유럽에서는 전년 동기보다 2.5배 가량 늘어난 21억8425만달러를 따냈고, 중남미도 1.5배 늘어 7억5836만달러를 확보했다. 세 지역에서 늘어난 수주액을 모두 합하면 30억2642만달러지만 중동의 감소분을 메우기에는 부족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로 수요 예측이 까다로워지면서, 발주처에서 공장증설과 같은 사업 확장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라며 “대면회의나 입찰 등에서도 일정이 많이 조정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또 “확실히 코로나19 전보다는 중동 발주처의 움직임이 적극적이지 않다”라고 덧붙였다.
 
이에 올해는 해외 수주가 300억달러를 넘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300억달러 실적을 달성하려면 4분기 중 약 127억달러를 따내야 한다. 상반기 6개월 동안 확보한 금액 가량을 3개월만에 수주해야 한다는 뜻이다. 
 
손태홍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국제유가가 오르고 있기는 하지만 실제 산유국의 재정으로 들어가 사업 발주가 나오려면 시간이 필요하고, 발주처를 상대로 하는 영업 활동도 위축된 상황”이라며 “올해는 해외 건설의 300억달러 달성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응열 기자 sealjjan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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