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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응열

(영상)들끓는 서울 청약…내놓으면 수백대 1 경쟁률

올해 분양 12곳 중 5곳 세 자릿수 경쟁률 육박

2021-09-29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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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응열 기자] 서울 아파트가 나왔다 하면 수백대 1의 경쟁률을 올리고 있다. 올해 분양을 진행한 서울 단지 중 절반 가까운 곳이 세 자릿수 경쟁률을 찍었다. 중소 건설사의 비브랜드 아파트도 1순위 접수에서 청약을 마치는 상황이다. 식지 않 는 집값 상승과 '로또청약' 기대감, 공급보다 많은 수요가 서울의 청약 시장을 펄펄 끓게 만들고 있다.
 
올해 1월부터 이달 29일까지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서 청약을 진행한 서울의 분양단지는 12곳이다. 이중 절반에 가까운 5곳은 세 자릿수 경쟁률을 올렸다. 나머지 7곳은 모두 두 자릿수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 28일 1순위 청약 접수를 받은 ‘e편한세상 강일 어반브릿지’는 389가구 모집에 무려 13만1447명이 접수했다. 평균 청약 경쟁률은 약 338대 1에 달했다. 
 
서울에서 1순위 청약자가 13만명을 넘은 것은 지난 2000년 이후 처음이다. 종전 최다 기록은 지난해 서울 강동구 고덕강일공공주택지구에서 분양한 '힐스테이트 리슈빌 강일'이다. 이 단지에는 11만735명이 몰렸다.
 
한 견본주택에서 방문객들이 관람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이곳보다 높은 경쟁률을 찍은 곳은 지난 3월 광진구 자양동에서 공급된 ‘자양 하늘채 베르’ 아파트다. 이곳은 단 27가구를 모집하는 데 9919명이 찾아 367대 1의 경쟁률을 달성했다. 경쟁률로는 올해 서울의 분양 단지 중 가장 높다. 
 
이외에 삼성물산이 서초구 반포동에 짓는 ‘래미안 원베일리’는 161대 1을, 제일건설이 강동구 고덕동에서 분양한 ‘고덕강일 제일풍경채는´ 150대 1을 기록했다.
 
대형 건설사의 아파트가 아니지만 세 자릿수 경쟁률을 올린 단지도 있다. 지난 4월 동우개발이 관악구 봉천동에서 공급한 ‘관악 중앙하이츠 포레’에서는, 18가구를 대상으로 한 1순위 청약에 3922명이 청약통장을 썼다. 평균 경쟁률은 약 218대 1이다.
 
비브랜드 단지는 두 자릿수 경쟁률도 여유롭게 찍었다. 이달 에이치디한울종합건설이 강서구에서 내놓은 ‘우장산 한울에이치밸리움’ 단지는 37가구 모집에 2288명이 찾아 평균 경쟁률이 61대 1을 보였다. 
 
지난달 제이더블유종합건설이 관악구에서 분양한 ‘신림스카이아파트‘는 평균 23대 1의 경쟁률을 올렸고 부원종합건설의 ‘브이티스타일’도 35대 1을 달성하며 두 자릿수 경쟁률을 나타냈다. 브랜드와 비브랜드 가릴 것 없이, 서울 청약 시장에 아파트를 내놓기만 하면 흥행하는 것이다. 
 
이 같은 청약 열기는 공급 부족으로 인한 집값 상승 전망이 우세한 점과 더불어 분양가 통제에 따른 로또청약 기대감이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신규택지가 부족한 서울은 정비사업이 사실상 유일한 공급 방안인데, 그간 규제로 인해 민간 정비사업은 추진이 어려웠다. 
 
정부가 각종 중장기 공급 대책을 쏟아냈지만 단기적인 공급 효과는 미미하다. 이에 시장에선 집값이 꾸준히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9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달 주택가격전망 소비자동향지수(CSI)는 128을 기록했다. 올해 내내 기준선 100을 넘기고 있다. 집값이 오를 것으로 예상하는 이들이 많다는 뜻이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공급 부족 이슈가 깔려있는 상황에서 집값 상승이 수요자들의 심리를 조급하게 만들고 있는데, 청약 외에 내 집 마련의 마땅한 대안을 찾기가 어려운 실정”이라며 “분양가 통제로 기존 시세보다 신규 단지의 가격이 저렴하게 책정되는 것도 청약 시장으로 수요가 몰리는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청약 당첨을 노려볼만한 가점 커트라인은 높아진다. 이에 가점이 낮은 이들이 매매시장으로 흘러드는 ‘패닉바잉(공황구매)’ 현상도 지속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청약시장은 공급이 수요를 충족하지 못하는 구조적 한계가 존재한다”라며 “무주택 실수요자는 자금 마련이 가능한 범위 내에서 매매시장으로 진입할 가능성이 높다”라고 내다봤다. 
 
김응열 기자 sealjjan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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