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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소비자물가에 '집값' 반영 땐 변동성 커져…한은 "도입 신중해야"

소비자물가에 집값 포함되지 않아 현실성 떨어진다는 지적

2021-09-28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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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충범 기자] 소비자물가에 집값을 반영하지 않아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에 대해 한국은행이 신중해야한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추정 방법에 따라 결과치가 크게 달라질 수 있는 만큼, 정확한 소비자물가의 변동률을 산출하는데 왜곡이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은행은 28일 'BOK 이슈노트-자가주거비와 소비자물가' 보고서를 통해 "자가주거비의 주택 가격 반영도가 높을수록 체감 주거비와의 괴리가 축소되는 반면, 소비자물가의 변동성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최근 주요국의 주택가격 상승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전략 점검 결과 오는 2026년부터 유로지역 소비자물가지수(HICP)에는 자가주거비가 포함된다. 주거비 부담을 지표물가에 반영하겠다는 취지다.
 
우리나라의 경우 소비자물가지수 지표에는 주택임차료만이 집세 항목으로 포함돼 있을 뿐, 자가주거비는 포함돼 있지 않다. 때문에 주요 지표인 소비자물가가 주요국에 비해 주거비 부담이 낮게 반영돼 있다.
 
이에 학계에서는 자가주거비가 자가주택이 제공하는 주거 서비스의 가격인 만큼 소비자물가에도 반영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학계는 가계 소비지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주거비를 충분히 반영함으로써 소비자물가의 대표성과 현실 적합도를 제고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또 주거비 부담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할 경우 지표물가와 체감물가 간 차이로 인해 정책 당국의 커뮤니케이션이 어려워질 가능성도 제기한다.
 
실제 지난해 기준 주요국의 소비자물가 내 주거비 비중은 자가주거비가 소비자물가지수에 포함되지 않는 한국, 프랑스, 이탈리아의 경우 각 9%, 7%, 3%로 10%에 채 미치지 못한다. 반면 미국(32%), 영국(26%), 네덜란드(24%) 등은 자가주거비 비중이 높다.
 
이정익 한은 조사국 물가통향팀 팀장은 "우리나라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 중반 수준"이라며 "자가주거비가 반영될 경우 이보다는 높아지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은은 자가주거비를 소비자물가에 반영하는 데 제약요인도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한은은 자가주거비가 추정방법에 따라 추정치가 크게 달라질 수 있는 데다, 추정에 필요한 기초자료를 적시에 입수하기 어렵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또 자가주거비 반영 시 소비자물가의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도 언급했다.
 
현재 미국, 일본, 스위스, 영국(CPIH) 등은 자가주택 임대 시 받을 수 있는 임대료 수익을 자가 거주에 따른 기회비용으로 추정하는 '임대료 상당액 접근법'을 활용하고 있다. 또 스웨덴, 캐나다, 영국(RPI) 등은 주거 목적으로 자기 소유주택을 사용하는 데 수반되는 제반 비용을 자가 거주에 따른 기회비용으로 추정하는 '사용자비용 접근법'으로 측정한다. 뉴질랜드, 호주 등은 가계부문이 신규로 취득한 주택 가격으로 추정하는 '순취득 접근법'을 사용한다.
 
한은은 우리나라 가계의 생계비 측정 관점에서 볼 때 순취득 접근법보다는 주거 서비스의 가격 변화를 측정하는 임대료 상당액 접근법이나 및 사용자비용 접근법이 효율적일 것으로 추정했다.
 
이정익 팀장은 "자가주거비 측정 방법에 따라 추정치 간 차이가 큰 데다 금리의 영향을 크게 받는 경우 통화정책의 의도와 물가가 상반된 방향으로 움직일 소지가 있다"며 "제약요인이 있는 상황에서 소비자물가에 자가주거비를 반영하는 것은 조심스러운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어 "소비자물가는 인플레이션 지표일 뿐만 아니라 국민연금 지급액, 최저임금 결정 등 다른 국가 정책의 준거로도 활용된다"며 "자가주거비의 소비자물가 반영 여부는 보다 폭넓은 관점에서 종합적인 검토와 논의가 필요한 사안"이라고 덧붙였다.
 
한국은행은 28일 'BOK 이슈노트-자가주거비와 소비자물가' 보고서를 통해 "자가주거비의 주택 가격 반영도가 높을수록 체감 주거비와의 괴리가 축소되는 반면, 소비자물가의 변동성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사진은 지난 27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도심속 재건축 단지와 아파트 전경. 사진/뉴시스
 
김충범 기자 acech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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