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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훈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 언제까지

2021-09-27 16:54

조회수 : 2,5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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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수급난으로 인한 자동차업계의 생산 차질 문제가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내년 이후에도 이같은 현상이 지속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모처럼 활기를 되찾는가 했던 자동차업계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차량용 반도체 부족 현상이 수요를 예측하지 못해 발생했다고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자동차산업은 2020년 3분기까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침체기를 겪었습니다. 반면 소비가전, 5G 핸드폰 및 통신망, 게임·IT 플랫폼 등과 관련된 기기 수요는 코로나19와 맞물려 급상승하면서 해당 분야의 반도체의 수요가 높아졌습니다.
 
따라서 주요 반도체 공급업체들은 차량용 반도체보다 가전제품·IT용 반도체 주문을 먼저 접수하고 생산에 착수했습니다. 결국 소비가전, 5G 핸드폰 및 통신망, 게임·IT용 반도체 보다 차량용 반도체가 생산 후순위로 밀리면서 이같은 상황이 발생한 셈입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올해 1분기부터는 천재지변까지 발생합니다. 차량용 반도체 공장이 밀집한 북미 지역에 이상 한파가 발생하면서 공장들이 1개월 이상 문을 닫는가 하면, TSMC가 위치한 대만에는 극심한 가뭄으로 물이 부족해 반도체 생산에 차질을 빚습니다.
 
현대차 직원이 투싼 수소전기차를 조립하고 있는 모습 사진/현대차
 
최근에는 동남아 지역 주요 차량용 반도체 공급 거점인 말레이시아에 코로나19가 재확산되면서 생산시설이 마비됐습니다. 말레이시아 페낭지역에는 마이크로 컨트롤 유닛(MCU)을 차량용인 ECU로 가공하는 후공정 처리 기반 시설이 집중돼있습니다. 국내 자동차업체들도 해당 ECU를 차량에 탑재하는데 물량이 제때 도착하지 않아 생산 중단에 들어가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알릭스파트너스는 올해 전세계 자동차 생산 업체의 매출 감소가 2100억 달러(247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이는 기존 전망 대비 약 2배 증가한 수치입니다. 알릭스파트너스는 지난 5월 매출 감소액을 1100억 달러(124조원)로 예측한 바 있습니다.  알릭스파트너스는 매출 손실액과 함께 전 세계 자동차 생산량 감소도 770만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는데 이 역시 지난 5월 발표한 390만대 대비 2배 수준입니다.
 
전문가들은 국내 업체들이 공급망 다변화 등을 통해 활로를 개척하고 있지만 결국 답은 '반도체 내재화'라고 진단합니다. 미국 바이든 정부도 최근 반도체 내재화를 위한 공격적인 정책을 펼치고 있습니다. 유럽연합(EU)도 반도체 투자 활성화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유럽연합집행위원회(EC)는 반도체 제조 생태계 구축을 위한 반도체 지원법 제정에 나섰습니다. 우리나라도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세계적인 반도체 기업들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반도체 내재화에 좀 더 속도를 내야할 시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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