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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훈

(단독)랜드로버, 타이밍체인 결함 100건 육박…차주들 '뿔났다'

'인제니움 2.0 디젤 엔진' 문제 대두

2021-09-27 06:00

조회수 : 19,6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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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조재훈 기자] 재규어랜드로버가 엔진 '타이밍체인' 문제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타이밍체인이 늘어나 잡음이 발생하거나 마모, 파손 등으로 엔진이 멈추는 문제가 다수의 모델에서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재규어랜드로버 차주들은 차량의 타이밍벨트가 늘어나면서 밸브와 피스톤이 서로 부딪혀 파손돼 시동 꺼짐 등 엔진의 심각한 하자로 이어지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재규어랜드로버 차주 커뮤니티에서는 소송 등 집단행동을 준비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재규어랜드로버는 2015년부터 인제니움 2.0 디젤 엔진에 타이밍벨트 대신 타이밍체인을 적용하고 있다. 타이밍체인은 엔진 구동 시 하부 피스톤과 상부 밸브가 부딪히지 않게 조절해주는 부품이다.
 
타이밍벨트의 경우 7만~8만km를 주행하면 고무가 마모되기 때문에 교체해야 하지만 타이밍체인은 20만km를 주행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재규어랜드로버의 차량은 이르면 4만km 주행 시에도 타이밍체인에서 잡음이 발생한다는 지적이다.
 
디스커버리 스포츠 차주 A씨는 "타이밍체인이 늘어나면서 수리비용만 200만원이 넘게 들었다"며 "소모품 교환도 아니고 사고가 난 것도 아닌데 5000만원이 넘는 차량이 갑자기 엔진에 문제가 생겨 카센타를 방문하는게 말이 되느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최근 재규어랜드로버 차량 수리를 문의하는 차주도 늘고 있다. 수도권에 위치한 차량수리점장 B씨는 "일주일에 2~3번 수리 관련 전화가 걸려온다"라며 "결함 수리를 위한 재규어랜드로버 전문점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재규어랜드로버의 디스커버리 스포츠 사진/재규어랜드로버
 
타이밍체인이 늘어난 상황에서는 톱니바퀴가 정상궤도에서 벗어나 피스톤과 밸브가 서로 부딪혀 마모된다. 쇳가루 등 이물질이 발생할 수 밖에 없는 구조인 셈이다. 이같은 상황이 지속될 시 엔진이 완전히 망가질 수도 있다.
 
B씨는 "원래 타이밍체인 자체가 교체가 번거로운 타이밍벨트를 대신해 나온 것"이라며 "재규어랜드로버 차량의 타이밍벨트 수리로 인해 돈은 벌고 있지만 크게 잘못된 차량들이라는 것을 느끼고 있다"고 언급했다.
 
재규어랜드로버의 대다수 차량이 타이밍체인의 위치가 엔진과 미션이 연결되는 후면 쪽에 자리하고 있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수리 시 엔진과 차량을 완전히 분리해야해서다. 시간과 비용이 더 많이 드는 이유다.
 
국토부 자동차리콜센터로 신고된 재규어랜드로버의 '타이밍체인' 관련 엔진 결함 신고 건수는 지난 24일 기준 98건에 달한다. 연식은 2016년부터 2018년까지며 이중 차주가 확인된 차량은 56대다. 특히 디스커버리 스포츠 2.0 차량은 36대로 전체 신고 차량 비중에서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반면 같은 기간 경쟁사인 아우디와 폭스바겐의 관련 신고 건수는 전무한 것으로 확인됐다.
 
자동차리콜센터 관계자는 "재규어랜드로버의 신고 건수가 다른 제조사들과 비교했을 때 월등히 높은 수치로 집계되고 있다"고 말했다.
 
조재훈 기자 cjh125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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