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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응열

오세훈표 재개발 공모 시작…“공급 가뭄 끝난다는 신호”

서울시, 연내 재개발 후보지 25곳 선정

2021-09-23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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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5월 서울시청에서 재개발 활성화를 위한 규제완화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김응열 기자] 오세훈표 재개발 사업이 첫 발을 내딛는 23일 부동산 전문가들은 서울 주택 공급의 긍정적 신호라며 중장기적인 시장 안정화에 힘이 실릴 것이라고 평가했다.
 
주택 공급이 시급한 서울에서 그간 규제에 가로막힌 정비사업의 부활 신호가 켜졌다는 것이다. 서울시는 이 날부터 내달 말까지 재개발 사업 후보지를 모집해, 연내 20곳이 넘는 후보지를 선정할 계획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서울시의 재개발 사업 추진으로 중장기적인 부동산 시장 안정화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의견을 모았다. 
 
송인호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략연구부장은 “서울 재개발 활성화가 단기적인 시장 안정화에 기여하기는 어렵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도움이 된다”라며 “오래된 주택을 중심으로 공급이 꾸준히 나올 것이란 신호를 준다는 게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유선종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도 “현재는 공급 부족으로 인해 공황구매(패닉바잉)가 계속되고 있지만, 중장기 재개발 사업으로 공급이 늘어나면 패닉바잉 현상이 다소 수그러들 것”이라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그간 공급이 막힌 서울에서 공급 확대 가능성이 열렸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봤다. 서울에서는 신규택지 발굴이 어려운 만큼, 정비사업 활성화로 공급을 풀어야 한다는 지적이 민간에서 꾸준히 제기돼 왔다.
 
현재 서울시가 진행 중인 주택 재개발 사업 공모는 다음달 29일까지 진행된다. 심사를 거쳐 오는 12월 중 25개 내외의 후보지를 최종 선정할 계획이다.
 
그동안 서울에서는 여러 규제로 재개발 사업이 진행에 어려움을 겪었으나, 시는 규제 완화를 바탕으로 사업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주거정비지수제 폐지는 대표적인 규제 완화책이다. 주거정비지수제는 정비구역 지정 시 노후도 외에 각종 평가지표를 적용해 평점 70점 이하는 아예 사업을 추진하지 못하도록 한 제도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 재직 당시 도입된 이 규제는 ‘재개발 대못 규제’로 불리기도 했다. 주거정비지수제가 폐지된 만큼 그동안 기회가 없었던 낙후 지역도 개발 가능성이 열렸다.
 
재개발 사업 기간도 단축한다. 사업 추진과정에서 주민 동의절차는 3회에서 2회으로 간소화한다. 최종 후보지는 신속통합기획을 도입해, 사업구역 지정 기간을 2년 이내로 단축할 방침이다. 전에는 평균 5년 이상 걸렸다.
 
또 해당 구역에 아파트를 지을 경우 2종 일반주거지역에 적용됐던 층고 7층 규제를 완화한다. 이에 따라 사업성 증가도 예상된다. 민간의 정비사업 참여율을 올릴 수 있는 요인이다. 
 
이 같은 제도 개선에 따라 서울의 중장기 공급이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부동산 시장 안정화에는 공급 증가가 핵심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서울의 초과 수요 국면은 공급 부족에서 기인하는 것이라는 지적 역시 우세하다.
 
실제, 부동산114 집계 결과 올해 1월부터 이달 8일까지 서울의 분양 물량은 4844가구에 그친다. 전국 19만8958가구 중 2.4%에 불과하다. 조합원 물량을 제외한 일반분양은 1876가구다. 전국 16만4844가구에서 1.1%뿐이다. 전국에서 부동산 수요가 가장 많은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올해 풀린 공급은 1만가구도 채 되지 않는다. 
 
재개발 사업 활성화로 후보지에 투기 수요가 흘러들 것이란 우려와 함께 집값 상승이 더 강해지지 않겠냐는 견해도 나온다. 그러나 중장기적인 시장 안정화에 단기적 고통은 뒤따를 수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10년, 20년 뒤로 사업을 미뤄 미래시점에서 정비사업을 추진한다 해도 가격은 오른다”라며 “개선사업이 진행되면 해당 지역의 가치는 상승하는데, 이 점을 무시한다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라고 꼬집었다. 
 
송인호 부장도 비슷한 의견을 밝히면서 “해당 지역, 또는 서울에 아예 연고가 없어 투기 세력으로 의심되는 거래를 차단하는 방식의 투기 억제 방안이 필요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김응열 기자 sealjjan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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