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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만에 전기요금 전격 인상…4인가구 월 최대 1050원↑

연료비 상승·한전 적자에 8년 만에 인상

2021-09-23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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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정서윤 기자] 정부와 한국전력이 내달 1일부터 적용하는 4분기(10~12월) 전기요금을 전격 인상했다. 전기료가 오른 것은 지난 2013년 11월 이후 8년 만이다. 이번 인상으로 월 평균 350kWh를 사용하는 4인 가구의 최대 전기료는 매달 1050원이 오를 전망이다.
 
23일 한전에 따르면 10월1일부터 적용하는 4분기 전기요금을 기존 킬로와트시(㎾h)당 -3원에서 3원 올린 0원으로 조정했다.
 
한전 측은 "4분기 연료비 단가는 석탄, 유가 상승에 따라 ㎾h당 10.8원 급등했지만, 소비자 보호장치 중 하나인 분기별 조정폭(최대 3원)이 작동해 0원으로 조정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월 평균 350kWh를 사용하는 4인 가구의 전기료는 매달 최대 1050원이 인상된다.
 
특히 이번 전기료 인상은 지난 2013년 11월 이후 8년 만이다.
 
한전은 올해 전기 생산에 들어가는 연료비를 전기요금에 3개월 단위로 반영하는 '연료비 연동제'를 도입한 후 1분기 전기요금을 ㎾h당 3.0원 내렸다.
 
이후 2분기와 3분기에도 1분기와 같은 수준으로 요금을 동결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어려움을 겪는 국민 사정과 높은 물가상승률을 고려해 인상을 유보한 것이다.
 
하지만 올해 들어 연료비가 급등하고, 한전이 상반기 적자로 전환하는 등 더 이상 동결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
 
실제로 지난 6~8월 전기생산에 들어간 연료비는 올해 초에 비해 크게 올랐다. 연초 톤당 90달러 안팎에서 거래됐던 전력용 연료탄은 지난 5월에는 123달러까지 치솟았다.
 
지난해 평균 1배럴당 42달러였던 국제유가(두바이유) 역시 지속적으로 상승했다. 올해 초 60달러대 초반이었지만 6월 이후에는 70달러대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한전의 적자 상황도 이번 인상 결정에 크게 작용했다. 고유가로 한전의 2분기 연료비와 전력구입비가 전년보다 1조2868억원(8.1%) 증가했지만 전기판매수익은 1.0%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로 인해 한전은 2분기 7000억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냈다.
 
연료비 연동제를 도입한 정부의 당초 취지가 크게 퇴색된다는 비판도 부담이었다. 연료비 연동제는 전기요금의 급격한 인상과 인하를 완충하고 빈번한 전기요금 조정 등으로 인해 소비자 피해와 혼란을 방지하자는 의도에서 마련된 것이다. 하지만 이 제도를 도입한 정부에서는 연료비가 오른 2분기 연속 '조정 유보'를 택한 바 있다.
 
23일 한전에 따르면 10월1일부터 적용하는 4분기 전기요금을 기존 ㎾h당 -3원에서 3원 올린 0원으로 조정했다. 사진은 전기 계량기 모습. 사진/뉴시스
 
세종=정서윤 기자 tyvodlov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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