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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훈

[IB토마토]‘안정적’ 전망에 한숨 돌린 대한항공···기업결합심사 산 넘어야

대한항공 신용등급 전망, 3년 만에 '부정적'에서 '안정적'으로

2021-09-17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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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2021년 09월 16일 18:32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김성훈 기자]  대한항공(003490)의 신용등급 전망이 3년 만에 ‘부정적’ 꼬리표를 떼고 ‘안정적’으로 올라섰다. 앞으로 아시아나와의 통합 과정에서 추가 자금 확보가 필요할 수 있는 대한항공에는 큰 호재다. 여기에 고용유지지원금 지원 기간도 연장되면서, 막혔던 숨통이 조금은 트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020560)의 통합에 대한 반대의 목소리도 여전해,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승인 여부에 이목이 쏠린다.
 
한국기업평가(Korea Ratings)는 16일 대한항공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 전망을 ‘BBB+/부정적’에서 ‘BBB+/안정적’으로 상향 조정했다. 지광훈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대한항공은 화물사업을 통한 이익 창출 기조가 예상보다 꾸준히 유지되면서 코로나19로 인한 사업 기반의 불확실성을 상당 수준 완화했고, 대규모 유상증자 등 자구 계획 이행 등을 통해 업황 침체를 감내할 재무 완충력을 확보한 점을 반영했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대한항공의 올해 상반기 화물 매출은 2조9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2.9% 증가했고,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의 연간 화물 매출액 2조6000억원을 이미 넘어섰다. 화물 부문의 실적 호조에 지난 2분기 대한항공의 총영업이익은 전년도보다 69.53% 늘어난 1936억원을 기록했다. 3분기에도 화물 호조세가 이어져, 8월 말 누적 기준 영업이익 규모는 5000억원을 초과한 것으로 추정된다.
 
지광훈 수석연구원은 “여객기 운항 정상화 전까지는 근본적인 공급 부족을 해소하기 어렵고, 최근 수요 기반도 다양화하고 있어 당분간 화물사업 호조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라며 “국제유가가 배럴당 75달러 수준까지 올라왔지만, 수요 회복이 늦어지고 있어 당분간 추가 인상 가능성이 크지 않아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판단했다.
 
화물 매출 호조와 더불어 자구 계획 이행을 통해 적정 수준의 현금 유동성을 유지해 업황 침체를 버틸 수 있는 재무 완충력을 확보했다는 점도 등급 전망 상향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유상증자와 사업부 매각 등으로 2조원 이상의 현금을 확보했고, 지난 3월에도 아시아나항공 인수금액인 1조8000억원을 크게 웃도는 3조3000억원 유상증자로 추가 유동성을 확보했다. 서울시와의 이견으로 매각이 늦어진 송현동 부지와 왕산 레저의 처분까지 연내에 마무리되면 재무적으로 더욱 안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차입금 규모도 줄었다. 2분기 기준 대항항공의 순차입금은 10조4000억원으로,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말 보다 4조3000억원 감소했다. 실질적 차입 성격의 신종자본증권과 계열사 지급보증을 포함한 조정 순차입금 역시 2019년에 비해 5조6000억원 감소한 11조3000원을 기록하고 있다.
이날 발표된 고용지원기금 지원 연장도 대한항공의 재무건전성 강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고용노동부는 지난 14~15일 제8차 고용정책심의회를 열고 ‘특별고용지원 업종에 대한 유급고용유지지원금 지원 기간 30일 연장(안)’을 심의·의결했다. 특별고용지원업종은 항공 여행 등 15개 업종이다.
 
고용유지지원금이란 경영난으로 고용 조정이 불가피하게 된 사업주가 해고·감원 대신 휴업·휴직 등을 통해 고용을 유지하는 경우 정부가 휴업수당 일부를 지원하는 제도다. 이번 지원금 연장으로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을 비롯한 국내 항공사들은 오는 10월까지 고용유지지원금을 받을 수 있게 됐다.
 
다만 우리나라와 주요국의 기업결합 심사가 다소 늦어지고 있다는 점은 불안 요인이다. 심사가 늦어질수록 재무가 불안정한 아시아나항공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고, 이는 통합 후 재무 문제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지 연구원은 “아시아나항공의 낮은 수익성과 업황 변수 등을 고려하면 인수 이후 사업·재무적 영향에 대한 중장기적 관점의 모니터링은 필요하다”라며 “계열 편입 이후 아시아나항공의 체질 개선과 통합경쟁력 발휘 여부, 자체적인 재무구조 개선 가능성과 그룹 전반의 재무 부담 변화 여부 등을 지켜볼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김성훈 기자 voic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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