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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나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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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나볏입니다.
(토마토칼럼)'사면초가' 자영업자 이대로 둘 것인가

2021-09-14 06:00

조회수 : 2,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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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업을 하고 싶어도 마음대로 못 해요. 폐업하는 순간 그동안 받은 정부 지원금을 다 토해내야 하기 때문이죠. 울며 겨자먹기로 영업하면서 직원들 월급 주고, 공과금 내고 하다보면 가게 보증금을 다 토해내야 하는 지경에 이르게 돼요. 결국 빚더미로 나앉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에요."
 
코로나19 여파를 못이겨 최근 가게 문을 닫은 한 자영업자는 현재 자영업자들이 처한 사면초가 상황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가게를 운영해봤자 빚만 더 느는 형국. 결국 이 자영업자의 경우 울며 겨자먹기로 빚을 덜 지는 방법을 택했다. 비단 이 사람뿐일까. 코로나발 비극은 요즘 우리 주변, 거리 곳곳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지난 주말 사이엔 참으로 마음 아픈 뉴스가 전해졌다. 23년째 맥줏집을 운영하던 한 자영업자가 코로나19 직격탄 속 어렵게 가게를 운영하다 결국 생활고를 이기지 못하고 생을 달리했다는 소식이었다. 고인은 극단적 선택을 하기 전 직원들의 월급을 주기 위해 원룸을 뺐다고 한다. 베테랑 자영업자가 마지막까지 지킬 수 있었던 건 그저 한 줌의 도덕적 양심뿐이었다. 
 
혹자는 위기를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할지도 모른다. 자영업자도 기존의 관습에서 벗어나 팬데믹 속 대세로 자리잡은 비대면 흐름에 적응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한다는 것이다. 배달 서비스나 비대면 주문 강화 모색이 대표적 예가 될 수 있겠다. 하지만 요식업이라고 해서 다 같은 요식업이 아니다. 직장인 회식과 같은 소위 저녁 장사를 중심으로 운영해온 식당들의 경우 코로나 대유행 속 어떤 선택을 했어야 할까. 그저 일찍 장사를 접거나 업종 전환에 나서지 못했던 미련을 탓해야 할까. 이들에겐 '조금만 더 버티면 곧 풀리겠지'라는, 희망을 품었던 죄밖에는 없다.
 
코로나와 함께 해를 거듭 넘기면서 어느덧 '포스트 코로나'라는 말보다 '위드 코로나'가 더욱 현실적으로 들리는 시대로 접어들었다. 그런데 구호만 들려올 뿐, 구체적 내용이 없다. 그 사이 자영업자들은 벼랑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숨이 턱밑까지 찬 이들에게 아직도 계속 '버텨달라, 기다려달라'고만 말할 것인가. 백신 접종률을 높여 사회적 거리두기를 완화할 만한 환경부터 조성해야 한다고 말할 것인가. 백신 접종률을 높여 위험 요소를 원천 차단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당연히 필요한 일이지만, 한편으론 너무나 원론적인 차원의 얘기다.
 
무엇보다 지금 당장 현장의 숨통이 트이게 하는 일이 중요하다. 이제라도 한발 더 나아간 대안을 내놔야 한다. 영업시간 제한의 업종별 구분 적용이 됐건, 대출 규모 확대가 됐건, 보상금 지급이 됐건, 정부가 할 수 있는 모든 차원에서 다각도로 지원할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을 내놓은 당사자인 정부가 더 늦기 전 결자해지 해야 한다. 대다수 자영업자들은 이제 더 이상 버틸 힘이 남아 있지 않다.
 
김나볏 중기IT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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