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규 HDC 회장이 광주 동구 학동 재개발 건물 붕괴 참사와 관련해 광주시청 5층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입장문을 통해 사과의 뜻을 표명하고 있다. 사진/광주광역시
[뉴스토마토 최용민 기자] 주택사업을 중심으로 사업을 확장하던 HDC현대산업개발이 올해 상반기 매출 하락으로 주춤하는 모습이다. 주택사업 매출 급락으로 전체 매출도 전년보다 25% 가까이 하락하면서 주택사업 강자 이미지가 퇴색되는 분위기다. 여기에 국내 주택사업 최대 먹거리로 떠오른 도시정비사업에서도 다른 대형 건설사에 비해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어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다.
여기에 광주광역시 학동 철거 건물 붕괴 참사 사건으로 무너진 이미지 회복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향후 재판 진행 과정에서 HDC현대산업개발의 무리한 요구나 불법 정황이 들어날 경우 사업에 악영향을 미칠 것은 분명한 상황이다. 정몽규 회장이 여러 악재가 겹친 HDC현대산업개발의 분위기 반전을 이끌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12일 반기보고서 등에 따르면 HDC현대산업개발은 올해 상반기 매출액 1조5069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1조9635억원)보다 23.3% 하락한 수치다. 특히 주택사업 매출이 급락하면서 전체 매출 하락을 이끌었다. 실제 외주주택은 1조1663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1조4795억원)보다 21.2% 하락했고, 자체공사는 581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2404억원)보다 무려 75.8% 급락했다.
여기에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도시정비사업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는 점도 해결해야 될 숙제로 꼽힌다. 최근 도시정비사업은 국내 건설사의 주요 먹거리 중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서울은 물론 경기권을 중심으로 새롭게 아파트를 건설할 수 있는 토지가 부족해지면서 도시정비사업이 국내 건설업 최대 먹거리로 입지를 굳히고 있는 상황이다. 수도권은 물론 지방 중소도시 도시정비사업까지 대형 건설사들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지난해 도시정비사업에서 신규 수주액 6871억원을 기록하며 5년 만에 수주액 1조원 달성에 실패했다. 이 때문에 올해는 수주액 1조원을 달성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HDC현대산업개발은 현재까지 약 8천억원가량을 수주하며 최근 상계1구역 재개발사업 시공사 선정에 공을 들이고 있다. 2차 시공사 선정입찰까지 HDC현대산업개발이 단독 입찰하면서 수의계약이 예상된다.
최근에는 입주민들과 마찰을 빚고 있어 악재가 연이어 겹치는 모양새다. 경기 수원지역 최대 규모 아파트단지인 ‘수원아이파크시티’ 입주민들은 지난 6월 HDC현대산업개발이 10여년 전 분양 당시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는 이유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이 분양 당시 약속했던 상업시설과 공공시설 등 기반시설을 수익성이 없다는 이유로 미뤄오돠 결국 전면 취소했다는 것이다.
아울러 지난 6월 발생한 광주 철거건물 붕괴 사고도 HDC현대산업개발의 주택사업 강자 이미지를 퇴색시키고 있다. 재판 과정에서 HDC현대산업개발이 개입된 불법 사항들이 밝혀질 경우 이미지 타격은 더욱 심각해질 수 있다. 특히 최근 재판에 넘겨진 피고인들이 재판 과정에서 HDC현대산업개발과 관련해 불리한 진술들을 쏟아내고 있어 재판 결과에 관심이 쏠리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실적부터 사고까지 HDC현대산업개발에 대한 악재가 겹치면서 그 어느 때보다 정몽규 회장의 리더십 중요한 시기라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지난해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코로나19 여파로 무산되면서 좀처럼 신성장 동력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도 정 회장에게는 무거운 숙제로 남아 있다.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