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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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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토칼럼)저도 2차 접종 완료했습니다

2021-09-0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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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코로나19 백신 2차 접종을 완료했다. 전날(31일) 기준으로 우리나라 백신 접종 완료자가 전 국민의 30%(1575만명)에 달하는데, 그 중 한 명에 속하게 됐다.
 
지난 6월 잔여백신 예약이 처음 시작된 날 바로 백신 티켓팅에 성공한 덕분에 1차는 아스트라제네카(AZ), 2차 화이자 백신을 교차 접종하는 혜택(?)을 누렸다. 교차 접종은 변이 코로나에 예방력이 더욱 강하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1차 접종 때는 고열과 무기력감에 백신휴가 이틀이 부족할 정도였지만, 2차 접종 후에는 주사 부위의 통증을 제외하고는 정상적인 일상 생활이 가능했다.
 
접종을 완료한 지금 시점에 불과 두달 전의 사회 분위기를 떠올려보면 백신 기피 현상이 뚜렷했다. 운이 좋게도 잔여 백신을 한 번에 잡았지만, 주변에서는 접종을 만류하는 분위기도 있었다. 시간이 지나면 연령별로 백신이 배정될텐데 굳이 찾아서 맞아야겠느냐고 말이다.
 
당시엔 회사 내부에도 백신을 접종하거나 예약한 사람도 없었다. 구설수에 휘말린 AZ보다 예방 효과가 뛰어난 화이자나 모더나 물량을 기다리겠다는 사람이 많았는데, 이제는 그 AZ 백신도 구하기 힘들 정도로 품귀잡기 힘들 정도로 품귀라고 한다.
 
두달 새 바뀐 것은 여론 뿐만 아니다. '코로나와의 동거'를 선택한 해외 국가가 잇달아 등장했다. 당시에 영국이 방역규제 해제를 선언하면서 전 세계는 물론 자국 내에서도 비판이 쏟아졌다. 아무리 백신 모범국이지만 방역 규제 전면 해제하는 것은 국민을 상대로 한 생체 실험이라는 비난이었다.
 
그런데 이제는 우리나라도 10월께 '위드(with) 코로나'를 준비하고 있다. 위드 코로나는 코로나19를 중대한 질병 분류에서 제외하고 감기나 풍토병처럼 함께 살아간다는 것이다. 여기에 미접종군인 12~17세 청소년과 임신부도 4분기부터 백신을 맞게 된다. 얼마 전까지 상상할 수 없었던 백신 선도국의 전철을 밟는 셈이다.
 
돌이켜보면 집단면역을 형성하는 데 가장 큰 걸림돌은 백신 수급이 아니라 백신 기피증이다. 백신 기피증은 접종 후 심각한 부작용을 두려워하는 영향이 크지만, '굳이 백신을 찾아서 맞느냐'는 소극적인 태도도 포함된다.
 
정부나 전문가 모두 백신 부작용의 확률이 현저히 낮고 백신을 맞는 이득이 훨씬 크다고 강조하지만, 백신 기피증에 휩싸인 사람이 무릅써야 할 이유가 너무 많다. 결국 자신과 가족, 동료를 위해 백신을 접종해야 한다는 개인적 사명에서 백신 접종의 필요성을 찾아야 한다.
 
백신 모범국에서는 우리나라는 엄두를 못 낼 정도로 새 방역 체계로 전환했다. 백신 수급과 접종률에서 차이가 나는 만큼 어쩔 수 없다. 그러나 단순히 그들의 일상 복귀가 부러운 게 아니다. '백신을 맞으면 코로나로부터 해방된다'고 정부가 확실히 보증을 서는 점이 인상 깊다.
 
'위드 코로나'의 시기가 성큼 다가온 시점에 우리나라 당국 관료와 정치인들에 묻고 싶다. 객관적인 수치로 집단 면역이 형성됐다는 판단이 왔을 때, 영국 정부처럼 비난을 무릅쓰고 방역 체계의 전환을 선택할 수 있는지 말이다. 
 
물론 방역 규제 전환 이전에 전문가와 국민들의 공감대를 얻어야 할 것이다. 체계의 전환은 그것만으론 부족하다. 백신 접종율이 목표 수치에 도달했다면 국민에게 일상의 복귀를 자신하고 보증을 서주는 결단력이 필요하다. 정치는 국민보다 반발짝 앞서나가라는 말도 있다. 
 
이종용 온라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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