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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유승

"보장 공백 잡아라" 보험사들, '부정맥' 정조준

업셀링 영업에 활용…경증 질환 보장으로 손해율 역풍 우려도

2021-08-31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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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권유승 기자] 보험사들이 부정맥 담보 영업을 강화하고 나섰다. 기존 심·혈관 보험의 보장 공백을 채워 줄 업셀링 영업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다. 경증 심장질환까지 보장하는 만큼 손해율 역풍을 맞을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3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KB손해보험은 종합보험에 심·혈관 보장의 가입금액을 4000만원까지 보장키로 했다. 종합, 자녀, 간편보험 등에 새로운 담보로 부정맥고주파·냉각관상동맥성형술도 추가했다.
 
한화손해보험은 심·혈관 보장에 부정맥 담보를 도입했다. 유병자 간편보험에도 진단비 1000만원, 수술비 5000만원 수준의 부정맥 담보를 신설했다.
 
현대해상과 흥국화재도 종합보험, 어린이보험 등에 발작성 빈맥, 심방세동, 심부전, 기타심장부정맥 등 특정심혈관질환 진단비 담보를 추가해 판매 중이다.
 
보험사들이 심·혈관 보험에 부정맥 담보를 추가하고 나서는 것은 업셀링 영업에 용이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중증 질병을 보장하는 심·혈관 보험에 상대적으로 보험료가 저렴한 담보를 신설해 기존 고객들까지 추가 가입을 이끌어 내기 위한 전략이다.
 
보험사들은 심·혈관 보험의 보장 공백을 채우라는 방식으로 부정맥 담보를 내세워 고객 몰이에 나서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9년 심장질환 환자 비율은 기타심장질환이 41%로 집계됐다. 이 중 심장세동 및 조동, 발작성빈맥을 제외한 기타부정맥이 27%를 차지한다.
 
그러나 보험사들이 보장하는 부정맥은 기존 심·혈관 질환에 비해 상대적으로 경증 질환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손해율이 치솟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손해율이 상승하면 향후 보험료 인상으로 소비자들의 피해로 돌아갈 수 있어 무분별한 판매는 지양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일례로 현대해상의 경우 심실조기수축에 대한 진단비까지 지급하는데, 심전도 및 홀터검사로 진단하는 이 질환은 부정맥 중 가장 흔하고 건강한 사람에게도 발생하기 때문에 보험금 지급이 다발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부정맥을 포함한 현대해상의 일부 담보는 초년도 손해율이 15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손해율이 100%를 넘으면 보험사 입장에서는 손해다. 일부 보험사들은 손해율이 치솟기 전 가입을 서두르라고 영업을 벌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검사에 따른 객관적인 결과에 따라 보험금을 지급하기 때문에 보험사들이 감당하지 못할 정도로 손해율이 올라가는 일은 드물 것"이라고 말했다.
 
보험사들이 부정맥 담보의 영업을 강화하고 나섰다. 사진은 성북구 고려대학교의료원 안암병원 응급실. 사진/뉴시스
권유승 기자 kys@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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