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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유승

'3연임' 이재원 푸본현대생명 대표, 내실경영 시험대

외형성장 치우친 재무 건전성 완화 시급

2021-08-29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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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권유승 기자] 사실상 3연임이 확정된 이재원 푸본현대생명 대표가 내실경영 시험대에 올랐다. 외형 성장에 치중하며 단기간에 끌어올렸던 재무 건전성의 부담을 완화해야 하는 과제를 떠안았다.
 
2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푸본현대생명은 내달 14일 임시주주총회에서 이 대표를 차기 대표로 선임할 예정이다. 이 대표는 지난 24일 열린 임원후보추천위원회에서 차기 대표이사 후보로 추천을 받았다.
 
이 대표가 3연임까지 성공한 것은 연이은 호실적을 기록했다는 점이 주효했다. 푸본현대생명의 지난해 순이익은 951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나타냈다. 상반기 순이익도 1218억원으로 역대급 실적을 갱신 중이다. 
 
이 같은 호실적은 해외투자 실적이 개선된 영향이 크다. 푸본현대생명의 1분기 투자영업수익은 1334억원으로 전년 동기 817억원보다 63% 증가했다. 외화증권 수익률은 3월 말 11.4%로 지난해 말 11.4%대비 7.78%p 상승했다.
 
그러나 공격적인 투자를 위한 재원으로 활용하기 위해 저축성보험 판매에 집중해 왔다는 점은 책임준비금 적립 부담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2023년 새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 시 저축성보험은 보험사들에게 부채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푸본현대생명의 지난 5월 방카슈랑스 초회보험료는 5743억원으로 전년 동월 760억원대비 655.66% 증가했다. 은행 창구에서 보험 상품을 판매하는 방카슈랑스는 저축성보험을 중점적으로 취급한다. 
 
저축성보험은 단기간에 보험료 수입과 자산 규모를 늘리기에 용이하다. 하지만 금리의 방향성을 예측하기 쉽지 않아 저금리 기조에서도 여전히 보험사들의 위험 상품으로 여겨지고 있다. 과거 고금리 확정형 저축성보험을 대거 판매한 보험사들의 경우 IFRS17 도입으로 자본건전성 부담이 대폭 늘어날 전망이다. 
 
퇴직연금 의존도가 높아 성장성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푸본현대생명의 지난 5월 퇴직연금 자산은 8조7822억원으로 업계 2위 자리를 유지 중이다. 전체 자산의 절반가량이 퇴직연금을 포함한 특별계정으로 이뤄져있다. 퇴직연금 리스크 반영 비율도 지난해 6월부터 100%로 상향됐다. 퇴직연금을 주력으로 취급하는 보험사는 지급여력(RBC)비율을 200%이상 상회해야 한다.
 
푸본현대생명은 자본확충에 속도를 내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4월 545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한 데 이어 오는 9월 950억원의 후순위채 발행을 추진 중이다. 지속적으로 발행한 채권에 대한 이자비용도 만만치 않을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실제 푸본현대생명이 최근 5년간 찍어낸 채권만 10여건을 훌쩍 넘는다. 특히 후순위채는 잔존만기가 5년 이내일 경우 매년 인정금액이 20%씩 줄어 추가적인 자본확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6일 기준금리가 15개월만에 0.5%에서 0.75%로 인상되면서 보험사들의 자금조달 비용도 늘어날 전망이다.
 
이재원 푸본현대생명 대표. 사진/푸본현대생명
 
권유승 기자 kys@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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