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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진

수주전 밀리는데 택지공급도 부족…중소건설사 위축

SH공사 2019년 이후 주거용도 필지 매각 실적 없어…LH 택지 공급도 감소세

2021-08-1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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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아파트 건설 현장.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김현진 기자] 최근 대형 건설사가 재개발·재건축뿐 아니라 리모델링 시장까지 진출하며 중소형건설사의 도시정비사업이 위축되는 가운데 공공기관에서 공급하는 택지도 감소하며 일감 확보에 빨간불이 켜졌다.
 
1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은 올해 총면적 8만338㎡의 택지를 매각할 계획으로 매각실적은 총 2620억3375만원에 달한다.
 
올해 매각이 계획된 택지 중 대부분은 고덕강일 일대 자족용지로 신도시 내에 업무시설을 공급해 일자리를 제공하는 토지다. 위례에 주거용도 택지를 매각할 계획이긴 하지만, 이는 단독주택을 건축할 수 있는 필지로 올해 아파트를 건축할 수 있는 주거용도 택지는 매각이 계획돼 있지 않다.
 
지난해에도 주거용도 택지는 매각되지 않았으며 2019년 고덕강일 1·5·10블록을 마지막으로 SH공사에서 주거용도 필지가 매각된 실적이 없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공동주택용지 공급도 감소세다. LH는 올해 총 60필지를 공급할 계획이며 총면적은 186만8000㎡다. 지난해 공동주택용지 공급 실적이 59필지, 271만7000㎡인 점을 고려하면 필지수는 비슷한 수준이지만, 2019년(83필지·337만㎡)과 비교하면 필지수와 면적 모두 감소했다.
 
건설사들은 공공기관이 공급하는 택지를 입찰받아 자체사업 등을 진행한다. 공급 물량이 줄어든 만큼 경쟁 자체도 치열해지며 사업을 진행함에 있어 어려움이 생긴 것이다.
 
특히 대형사보단 중소형 건설사의 부담이 더 크다. 올해 초 추첨제에서 평가제로 변경되긴 했지만, 공공택지 공급 기준이 되는 '임대주택 건설계획'이나 '이익공유 정도' 등에서 재정 여건 등에서 대형사에 유리하다는 평가다. 또 입지가 좋은 택지의 경우 최고가 입찰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도 재정적으로 여유가 있는 대형사에 유리하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나오는 택지 자체가 줄어들어 경쟁률이 치열해 입찰받기가 쉽지 않다"며 "입지가 좋은 택지의 경우 최고가 입찰 방식이기 때문에 금액을 많이 써내야 하는데 중소형 건설사가 대형사를 이기긴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도시정비사업은 상황이 더 어렵다. 재개발·재건축에선 대형 건설사의 브랜드 선호도가 높아 수주전에서 밀리는 가운데 최근 대형사가 리모델링 사업까지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실제로 8월 기준 대우건설과 포스코건설, 현대건설, 현대엔지니어링, DL이앤씨 등이 도시정비사업 수주액이 1조원을 넘겼으며 GS건설의 경우 수주액이 2조1128억원에 달한다.
 
이에 반해 중소형 건설사의 도시정비사업 수주 실적은 초라한 수준이다. 반도건설의 도시정비사업 수주 실적은 약 2129억원이며 호반건설은 지난 6월 경기도 부천 '삼익아파트2동 가로주택정비사업'이 첫 수주였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조합원들이 선호하는 브랜드가 아무래도 대형사 위주로 편성돼 있어 중소형 건설사의 경우 수주전에서 밀리게 된다"며 "택지 공급도 줄고 재개발·재건축 수주는 대형사가 많이 가져가는 가운데 소형단지 수주전에도 참여하고 지방으로도 진출하고 있어 중소형 건설사들이 예전에 하지 않던 청년주택 등과 같은 소규모 사업에 진출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현진 기자 khj@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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