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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유승

(영상)단기납 종신보험, 저축성 둔갑 우려

"7~8년 등 원금 회수 기간 짧아"…환급률 내세운 마케팅 주의 필요

2021-08-1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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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권유승 기자] 보험사들이 보험료 납입 기간이 7~8년으로 이뤄진 단기납 종신보험을 잇달아 출시하고 나섰다. 하지만 단기납 종신보험은 원금 회수 기간이 짧다는 점을 내세워 환급률을 강조한 저축성 상품으로 둔갑할 여지가 크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업계 1위 삼성생명(032830)이 단기납 종신보험 시장에 뛰어들었다. 지난 11일 출시한 행복종신보험은 가입 8년 이후 사망 시 재해·질병 상관없이 주계약 가입금액의 100%를 지급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한화생명(088350)은 지난 2일 단기입원 및 수술이력이 있어도 가입할 수 있는 종신보험을 선보였다. 유병자도 암·뇌·심장 등 3대 질병에 대한 수술 보장이 최대 8000만원까지 가능하다. 
 
앞서 KB생명, 신한라이프, 미래에셋생명(085620) 등 중소형 보험사들도 7~8년짜리 종신보험을 판매 중이다. 동양생명(082640)은 7년납 종신보험 상품을 이달 중순 개정할 예정이다.
 
보험사들이 줄줄이 단기납 종신보험을 내놓고 있는 것은 2030세대를 공략하기 위한 차원이 크다. 일반적으로 종신보험은 납입기간이 20~30년으로 길고 보험료도 비싸 젊은 고객층으로부터 외면을 받아왔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의 관심이 점점 멀어지면서 생명보험사 종신보험 판매 건수는 2년 새 1571만건이 줄어들기도 했다. 
 
종신보험은 특히 2023년 도입될 새국제회계기준(IFRS17) 대비에도 적합한 상품이기 때문에 보험사들의 관심이 높다. IFRS17 도입 시 보험 부채는 원가평가에서 시가평가로 변경되는데, 생보사들은 저축성보험이 많을 수록 부채부담이 증가해 보장성보험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하지만 단기납 종신보험이 저축성 상품으로 둔갑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7~8년 간 보험료를 완납하면 납입보험료 100% 이상을 해지환급금으로 보장하기 때문에 원금 회복 시기가 빠르다는 점을 내세워 마치 보장성 보험을 저축성 보험으로 판매할 여지가 크다는 지적이다. 
 
실제 종신보험은 환급률을 강조하거나 연금 등 저축성 기능을 강조해 저축성 보험인냥 판매하는 사례가 비일비재하다. 종신보험은 높은 사업비가 부과되기 때문에 납입기간 중 해지할 경우 원금손실 가능성이 있어 저축성 상품으로는 적합하지 않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애초에 보장이 아닌 저축이 목적이라면 저축성 상품에 가입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설명이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시중금리가 하락하면 종신보험의 예정이율이 더 높은 경우가 생겨서 저축성 보험인 것처럼 판매될 수 있다"면서 "만기까지 완납하는 경우에는 큰 문제가 생기지 않을 수 있지만 종신보험의 경우 위험보험료가 지속적으로 빠져나가기 때문에 중간에 해지하는 경우 납입한 금액보다 훨씬 적은 금액을 받게 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보험사들이 보험료 납입 기간이 7~8년으로 이뤄진 단기납 종신보험을 잇달아 출시하고 나섰다. 사진은 보험사 텔레마케팅 사무실. 사진/뉴시스
권유승 기자 kys@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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