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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수장 투톱 교체…정권 말기 '모피아' 우려

금융위원장 고승범·금감원장 정은보 내정

2021-08-05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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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임유진 기자] 금융당국 투톱이 모두 금융위원회 관료 출신으로 채워지면서, 금융당국이 '모피아' 일색이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5일 당국과 정치권에 따르면 금융위원장에는 고승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이, 금융감독원장에는 정은보 한미 방위비분담 협상대사가 내정됐다. 
 
금융위원장으로 발탁된 고 내정자는 지난 2003년 신용카드 사태, 2011년 저축은행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 사태 처리를 주도했다. 가계부채와 자본시장, 기업구조조정 관련 정책을 총괄한 이력도 있다. 금융위 금융서비스국장, 금융정책국장, 사무처장, 상임위원 등을 지낸 정통 경제 관료 출신이다. 
 
금감원장으로 발탁된 정 내정자는 금융위 사무처장, 기획재정부 차관보,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등을 역임해 온 금융·경제정책 전문가다. 금감원장은 금융위원장이 제청하고 대통령이 임명한다. 이번 인사는 금감원장이 공석이 된 지 약 석 달 만에 나왔다. 1999년 금감원 출범 이후 금감원장 공석 기간으로는 최장이다. 윤석헌 전 금감원장이 5월7일 퇴임한 이래 김근익 수석 부원장이 원장을 대행해 왔다. 특히 정 내정자는 현 정권 핵심부와 인연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금감원장 자리는 공석이었지만 금융위원장 자리까지 교체된 배경에도 관심이 쏠린다. 이와 관련해 전임 은성수 금융위원장의 가상자산 관련 발언과 가계부채 대책 미흡이 퇴임에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돈다. 은 위원장은 지난 4월 "가상자산에 투자한 이들까지 정부에서 다 보호할 수는 없다"  "(젊은이들이) 잘못된 길로 가면 어른들이 얘기해 줘야 한다" 등의 발언을 해 여권으로부터도 비판을 받았다.
 
현 정부 임기가 10개월여 남은 상황에서 급작스럽게 금융위원장을 전격 교체한 배경은 다분히 표를 의식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코인 투자자 중 2030세대가 많은 만큼 여권이 대선을 앞두고 경질성 인사를 했을 가능성이 높단 얘기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은 위원장이 먼저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에 내정된 두 사람 모두 행시 28회 동기로, 금융위와 금감원이 업무처리에 있어서 긴장관계보다는 협조 관계를 모색할 것이란 관측이 크다. 그러나 금융위가 관료들이 만드는 모피아, 금융 마피아라는 적폐가 부활할 수 있단 우려도 나온다. 
 
업계에선 금융당국 투톱이 교체된 것은 금융정책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라는 정부의 의중을 밝힌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정권 말기인 만큼 새로운 일을 추진하기보다는 코로나 사태 속 가계부채 문제를 다루는 데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고 내정자의 경우 비둘기파로 분류됐지만 최근 가계부채 위험성을 언급하면서 금리 인상에 찬성하는 매파로 기울어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무엇보다 금융 수장 모두 가계부채와 국제금융 분야에 전문성을 지녔단 점에서 정권 말기 느슨해진 금융 분야 위험요소를 관리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고 내정자에 대해 "거시경제와 금융 전반에 대한 풍부한 식견과 경제·금융 위기 대응 경험 등을 바탕으로 코로나 대응 금융 지원, 가계부채 관리, 금융산업·디지털금융 혁신, 금융소비자 보호 등 금융 현안에 차질없이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위는 정 내정자 발탁 배경에 대해 "코로나 이후 급변하는 국내외 금융환경에 대응해 금융감독원을 이끌어 나갈 적임자로 평가해 신임 원장으로 제청했다"고 밝혔다.
 
고 내정자는 입장문을 통해 "코로나 위기 극복과 경제 회복에 매진하면서 국정 과제와 금융 정책 과제들을 차질없이 이행해 나가는 것이 가장 중요한 소임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고 내정자는 "최종구, 은성수 금융위원장께서 추진해 온 정책 기조를 바탕으로 코로나 위기의 완전한 극복, 실물부문·민생 경제의 빠르고 강한 회복을 위한 금융지원을 적극 추진하겠다"며 "가계부채, 자산가격 변동 등 경제·금융 위험요인을 철저히 관리하면서, 대내외 불확실성에 대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정 내정자는 소감문을 통해 "제재 등과 관련, 사후적 감독과 함께 선제적 지도 등 '사전적 감독'을 조화롭게 운영하겠다"며 "최근 금융시장에 자리 잡아가고 있는 금융소비자 보호에 대한 노력도 지속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라임·옵티머스 등 사모펀드 사태와 관련한 금융회사 제재 등에 있어 금감원이 무리한 징계를 내렸다는 논란이 불거진 만큼 원칙에 따라 다시 살펴보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금융위. 사진/뉴시스
 
 
임유진 기자 limyang8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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