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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효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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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정부 마지막 대법관' 무게추 어디에?

'향판·여성'교수'…출신·학교·성향 제각각 달라

2021-08-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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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박효선 기자] 오는 9월 퇴임하는 이기택 대법관 후임 후보자로 손봉기 대구지법 부장판사와 오경미 광주고법 전주재판부 고법 판사, 하명호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추천됐다.
 
이 중 1명이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하는 마지막 대법관이 된다. 문 정부 마지막 3인의 대법관 후보자들은 암묵적 관행 기준을 상당 부분 타파한 모습이다. 서울대 출신의 50대 남성 정통법관 중심으로 뽑던 이른바 ‘서·오·남’ 공식을 깼고, 출신도 모두 다르다.
 
손 부장판사 출생지는 부산이지만 대구·울산 지역 '향판'으로 ‘TK지역 인사’로 분류되며 하 교수와 오 고법 판사 출생지는 각각 전북 진안과 익산이다.
 
정통성과 다양성, 기수 존중과 기수 파괴, 내부 승진과 외부 수혈 등 여러 선택지가 있지만 결국 무게추는 친문 성향으로 기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보수·진보 이념 성향에 가중치를 두기 보단 문 정부 마지막 대법관 인선이라는 점에서 청와대 의중이 반영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김 대법원장이 문 정부 마지막 대법관으로 어떤 인물을 제청할지 주목된다.
 
‘행정법 전문’ 하명호 교수, 우리법연구회 논문 발간"

(왼쪽부터) 손봉기 대구지법 부장판사, 오경미 광주고법 전주재판부 고법판사, 하명호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나다순). 사진/대법원
 
우선 3명의 후보 중 현 법관이 아닌 교수로서 명단을 올린 하명호 교수 이력이 눈에 띈다. 하 교수는 1968년 전북 진안 출생으로 홍대부고와 고려대 법과대학을 졸업했다. 손 판사와 같은 32회 사법시험 합격, 연수원 22기다. 대전지법과 인천지법, 수원지법 판사 등을 거쳐 헌법재판소 헌법연구관, 대법원 재판연구관을 지낸 법관 출신이다.
 
10여년간 판사 생활을 하다 2006년 대법원 재판연구관을 끝으로 법복을 벗고 학계로 나왔다. 2007년부터 고려대 법학대학 교수로 재직 중이다. 현재 국회 입법지원 위원과 대검찰청 징계위원, 국민권익위원회 자문위원 등도 맡고 있다.
 
하 교수의 주 전공은 행정법이다. 2016년 당사자 간 분쟁을 조정하는 행정심판 조정제도를 활성화하기 위한 대안을 제시한 바 있다.
 
과거에는 진보 성향 법관 모임인 우리법연구회에서 ‘우리나라 양형의 문제점과 그 합리화방안 : 독일과 비교 및 우리나라의 실무를 중심으로’(2005) 논문을 냈다. '우리법연구회'는 1988년 전두환 정부 당시 김용철 대법원장의 연임에 반대하며 연판장에 서명한 서울지법 소장 판사들이 만든 학술모임이다.
 
하 교수는 논문에서 한국의 양형규정 관련 문제점과 개선점을 제시하고, 형사재판 실제 및 양형심리의 한계 등을 지적했다. 양형기준제 도입 필요성도 게재했다.
 
문재인 정부 들어 우리법연구회 출신 법관들이 주요 보직에 포진돼 있으며 김 대법원장도 우리법연구회 출신이다.
 
‘막내 기수 여성 법관’ 오경미 판사… ‘N번방’ 등 신종 성범죄 연구
 
3인 후보 중 유일한 여성인 오경미 고법 판사는 1968년 전북 익산 출생으로 이리여고, 서울대 법과대학을 졸업했다. 35회 사법시험 합격 후 사법연수원 25기를 수료했다. 이번 인선 포함 현 대법관들 중 기수가 가장 낮은 연수원 22기 이흥구 대법관보다도 세 기수 낮고 가장 젊다.
 
1996년 서울지법에서 판사 생활을 시작하며 서울지법 남부지원, 창원지법, 부산지법, 부산고법 판사 등을 거쳐 사법연수원 교수, 부산지법 부장판사, 서울고법 판사 등을 역임했다.
 
오 판사는 성범죄 분야에 정통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5월 '현대사회와 성범죄 연구회'를 창립해 초대 회장을 맡고 있다. 지난해에는 법원 젠더법연구회 내 소모임인 인터뷰단 및 재판다시 돌아보기 팀에서 활동하며 ‘N번방’과 같은 신종 성범죄 분야를 연구했다.
 
성인지적 시각과 태도를 갖췄다는 법원 안팎의 평가를 받는 오 판사가 대법관에 포함된다면 성범죄 관련 새로운 판례가 나올 가능성이 한층 높아진다.
 
주요 판결로는 '양성애자 우간다 여성의 난민 지위 인정' 판결, '파산사기' 신원그룹 오너 부자 실형 선고 등이 있다. 오 판사는 2018년 우간다 한 여성이 본국에서 양성애자로서의 체포 등 위협을 피해 한국에 입국한 뒤 난민 요건에 해당한다고 주장한 사건에서 난민 지위를 인정하는 판결을 내렸다. 이 판결은 양성애를 이유로 난민지위를 인정한 첫 사례가 됐다.
 
2019년에는 국가가 현대중공업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국가 측 손을 들어줬다. 방위사업청이 발주한 잠수함의 독일제 부품 결함 발생 관련 건조를 수행한 현대중공업에 60억원대 배상책임이 있다고 판시했다.
 
2016년에는 파산·회생 제도를 악용해 300억원이 넘는 재산을 숨기고 채무를 탕감 받은 신원그룹 회장에게 징역 6년을 선고했다. 당시 신원그룹 회장이 자신의 아들만은 구속하지 말아달라며 호소했지만 오 판사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오너 일가의 치밀한 범행 수법을 질책하며 중형을 내린 판결이었다.
 
사건을 바라보는 시선이 다양하게 존재해야 한다는 요구가 높아진 상황에 오 판사가 대법관으로 제청돼 임명된다면 여성 대법관은 4명이 된다.
 
‘TK 향판’ 손봉기 판사… 사법 관료화 깬 일선 판사 추천 첫 법원장
 
손봉기 판사는 주로 대구·울산 지역에서 활동한 '향판'으로 2019년 사법부 사상 최초로 대법원장이 아닌 일선 판사들이 추천해 법원장에 오른 인물이다. 당시 손 판사 임명은 ‘양승태 대법원’의 사법농단 사태를 초래한 ‘법원의 관료화’를 해소하기 위한 시도가 반영된 파격적 인사였다.
 
손 판사는 지난 3월에도 박상옥 전 대법관 후임 후보자로 지목됐다. 일선 판사들의 추천을 받아 법원장에 오를 만큼 주변 평판이 좋고 김 대법원장의 신임을 받는 것으로 전해진다.
 
1965년 부산 출생 손 판사는 달성고와 고려대 법과대학을 졸업하고 32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사법연수원 22기를 수료했다. 하 교수와 같은 학교 출신, 같은 해 사시 합격자이자 연수원 동기다.
 
그는 1996년 대구지법 판사로 법관을 시작해 대구고법 판사, 사법연수원 교수, 대구지법 부장판사, 울산지법 수석부장판사, 대구지방법원장 등을 지냈다.
 
주요 판결로는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된 ‘상주 농약 사이다’ 사건 무기징역 선고, ‘15만명 고객정보 무단사용’ SK텔레콤 벌금형 등이 있다.
 
손 판사는 2015년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된 '농약 사이다' 사건 1심 재판을 맡아 피고인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배심원들의 판단을 재판에 반영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재판이었다.
 
같은 해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기 위해 고객 정보를 사전 동의 없이 무단사용한 혐의로 기소된 SK텔레콤 전·현직 임직원들에게는 유죄 판결을 내렸다. 기업이 개인정보를 이용하는 행위에 대한 경각심을 환기시킨 재판으로 평가된다.
 
2014년 2월에는 회사 경영상태에 따라 지급 여부와 지급 시기, 비율 등이 달라지는 특별상여금도 매년 정기적으로 지급됐다면 ‘성과급’이 아닌 ‘임금’으로 봐야한다고 판시했다.
 
같은 해 10월에는 대구염색공단이 전·현직 근로자들에게 미지급한 임금과 퇴직금 등 21억70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매년 7차례 상여금을 지급하기로 단체협약을 맺은 것은 근로의 대가로 정기적, 일률적, 고정적으로 주는 통상임금에 해당한다는 판단에서다.
 
법조계 "대법원장, 청와대 코드 맞춘 정무적 판단 예상"
 
법조계와 정치권은 이번 대법관 제청 임명에 '청와대 코드'가 얼마나 반영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문 정부 마지막 대법관인 만큼 최종심을 맡는 상고법원 판사를 임명하는데 청와대 의중이 상당 부분 반영될 가능성이 크다는 시각에서다. 따라서  김 대법원장의 임명제청에는 정무적 판단이 깃들 것으로 관측된다.
 
법관 출신 한 변호사는 “김 대법원장이 대법관을 제청하는데 아무래도 (문재인 대통령)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는 만큼 (청와대 코드가)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며 “청와대와의 조율을 거쳐 대법관 제청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대법관 후보들의 성향은 하급심 판결(판결 이력 등)만으로는 정확히 알기 어렵다”며 “누가 제청될지 알 수 없으나 누가 되든 성향은 대법관으로 임명되고 나서 전원합의체 때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1월 국내 각계대표 및 특별초청 인사들과의 신년 합동 인사회에 참석한 김명수 대법원장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효선 기자 twinseve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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