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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IB&피플)심재송 KB증권 ECM본부장

커버리지·애널리스트 거친 IB맨…'IPO시장 다크호스' 부상

2021-08-02 09:00

조회수 : 4,5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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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2021년 07월 28일 6:0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백아란 기자] KB증권이 주식자본시장(ECM) 다크호스로 떠오르면서 IPO시장에 지각변동이 감지되고 있다. 지난해 SK바이오팜(326030), 카카오게임즈(293490) 등에 이어 올해 IPO 최대어로 꼽히는 LG에너지솔루션과 카카오뱅크, 원스토어, 현대중공업 등 빅딜(Big deal)의 대표·공동주관을 맡는 등 굵직한 성과를 내며 시장을 주도하고 있어서다.
 
심재송 KB증권 ECM본부장. 사진/KB증권
 
KB증권은 올 들어 증권업계 처음으로 IPO담당 부서를 4개부서 체제로 확대하는 등 조직개편을 감행하는 한편 전산투자를 통해 시장 변화에 적극 대응하는 모습이다. 올해 1분기 기업금융 부문 영업이익 또한 전년동기(521억원) 대비 18억원(3.5%) 증가한 548억원을 기록했다.
 
공모가 거품 논란과 따상 불발, 증시 변동성 등 흥행우려 요인이 제기되는 상황 속에서도 IPO탑하우스의 위상을 공고히 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KB증권이 대표주관을 맡은 LG에너지솔루션과 카카오뱅크의 경우 기업가치 추정치만 각각 최대 100조, 30조원으로 상장이 무사히 끝날 경우 KB증권은 기존 IPO강자인 미래에셋증권(006800)·NH투자증권(005940)·한국투자증권을 제치고 리그테이블 1위에 올라설 전망이다.
 
KB증권 ECM본부의 각오도 남다르다. 현재 ECM본부를 진두지휘하고 있는 심재송 KB증권 ECM본부장(전무)은 "돌다리를 두드리는 심정으로 차근차근 밟아가고 있다"면서도 "ECM부문 1위를 넘어 '탑티어(top-tier)'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작년 말 인사에서 유일하게 전무로 승진하며 ECM본부에 전력투구하고 있는 심 본부장은 1994년 증권가에 발을 디딘 이후 27여년간 애널리스트와 기업금융부장, 구조화금융본부장 등을 거친 잔뼈 굵은 IB맨으로, 올해를 퀀텀점프의 원년으로 삼아 시장을 확장하고 기업과 상생하는 파트너로 자리매김하는데 집중할 방침이다.
 
 
 
다음은 심재송 KB증권 ECM본부장과의 일문일답이다.
 
-카카오뱅크, LG에너지솔루션 등 대어를 잇달아 수임했다. 빅딜을 따낼 수 있었던 비결은?
△기업공개(IPO) 딜 수임 등 성적은 바로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시장의 신뢰가 꾸준히 쌓이면서 드러난다. KB증권의 경우 2017년 현대증권과 합병한 지 어느덧 5년 차가 됐고, 양사가 가지고 있던 장점을 결합해 이랜드리테일, 호반건설, SK매직 등의 딜을 하나둘씩 주관하고 트랙레코드를 쌓으면서 큰 딜을 잘 수행하는 증권사라고 인식이 바뀐 것 같다.
 
IPO 시장의 니즈 증가에 맞춰 담당 부서를 4개로 확대·개편, 1부는 소부장·2부는 화학·제약·바이오, 3·4부는 IT서비스 등으로 섹터별 전문화도 꾀했다. 또한 리서치조직부터 기관 세일즈 파트까지 조직 간 유기적으로 협업을 하고 있다. 예컨대 하나의 딜이 주어지면 제안 단계에서부터 산업분석과 같은 리서치 영역뿐만 아니라 커버리지나 세일즈 조직까지 모여 함께 분석하고 솔루션을 내는 등 상호·협력하는 작업들이 시장에 좋은 모습으로 비친 것 같다.
 
연초 'IPO 프로세스 개선 태스크포스팀(TFT)'을 발족해 공모주 청약 등 IPO 관련 전 과정을 대대적으로 점검하고 관리하고 있으며 상장 첫날 동시 호가 주문이나 전산 부분 등에도 문제가 없도록 전산 설비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하반기 IPO시장에 대한 전망은?
△SKIET 이후 공모주의 '따상(공모가 두 배로 시초가를 형성한 이후 상한가 기록)'이 없었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해 보면 '따상'이라는 기대치는 공모가 밸류에이션(기업가치)을 잘못 산정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공모가는 기업의 적정 가치를 산정하는 기준이 되는데 첫날부터 무조건 130% 수익률을 기대하고, 따상이 되지 않으면 일종의 실패를 했다고 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일반 투자자의 경우 공모주에 대한 기대수익률은 20~50% 정도로 가져가되, 해당 종목의 모멘텀이나 성장 가능성을 보고 접근하는 게 더 중요하다.
 
단 IPO시장 자체는 하반기에도 계속 좋을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테이퍼링(양적 완화 규모를 점진적으로 축소하는 것) 이슈 등 우려감이 있긴 하지만, 여전히 시장의 유동성이 풍부하고 하반기까지 예정된 대형 공모주들도 많기 때문에 (카카오뱅크 등 공모주들이) 수요예측 상단에서 결정되고, 일반청약까지 잘 마무리가 된다면 시장의 선순환이 이뤄지는 등 시장이 호황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쿠팡 등 일부 기업의 미국 상장 사례를 볼 때 기업가치 산정에 대한 고민이 많을 것 같다.
△당연히 고민이 많을 수밖에 없다. 시장 상황에 맞는 밸류에이션과 주가 재평가 작업 등을 다각적으로 하고 있지만, 같은 종목이라도 국가별로 다른 평가를 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테크핀(TechFin·정보기술에 금융을 접목)에 대한 가치를 바라보는 시각이 다를 수 있고, 명확한 비교기업(피어그룹·peer group)이 없다면 이를 선정하는 것부터 단순 비교하는 작업이 어려울 수 있다. 특히 국내에 비슷한 기업의 상장 사례가 없을 경우 적정선을 찾는데 고민을 많이 한다.
 
-증권사별로 프리IPO와 스팩 상장 등도 많이 이뤄지고 있다.
△초대형 IB로서 성장 잠재력이 높은 중소기업 등을 발굴하고 투자하는 것은 자본시장 발전을 위해서라도 필수라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 관련 기업을 열심히 찾고 있으며 국민은행 등 KB금융(105560)지주 계열사 간 시너지를 강화하려고 하고 있다.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 역시 ECM 부문을 확대해가는 과정에서 중요한 부문이다. KB증권은 현재까지 업계에서 스팩 상장을 가장 많이 했고, 의미 있는 상장 트랙도 다수 보유하고 있다. 최근에는 시장이 활성화되는 측면도 있기 때문에 KB증권도 앞으로 스팩 상장과 합병을 지속해서 추진해나갈 계획이다.
 
-ECM업무를 진행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와 올해 목표는?
△ECM본부는 그동안 자본시장에 진입하지 않았던 기업의 상장이나 유상증자 등의 과정을 지원함으로써 기업을 알리고 자금을 조달, 활용해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성장 사다리이자 최적의 솔루션을 제공하는 파트너라는 마음으로 접근하는 것이 중요하다. 동체(同體)가 돼 상생하고 같이 커가는 그림을 그리고 싶다.
 
가장 중요한 것은 수임한 딜의 성공적으로 완수하는 것이다. 현재는 돌다리를 두드리는 심정으로 차근차근 (IPO과정을) 밟아가고 있다. 올해는 시장 내 지위나 평판이 많이 달라졌기 때문에 (상장이 잘 마무리된다면) 리그테이블 1위를 달성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궁극적으로는 'IPO 탑 티어(top-tier)'자리를 공고히 이어나가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이를 위해 우수 인력도 보강해 '탑 하우스'의 위상을 갖추는 원년을 만들어나갈 계획이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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