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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도쿄)코로나 감염 선수들…'눈물의 기권' 속출

올림픽 선수·관계자 감염 속출…아사히 “선수촌, 집단감염 불안투성이”

2021-07-27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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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조승진 기자] 도쿄올림픽에 참가한 선수 중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기권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규정상 코로나 감염자는 ‘자동 기권’ 처리된다. 감염된 선수들은 그간 쌓아온 실력을 펼쳐보지도 못한채 대회에 나설 수 없게 됐다.
 
코로나 탓에 대회를 기권한 첫 선수는 태권도 여자 57kg급에 출전할 예정이던 칠레 대표팀 페르난다 아기레(23)다. 그는 지난 19일 올림픽 참가를 위해 도쿄에 입국했다가 공항에서 양성 판정을 받았다. 아기레는 두 차례 백신 접종을 했으며 일본에 들어오기 전 3차례 피시알(PCR) 검사 시 모두 음성이었고, 증상도 없었지만 비행 이후 확진 판정을 받았다. 그는 “절망감으로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올림픽은 나의 꿈이었다. 몇 년을 준비했는데 한순간에 사라져 버렸다.”며 괴로움을 토했다.
 
지난달 초 골프 랭킹 세계 1위의 선수 욘 람(스페인)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올림픽 출전이 좌절됐다. 골프 랭킹 6위의 미국 선수 브라이슨 디섐보도 코로나 양성 반응에 도쿄행을 포기했다. 사격 여자 스키트 세계 랭킹 1위인 앰버 힐(영국)도 도쿄행 직전 받은 코로나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았다. 그는 자신의 SNS에 “마음이 찢어진다.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며 토로했다. 올림픽이 시작도 하기 전에 출전을 접어야 했던 선수는 총 4명이다.
 
선수촌에서 확진 판정을 받은 경우도 있다. 26일 네덜란드 조정 대표팀의 핀 플로린은 예선 경기에 출전한 뒤 검사에서 감염이 확인됐다. 플로린은 확진 후 "모든 게 끝났다. 더 이상 아무 말도 할 수 없다"며 큰 좌절감을 표했다. 이외에도 독일 남자 사이클 선수, 미국과 체코의 비치발리볼 선수 등이 확진 판정에 경기 출전을 포기하며 자동 기권 됐다.
 
올림픽 관계자들의 확진도 잇따르고 있다. 26일 도쿄올림픽조직위원회는 선수 3명을 비롯해 올림픽 관계자 등 총 16명이 추가 확진됐다고 발표했다. 이달 1일 집계가 시작된 이래 선수와 대회 관계자 가운데 확진자는 총 153명이 됐다. 연일 두 자릿수 확진이 이어지고 있다.
 
23일 아사히신문은 선수촌 상황에 대해 "언제 집단감염이 발생해도 이상하지 않은 불안투성이"라고 전했다. 특히 아침 식사 시간에는 선수촌 내 식당의 좌석이 70~80% 정도 차는데, 알코올 손 소독은 물론이고, 감염 예방을 위해 제공하는 일회용 장갑을 거부하는 사례도 많다고 전했다.
 
한국 선수들은 선수촌 내 외국 선수들과 접촉을 자제하는 등 각별히 주의하고 있다. 대한체육회 관계자는 "감염 방지 차원에서 선수촌 식당을 이용할 경우 가급적 혼잡 시간대를 피하도록 하고 있으며, 선수 중에는 급식센터에서 제공하는 도시락을 방에서 먹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선수들과 대회 관계자들이 굉장히 조심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한편 현재 일본 전역을 비롯해 도쿄올림픽이 열리는 도쿄 등에서는 최근 코로나19 확산세가 거세지고 있다. 지난 26일 도쿄의 코로나19 신규 감염자 수는 1429명을 기록했다. 이는 일주일 전(702명)에 비해 두 배 가까이 급증한 것이다. 이날 기준 일주일 동안 평균 신규 감염자 수는 1553.9명으로 전주 대비 141.2% 규모로 늘어났다.
 
23일 도쿄올림픽 유도 경기가 열리는 일본 도쿄 부도칸 경기장에서 한 직원이 올림픽 로고 아래를 걸어가고 있다. 사진/뉴시스
 
조승진 기자 chogiz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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