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기자
닫기
박효선

twinseven@naver.com@etomato.co

싱싱한 정보와 살아있는 뉴스를 제공하겠습니다!
재개발현장 쓰레기더미서 물건 습득… 헌재 "'절도죄' 아냐"

헌재, 기소유예 처분 취소… "검찰, 부실 수사 및 자의적 법 적용"

2021-07-23 13:03

조회수 : 1,791

크게 작게
URL 프린트 페이스북
[뉴스토마토 박효선 기자] 재개발지역에서 버려진 물건을 주웠다 절도죄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70대 남성이 헌법재판소(헌재)에서 기소유예 처분 취소를 받았다.
 
23일 대한법률구조공단에 따르면 최근 헌재는 절도죄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A씨가 제기한 헌법소원심판 청구에서 검사의 기소유예 처분을 취소했다.
 
A씨는 지난해 7월 서울 서대문구의 한 재개발지역에서 합판 몇 장과 나무묶음, 방충망 등 물건들을 주워 차량에 싣고 갔고, 재개발조합 직원의 신고로 경찰에 붙잡혔다.
 
A씨는 경찰조사에서 "동네 할머니들이 경작하는 밭에 울타리를 쳐주고, 농작물 지주대로 사용할 생각이었다"며 "이사 가는 주민들이 버리고 간 것으로 주인이 없는 물건이었고, 도로변의 잡초와 쓰레기 더미에 방치된 물건들을 주웠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검찰은 A씨가 재개발지역 내 빈집에 들어가 물건을 훔친 것으로 봤다. 재개발지역 내 빈집들 앞에는 '절대 출입금지'라는 팻말이 걸려 있었고 철사줄이 설치돼 출입을 막고 있었다.
 
A씨는 검찰조사를 거쳐 기소유예 처분을 받게 되자 헌재에 처분취소 청구 후 대한법률구조공단에 도움을 요청했다.
 
헌재는 A씨에 대한 기소유예 처분을 취소하면서 결정문을 통해 검찰의 부실수사와 자의적 법 적용을 지적했다. A씨 입장에선 현장에 방치된 물건들이 버린 물건이라고 볼 수 있는 여지가 크고, 방충망 등이 버려져 있던 장소에 대해서도 빈집이 아닌 도로변 쓰레기더미였다는 게 A씨의 주장이었으나 이와 관련 검찰의 보강수사는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헌재는 결정문에서 "A씨가 가져간 물건들이 있던 장소와 당시 상태 등을 좀 더 조사해 절도의 의사와 인식이 있었는지를 확정했어야 했다"며 "보강수사 없이 청구인의 혐의를 인정하는 기소유예처분을 한 데에는 수사미진과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고 질책했다.
 
이 사건을 소송대리한 이보영 대한법률구조공단 변호사는 "수사기관의 소홀한 수사와 자의적 처분으로 누명을 쓰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소유예처분은 범죄혐의가 인정되지만 공소를 제기하지 않고 사건을 마무리 하는 것으로, 다투기가 쉽지 않아 피의자 입장에서 억울해도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며 "헌법소원에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미지/픽사베이
 
박효선 기자 twinseven@etomato.com
 
  • 박효선

싱싱한 정보와 살아있는 뉴스를 제공하겠습니다!

  • 뉴스카페
  •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