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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증시 덮친 델타 변이…경기 민감주 '휘청'

코스피, 3거래일 연속 하락

2021-07-20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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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우연수 기자] 델타 변이 바이러스에 세계 증시가 휘청인 가운데 코스피도 3230선까지 밀렸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경기 회복세가 예상보다 늦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증시에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비트코인 3만달러 선이 깨지고 미국 국채 금리가 1.2%를 밑도는 등 안전자산으로의 머니무브 조짐도 보이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델타 변이의 증시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일 대비 11.34포인트(0.35%) 내린 3232.70에 거래를 마쳤다. 지수는 장중 3210선까지 밀렸으나 장 마감을 앞두고 낙폭을 줄였다. 투자자별로 외국인은 1729억원어치를 순매도했으며, 기관과 개인은 각각 1518억원, 376억원을 사들였다.
 
업종 전반적으로 약세를 보인 가운데, 특히 경기민감주들이 타격을 받았다. 운수창고(-2.04%), 종이·목재(-1.76%), 증권(-1.15%), 철강·금속(-1.06%), 은행(-1.01%) 등이 1% 이상 하락했다. 섬유·의복이 2% 이상 급등했으며 진단키트주, 헬스케어주 강세로 의약품도 1% 상승 마감했다.
 
국내뿐 아니라 세계 증시가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다. 전날 뉴욕 증시 3대 지수가 일제히 하락했으며, 나스닥 지수가 5거래일 연속 하락해 지난해 10월 이후 최장 기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아시아에서도 일본 니케이225가 장중 2만7333까지 내리며 지난 1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으며 홍콩H, 상해종합, 항셍지수 등이 일제히 약세를 나타냈다.
 
코로나 재확산에 경기 회복 속도가 둔화될 수 있다는 우려에 투심이 약해진 것으로 분석된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자료에 따르면 18일(현지시간) 기준 지난 7일간 하루 평균 신규 확진자 수는 2만6000명으로 한달 전의 하루 평균 확진자 수인 1만1000명보다 두배 이상 늘었다.
 
안전자산으로의 머니무브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국채로 돈이 몰리면서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1.2%를 밑도는 반면, 비트코인 시세는 한달 만에 3만달러가 깨졌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델타 변이 바이러스로 인한 코로나 재확산 우려가 안전자산에 대한 심리를 강화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 1~3차 대유행 때와 달리 각국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크지 않을 거란 공포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최근 유가와 미국 주택 가격이 급등하는 등 인플레이션 조짐이 보여 더 완화적인 스탠스를 취하기 어려울 거란 관측이다.
 
박광남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과거 코로나 대유행 땐 정부가 마음껏 돈을 풀어도 되는 상황이었지만 지금은 인플레이션이 발생 우려에 과거만큼의 정책적 지원을 기대하기 어려워졌다"며 "이에 일각에선 극단적으로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까지도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델타 변이 공포가 중장기적으로 증시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과거와 달리 백신 접종률이 높고 경기 회복세가 뚜렷해 셧다운(봉쇄 정책)이나 '더블딥(경기 회복기를 보이다 다시 침체에 빠지는 이중 침체 현상)'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다. 또한 통화정책이 더 완화적으로 가긴 어렵지만 긴축 속도가 늦춰지는 것만으로도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전망이다.
 
박광남 연구원은 "안전자산으로의 머니무브가 일부 있긴 하지만 이미 채권이 가격이 많이 올라 증시 자금이 온전히 채권으로 옮겨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경기 회복 '속도'에 대한 우려가 있는 정도기 때문에 여전히 주식이라는 자산이 유리한 상황이라고 판단한다"고 했다.
 
이어 "고점 대비 밀리긴 했지만 미국과 한국 지수 모두 절대적 수준으로는 크게 밀리지 않고 있으며, 이날 국내 증시에서 낙폭이 컸던 경기 민감주들도 최근 가격이 많이 오른 것에 대한 차익 실현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박상현 연구원은 "증시 하락은 델타 변이 영향도 있지만 최근 사상 최고 가격에 대한 부담감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셧다운까지 가면 영향이 있겠지만, 영국도 이동제한을 완전히 풀었듯 다시 글로벌 셧다운으로 가 증시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낮다"고 했다.
 
코스피가 전 거래일(3244.04)보다 20.80포인트(0.64%) 내린 3223.24에 출발한 20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우연수 기자 coincidenc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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