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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수 발목 잡은 '킹크랩' 족쇄, 대법 판단은

오늘 대법원 최종 판결...기소 3년만

2021-07-2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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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드루킹 댓글 여론조작 사건'으로 기소된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기소 3년만에 대법원 판단을 받는다.
 
대법원 2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21일 오전 10시15분 '포털사이트 댓글을 통한 불법 여론조작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 지사의 상고심에 대한 선고를 내린다.
 
김 지사는 김동원(필명 '드루킹')씨 등과 공모해 지난 2016년 11월부터 당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통령 후보 당선을 위해 자동화 프로그램(매크로) '킹크랩'으로 여론 조작에 나선 혐의(컴퓨터 등 장애 업무방해)를 받는다.
 
6·13 지방선거를 앞둔 2017년 12월에는 댓글 조작 대가로 드루킹 측근 도모 변호사의 일본 센다이 총영사직 제공 의사를 밝힌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도 있다.
 
'여권 불리한 댓글' 계기로 수사 시작
 
사건이 알려진 계기는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둔 2018년 1월, 남북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관련 기사 댓글에 관한 청와대 국민청원이었다. 정부·여당 비판 댓글이 비정상적으로 많이 추천돼, 네이버를 수사해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네이버와 여당은 같은 달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이후 경찰은 드루킹 김씨가 세운 도서출판 느릅나무(산채)를 압수수색하고, 3월 김씨와 '둘리' 우모씨, '솔본아르타' 양모씨를 업무방해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그해 4월, 경찰은 드루킹이 당시 국회의원이던 김 지사에게 댓글 활동을 텔레그램으로 보고한 사실을 확인했다. 느릅나무 출판사 재압수수색과 드루킹 강제조사, 다음과 네이트 압수수색 등이 이어졌다. 5월 김 지사는 경찰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조사 받았다.
 
댓글 조작 사건은 특검 출범으로 이어졌다. 2018년 6월7일, 문재인 대통령은 허익범 변호사를 특검으로 임명했다. 김 지사는 같은달 13일 지방선거에서 경남도지사에 당선됐다.
 
특검은 7월 김 지사 전 보좌관의 자택과 차량을, 8월에는 김 지사 집무실과 관사, 국회 사무처를 압수수색했다. 김 지사가 피의자 신분이 된 건 이때부터다. 특검은 두 차례 소환조사와 드루킹과의 대질신문 끝에 김 지사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법원은 드루킹과 공모에 대해 다툼의 여지가 있다며 기각했다.
 
이후 특검은 8월 드루킹 일당을 소환해 메크로 프로그램 '킹크랩' 시연회를 재연하고 김 지사 등 12명을 재판에 넘겼다.
 
특검은 김 지사가 2016년 6월 드루킹을 알게 된 후 같은해 11월 9일 경공모 사무실에서 킹크랩을 참관한 뒤, 드루킹에게 프로그램 개발과 운용을 허락했다고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재벌을 '적대적 인수합병'으로 경제민주화를 실현하겠다던 드루킹은 노무현 정부 비서관 출신 지역구위원장 A씨를 통해 2016년 6월30일 국회의원회관에서 김 지사를 처음 만난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드루킹은 김 지사에게 경공모의 목적과 활동 등을 소개하면서, 재벌 지배구조 변경을 위해 댓글 추천과 대선 승리를 위한 선플 운동 등이 필요하다는 당위성을 강변하면서 접근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검은 김 지사가 드루킹 일당과 공모해 기사 약 7만6000개를 대상으로, 댓글 118만개와 공감 8840만여회를 조작한 것으로 봤다. 특히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과 대선 국면에서 활동량이 두드러지게 증가했다고 특검은 지적했다. 김 지사가 6·13 지방선거와 관련해 드루킹에게 측근인 경공모 회원 '아보카' 도모 변호사의 센다이 총영사직 제공 의사 표시를 한 혐의도 적용했다.
 
'드루킹 댓글조작'에 공모한 혐의를 받는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지난해 11월 6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선고 공판을 마치고 나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김경수 지사는 항소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았으나 보석이 취소되지 않아 구속은 되지 않았다. 사진/뉴시스
 
1심, 댓글조작 공모 인정
 
재판에 넘겨진 김 지사는 킹크랩 시연회를 본 적도 없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지난 2019년 1심은 김 지사의 댓글조작 공모 혐의를 인정하고 징역 2년을 선고했다.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는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었다. 김 지사는 이때 법정구속됐다.
 
당시 재판부는 김 지사가 2016년 11월 9일 경공모 산채를 찾아 킹크랩 시연을 봤고, 정기적인 정보보고와 댓글 작업 기사 목록도 전송받아 확인했다고 판단했다.
 
킹크랩 운용에 거액의 통신비와 인건비가 들었고, 경공모 자금 사정 등을 볼 때 김 지사 허락이나 동의 없이 자발적으로 범행한다고 볼 수 없다고도 했다.
 
김 지사는 보석 허가로 풀려난 뒤 항소심을 이어갔다. 드루킹이 이해관계에 따라 여권에 불리한 댓글조작 '역작업'도 하는 등 정치적 유대관계가 아니었다는 주장을 폈다.
 
지난해 11월 2심은 김 지사에 대해 원심과 같이 징역 2년을 선고했다. 다만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는 무죄 판단했다. 무죄가 된 혐의는 김 지사가 2018년 6·13 선거 때 댓글 조작 도움을 받기 위해 2017년 드루킹 측근에게 센다이 총영사직을 제안했다는 내용이다. 재판부는 이 시기 댓글 조작으로 당선을 도울 민주당 후보가 특정되지 않았고, 이 제안이 지방선거가 아닌 대선 때의 보상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 사이 드루킹은 대법원에서 컴퓨터 등 장애 업무방해 혐의에 대해 징역 3년, 정치자금법 위반은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확정받았다.
 
이제 대법원은 김 지사와 드루킹의 공모 여부를 다시 판단한다. 원심의 심리 부족 등을 이유로 사건을 파기환송할 가능성도 있다.
 
김 지사 측은 시연회 시간인 오후 8시쯤이 특검이 주장한 경공모의 선플 운동 브리핑 시간과 겹쳐, 시연회를 볼 시간이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김 지사의 산채 방문 이후 킹크랩 개발이 본격화된 것이 아니라, 드루킹 일당이 이미 프로그램 개발 시점에서 계정 3개를 만들기로 계획했다고 주장해왔다. 이에 대해 특검은 센다이 총영사직 추천이 공직선거법 위반이 아니라는 2심 판결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해왔다.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부처님 오신 날인 지난 5월 19일 합천 해인사 봉축 법요식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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