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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민

yongmin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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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느니 물려주겠다"…아파트 증여 1년 새 34% 늘었다

서울보다 경기·지방 도시 중심 확대…가격 상승에 따른 세금 압박 영향

2021-07-15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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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역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최용민 기자] 정부의 각종 규제에도 시장에 매물을 내놓지 않고, 자식 등에게 증여하는 건수가 전년보다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국 아파트 거래건수는 전년보다 줄었지만, 증여건수는 오히려 증가해 눈길을 끌고 있다. 전문가들은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 등 규제가 지속되고, 아파트 가격 상승 기대감이 이어질 경우 이런 현상은 더욱 강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15일 한국부동산원 자료에 따르면 올해 5월까지 전국 아파트 증여건수는 3만9242건을 기록해 전년 동기(2만9321건)보다 무려 33.8% 상승했다. 이 때문에 전체 거래건수 중 증여건수가 차지하는 비중도 4.9%에서 7.2%까지 올랐다. 더욱 눈에 띄는 점은 올해 전체 거래건수(54만6867건)가 전년(59만8931건)보다 8.7% 하락했음에도 증여건수는 오히려 급증했다는 점이다.
 
증여건수가 상승하는 이유는 2가지 원인이 겹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먼저 다주택자에 대한 중과세 중과 및 종합부동산세가 꾸준히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세금 폭탄을 피하기 위해서는 어떤 방식으로든 처분을 해야 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아파트 가격 상승 기대감은 여전하다는 점에서 팔지 않고 차라리 자식에게 증여하는 것이 낫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증여건수가 증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올해 아파트 증여는 서울을 제외한 경기 및 지방 대도시를 중심으로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은 같은 기간 오히려 아파트 증여건수가 6918건에서 6767건으로 하락했다. 반면, 경기도는 8099건에서 1만3138건으로 아파트 증여건수가 크게 상승했고, 부산광역시 1819건에서 3182건으로, 대구광역시 1933건에서 2891건으로, 울산광역시 370건에서 775건으로 각각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이미 서울을 중심으로 증여가 대거 이뤄진 이후 경기도 및 지방 대도시로 증여 분위기가 확산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서울은 증여할 사람들은 이미 증여를 끝냈기 때문에 올해부터는 증여건수가 조금씩 줄고 있는 것이다. 실제 한국부동산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9년 1월부터 5월까지 서울지역 증여건수는 4639건에 불과했다. 1년만에 6918건으로 49.1% 급등한 것이다.
 
이 때문에 올해는 지방 대도시 등을 중심으로 아파트 증여건수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파트 가격이 상승하면서 양도세 중과 비중이 높아지고, 여기에 종부세도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세금 규제를 피하기 위한 증여가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전반적인 증여건수 증가 분위기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 및 종부세 상승 속에서 주택 가격 상승에 대한 전망이 우세해 증여가 늘어난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이미 실행된 증여건수가 적지 않아 추후 증여건수가 일부 감소하더라도, 이러한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판단된다”라고 말했다.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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