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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병남

대출이자, 원금 5천만원 기준 연초대비 45만원↑

5개은행 금리 평균 0.26%p 상승…정부 가계대출 관리방안 보조맞추기…하반기 대출 더 죌듯

2021-07-14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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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신병남 기자] 정부가 7월부터 강도 높은 가계대출 관리 정책을 시행하면서 은행들이 금리 인상 방식으로 대출 조이기를 확대하는 양상이다. 최근 주춤하던 가계대출 규모가 다시 늘어나면서 이런 기조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14일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개 주요 은행의 직장인 신용대출상품을 비교한 결과 대출 실행 시 최저금리는 평균 2.73%(금융채 6개월 기준)로 지난 1월7일 2.47% 보다 0.26%p 상승했다. 최저금리는 농협은행(2.20%)을 제외한 은행 4곳이 2.85%로 비슷하게 유지하면서 한쪽 은행으로 대출 쏠림을 억제하는 양상도 보였다. 
 
은행 상품별로 살펴보면 이 기간 신한은행의 '쏠편한 직장인대출S'의 금리가 1.94%에서 2.85%로 올라 인상폭이 가장 컸다. 하나은행의 '하나원큐 신용대출'이 2.67%에서 2.85%, 우리은행의 '우리 원(WON)하는 직장인대출'이 2.73%에서 2.84%, 농협은행의 'NH신나는직장인대출'이 2.11%에서 2.25%로 각각 상승했다. 국민은행의 'KB스타신용대출'만 2.93%에서 2.86%로 하락했다. 
 
대출 금리는 가산금리를 올리는 방식으로 조정한 것으로 분석된다. 대출금리는 기본금리(조달금리)에 대출 비용과 업무 원가 등을 고려한 가산금리를 더하고 우대금리를 빼는 형태다. 신한은행 고시에 따르면 금융채 6개월 금리는 이날과 1월7일이 모두 0.85%로 같아 이를 바탕으로 한 기본금리에는 차이가 적다. 또 우리은행은 최근 우대금리를 항목을 축소하거나 요건을 강화하는 형태로 금리를 인상한 바 있다. 
 
은행들이 대출 문턱을 높인 것은 이달부터 정부가 지난해부터 예고한 가계대출 관리방안이 본격 시행됐기 때문이다. 통상 5%대 원화대출 성장률은 갖는 은행들은 이런 정책 방향에 대비해왔다. 신한·하나·우리은행은 1분기 2%대 원화대출 성장률을 보였고, 증권가에서는 2분기도 이와 비슷할 것으로 내다본다. 유일하게 금리가 낮아진 국민은행은 연초부터 건전성 중심의 대출정책을 펴 성장률이 상대적으로 더뎠다.    
 
반면 실수요자들의 금리 부담은 급격히 상승했다. 예컨대 신한은행 쏠편한 직장인대출S 상품을 기준으로 보면, 직장인이 5000만원의 신용대출을 받는다고 가정 시 연초 연 97만원을 내면 됐던 대출 이자가 연 142만5000원으로 올라 무려 45만5000원을 더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대출이 연초에 많이 집행될수록 연간 이자 수익으로 산정하는 규모가 늘어나기에 상반기에 대출이 쏠리는 경향이 있다"면서 "금융당국의 지침에 따라 계속해 가계대출 증가 추이를 살피고, 대응 조치를 마련 중에 있다"고 전했다.  
 
한편 신용대출 외에도 은행이 전세·주택담보대출도 축소 정책을 적용하면서 2금융권 대출이 늘어나는 풍선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삼성생명의 1분기 가계 부동산담보대출채권 잔액은 21조3293억원으로 3개월 만에 17.2%가 올랐다. 한화생명의 잔액은 4조9084억원으로 1년 간 17.3% 상승했으며, 같은 기간 푸본현대생명과 신한라이프도 각각 10% 넘게 증가했다. 금융당국은 15일 '제1차 가계부채 대책 리스크관리 태스크포스(TF)'을 열고 각 업권의 대출 현황을 살필 계획이다. 
 
<표/뉴스토마토>
 
신병남 기자 fellsic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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