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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오른 '앱 대리운전 전쟁'…"대리기사만 쥐어짤라"

티맵모빌리티, 13일 '티맵 안심대리' 출시…대리운전 서비스 본격 시작

2021-07-13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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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배한님 기자] 티맵모빌리티까지 애플리케이션(앱) 기반 대리운전 시장에 뛰어들면서 관련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콜 기반 서비스가 주류인 대리운전 시장을 편리성 높은 앱 서비스로 파고들겠다는 전략이다. 앱 대리운전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들은 낮은 수수료 등을 미끼로 앱 시장을 키우려 하고 있다. 하지만 대리운전 기사들은 앱 회사들의 경쟁에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향후 프로그램 유료 전환 등으로 비용을 기사들에게 전가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티맵모빌리티가 티맵 안심대리 서비스를 출시했다. 사진/티맵모빌리티
 
SK텔레콤(017670)의 모빌리티 자회사 티맵모빌리티는 13일 자사의 대리운전 호출 서비스 'TMAP(티맵) 안심대리'를 서울·인천·경기 지역에서 시작한다고 밝혔다. 티맵 안심대리는 별도의 앱 설치나 회원가입 없이 티맵 내비게이션 앱에서 대리운전 기사를 호출할 수 있다. 약 3000만명의 고객을 기반으로 하는 티맵 앱에 새로운 서비스를 붙여 고객 접근성을 높인 것이다. 
 
티맵모빌리티가 대리운전 시장에 진출하면서 기존의 앱 대리운전 서비스를 운영하던 카카오모빌리티, 타다와도 경쟁하게 됐다. 티맵모빌리티 관계자는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앱 대리운전 시장이 아직 전체 시장의 약 20%에 불과한 만큼 경쟁보다는 전체 시장 파이를 키우는 것이 우선이라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세 업체가 경쟁에서 완전히 자유롭긴 힘들 전망이다. 
 
카카오모빌리티와 타다, 티맵모빌리티는 콜 대리운전보다 낮은 수수료 정책으로 시장을 넓히고 있다. 전화 호출만 이용하는 대리 기사들은 평균 4~5개 프로그램에 가입해 각 업체에 1만5000원에서 2만원에 달하는 사용료와 보험료를 납부해야한다. 앱 대리운전 서비스는 별도 사용료 없이 약 20%의 운행 수수료만 내면 된다. 티맵모빌리티도 카카오모빌리티와 같이 수수료율을 20%로 정했지만, 서비스 출시를 기념해 3개월 동안 대리기사 수수료를 전액 환급한다. 타다는 이보다 낮은 15% 수수료율을 적용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 시장 점유율이 낮은 앱 대리기사 시장을 확대하는 데 이 같은 정책만으론 한계가 있다. 전화 기반 대리운전이 시장의 80%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부족한 호출 수요를 채우려면 결국 콜에서 수요를 끌어와야 한다. 카카오모빌리티는 '프로 서비스'라는 이름으로 다른 대리 프로그램 업체로부터 고객호출(제휴콜)을 끌어오고 있다. '프로 서비스'는 카카오T대리에 가입한 기사가 월 2만2000원을 내야 사용할 수 있다. 
 
티맵모빌리티도 전화 호출과 연동한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티맵모빌리티 관계자는 "앱으로 대리운전 기사를 부르는 비중이 그렇게 크지 않아서 기사를 모으기 위해 콜 연동이 일단 들어가기는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주환 전국대리운전노동조합 위원장은 지난해 8월 카카오모빌리티와 단체교섭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에서 "20% 수수료 외에는 그 어떤 것도 받지 않겠다고 했던 카카오모빌리티가 돌연 유료 서비스를 시작했다"며 "프로서비스에 가입하지 않으면 좋은 호출을 얻을 수 없기 때문에 이것이 사실상 프로그램 사용료인 셈"이라고 지적했다.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되고 있는 지점은 앱 대리운전 서비스를 이용하는 기사들에게 발생하는 비용이다. 대리운전 기사들은 이 제휴콜 서비스가 앱 대리운전 서비스 사용료로 전환되고 있다고 말한다. 프로모션 등으로 대리기사들을 끌어모아 놓고 이후 부가 서비스나 보험 등으로 비용을 전가한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대리운전 기사들은 카카오모빌리티가 사회적 약속을 파기하고 프로그램을 유료화한 이후, 최근 회사가 내왔던 보험료를 기사에게 전가하기 위한 목적에서 자회사 '콜마너'를 통해 개인보험 유통까지 시작했다고 보고 있다. 
 
한국노총전국연대노조 플랫폼운전자지부는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티맵모빌리티가 대리운전시장에 진출해 영업을 시작하는데, 카카오모빌리티와 기사 확보를 위한 치열한 프로모션 경쟁을 할 것이고 그 사이에서 대리기사의 등만 터지는 건 아닌지 두렵다"며 "(티맵모빌리티 대리운전이) 시장에 안착한 후에는 카카오모빌리티처럼 대리기사를 서서히 쥐어짜지 않을까 하는 염려가 가시질 않는다"고 했다. 이들은 "티맵모빌리티는 진정 노동자들과의 상생과 사회적 책임을 다할 수 있는 기업경영을 펼쳐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배한님 기자 bh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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