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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토칼럼)내로남불 명치 때리는 이준석의 공정

2021-07-14 08:00

조회수 : 4,0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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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재인 증권부장
국민의힘 당대표를 뽑는 전당대회에서 역대 처음으로 30대 당대표를 선출하면서 '이준석 신드롬'이 불고 있다. 대변인 선발을 위한 서바이벌 형식의 토론배틀도 141대 1의 경쟁률을 자랑하며 흥행몰이도 성공했다.
 
정치에 관심이 없던 이른바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 세대)의 관심은 뜨거웠다. "대변인 서바이벌, 정치토론이 이렇게 재미있는지 처음 알았다." "솔직히 30살인 내가 정치프로그램을 이렇게 재미있게 볼 수 있었는지 처음 알게 됐다"는 반응이 많다.
 
'이준석 신드롬' 현상에 정치권의 세대교체나 구태 정치의 청산이라는 거창한 해석을 붙이기는 다소 민망하지만, 현상의 이면에 불공정한 사회 시스템이 있다는 점은 주목하고 싶다.
 
특정 집단의 배려보다는 토론배틀과 정책공모전, 연설 대전은 나이와 직위를 배제하고 공정한 경쟁에 초점을 맞췄기 때문이다.
 
문재인정부의 국정철학 역시 '기회는 공평하고 과정은 공정할 것이며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라는 선언이다. 청년들은 현 정부의 국정철학에 기대했고, '정의로운 결과'를 희망했다.
 
그러나 청년 민심은 부동산 정책 실패와 일자리 시장 약화로 결과가 좌절된 것에 대한 실망보다도 기회와 과정의 불공정에 더욱 분노하고 있다.
 
공정의 대명사로 묘사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내로남불'은 여당 대표가 "국민과 청년의 상처받은 마음을 헤아리지 못했다"고 사과할 만큼 실책이 컸다.
 
십분 양보해 조 전 장관이 소시민이었다면 '아빠의 마음'이 시민들의 공감대를 샀을지도 모른다. 내 자식이 조금이라도 더 나은 환경에서 질 좋은 삶을 살도록 도움을 주고 싶은 마음이리라. 
 
그러나 문재인정부의 '조국'은 달랐어야 했다. 정무수석과 법무부 장관을 지낸 아빠 마음은 국민들에게 '아빠 찬스'로 읽히면서 좌절감을 안겼다.
 
그러는 사이 청년들의 삶은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할 만큼 팍팍해졌다. 취업난에 일자리를 얻기 힘들어졌고, 집값이 폭등하면서 집을 사는 건 엄두도 낼 수 없다. 
 
결국 불공평한 기회와 정의롭지 못한 결과가 이준석의 신드롬인 것이다. 기득권이 강한 정치권과 보수 성향의 당내에서 존재감을 발휘하기 위한 일종의 작전이 주효했던 것이다. 
 
대한민국 헌법 전문에 공정(公正)의 의미가 잘 정리돼 있다. "기회를 균등히 하고, 능력을 최고도로 발휘하게 하며, 자유와 권리에 따르는 책임과 의무를 완수하게 하여, 안으로는 국민생활의 균등한 향상을 기하고 밖으로는 항구적인 세계평화와 인류공영에 이바지한다"고 선언한다. 
 
최근 청년들의 민심에 눈길이 가는 점은 사회적 약자 등에 대한 배려가 포함된 평등보다도 다소 냉정하게 보이는 실력주의에 환호하고 있다는 것이다.
 
철학자 니체 역시 "공정하다는 것은 무엇과도 누구와도 일정한 거리를 두고 그것을 유지해나가는 것이다. 친한 지인과도 꺼리는 사람과도, 사랑했던 사람과도, 나아가서는 자기 자신과도 그렇기에 공정한 이의 모습은 고독해 보이는 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물론 사람은 태생적으로 기회 자체가 공정하지 않기 때문에 극단적인 공정을 실현하기 위해 출발선 자체를 동일하게 긋기는 어려울 수 있다. 그러나 기존의 기득권이 만들어 놓은 사회 질서를 깨부수기 위해 새로운 공정의 룰에 대한 갈망이 깊다. 
 
정치권에선 이미 대권 전쟁이 치열하다. 여야를 막론하고 공정은 공통의 가치가 됐다. 그래서 공정의 리더십뿐만 아니라 전체 국민을 아우르고 국가정책을 실현하는 통합의 리더십이 필요하다. 진영논리에 기반해 분노와 편 가르기를 부추기지 않고 기득권의 사회 시스템에 균열을 낼 수 있어야 한다. '공정은 곧 고독'이라는 니체의 말을 모든 대선후보가 명심하고 경쟁하길 바란다.
 
고재인 증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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