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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래도 되나"…4단계 격상에도 백화점 '오픈런' 여전

오픈런 고객, 수십명씩 대기…'간격유지' 안내 외 통제 방법 없어

2021-07-12 18:04

조회수 : 4,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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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오전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명품 매장 앞 대기 고객들의 모습. 명품 구매를 위한 '오픈런' 현상은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시행 이후에도 지속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심수진 기자]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시행에도 명품 구매를 위해 일찍부터 줄을 서는 사람들의 '오픈런'이 지속되고 있다. 명품관 오픈런 현상은 이미 일상이 된 상황이지만 백화점 앞 대기자들이 한 장소에 수십명씩 몰려 방역 취약이 지적된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수도권 지역의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시행 첫 날에도 서울 시내 주요 백화점 명품관 앞에는 오픈런을 위해 대기하는 고객들이 줄을 섰다. 명품관 입구부터 백화점 외벽으로 수십명의 대기자가 줄 지어 섰고, 개점 시간이 가까워지자 인원이 더 늘었다. 
 
이들은 샤넬, 루이비통, 롤렉스 등 명품 브랜드 제품을 구매하려는 고객들로, 백화점 개점 전부터 줄을 서서 기다린다. 개점 직후에 매장 앞으로 달려가 대기표를 받아야 매장에 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대기 번호가 뒷 순서일 경우 원하는 제품을 사지 못하거나 당일 입장이 불가능해 전날 밤, 새벽부터 줄을 서는 고객이 많다. 
 
명품 가격이 꾸준히 오르는 탓에, 제품을 구매하려는 일반 고객도 있지만 제품을 되팔기 위한 리셀러(재판매업자)들도 수두룩하다. 오픈런이 심한 샤넬 매장 앞에는 대신 줄을 서주는 아르바이트까지 등장했고, 줄서기 대행 서비스를 진행하는 전문 업체도 생겼다.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격상으로 백화점을 찾는 방문객 자체는 줄었지만, 명품관의 분위기는 그대로다.
 
앞서 지난 10일 기자가 방문한 신세계백화점 본점의 샤넬 매장은 오후 1시에 입장 대기가 마감됐고, 롯데백화점 에비뉴엘의 샤넬 매장은 오후 5시 방문했음에도 256명의 대기자가 있었다. 루이비통 매장도 입장 대기를 한시간 넘게 기다려야 했다. 
 
명품관 매장의 한 직원은 "사회적 거리두기 격상 얘기가 나오면서 평일에는 고객들 방문이 평소보다 줄었는데, 주말 기준으로는 평소와 다를 바 없었다"고 말했다.  
 
명품 오픈런은 수개월째 이어진 현상이지만, 코로나19의 4차 대유행이 본격화된 만큼 대기 고객들의 방역 취약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전날 밤 혹은 새벽부터 수십명의 사람들이 한 곳에 몰려들기 때문이다. 매장 내부는 코로나 방역 수칙에 따라 고객 수를 제한하고 있지만 외부에 줄을 서있는 고객들은 통제할 방법이 없다. 
 
명품 브랜드들도 대기 고객의 간격 유지를 위해 발자국 스티커를 붙이는 등 노력중이지만 밤새 서있는 대기 인원을 통제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개점 전에는 직원들이 나와 마스크 착용 및 다중이용시설에서 유지해야 하는 2m 간격유지 팻말로 안내하지만 100% 통제가 쉽지 않다.
 
샤넬측은 고객 대기 시스템으로 매장 앞에 줄 서는 것을 최대한 방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에 따른 강화 조치가 아닌 이전부터 시행해온 시스템이다. 
 
샤넬 관계자는 "매장 방문을 원하는 고객이 대기 명단에 이름과 전화번호를 등록하고 방문 가능한 시간에 문자를 전달해 매장 안팎이 많은 고객으로 붐비지 않도록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백화점측에서도 고객들이 간격을 지켜 대기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것 외에는 달리 방법이 없다. 개점 시간 전이고, 대기 고객들이 백화점 외부에 있기 때문에 통제할 권한도 없기 때문이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특정 브랜드를 방문하는 고객들이기 때문에 백화점 입장에서 통제할 수 있는 방법이 없고, 백화점 매장이 아닌 외부에 대기하는 고객이다보니 경호원을 통해 대기 간격을 유지해달라는 안내 정도가 최선의 방법"이라고 말했다.  
 
한편 서울시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현대백화점 무역센터 관련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111명으로 집계, 전날보다 9명 증가했다. 이중 직원이 아닌 방문자 감염자는 19명으로 전날보다 5명 늘었다. 하루 새 늘어난 확진자 9명 중 5명이 방문 고객이었다. 
 
롯데백화점도 지난 11일 서울 영등포점 지하 1층 슈퍼마켓 매장 근무자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직후 지하 1층을 폐쇄했다. 이 직원은 지난 7~9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슈퍼 계산대에서 근무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간 백화점발 코로나19 확산이 직원들간 감염확산이었던 것에 반해 방문자 확진자 수가 늘어나 업계에 긴장감이 더해지고 있다.
 
심수진 기자 lmwssj072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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