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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응열

"중소형 20억·소형 15억"…서울 못지않은 경기 집값

누적된 규제에 ‘똘똘한 한 채’로 수요 쏠려

2021-07-12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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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내 아파트 모습.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김응열 기자] 서울이 아닌 경기도 중소형 이하 아파트에서 초고가 거래 사례가 나오고 있다. 중소형 면적대(전용 60㎡ 초과 85㎡ 이하)에선 15억원을 넘어 20억원으로 치솟은 실거래 사례가 등장했고, 소형(전용 60㎡ 이하) 매물에서도 15억원을 웃도는 거래가 체결됐다. 다주택 보유를 막는 규제 강화로 ‘똘똘한 한 채’ 현상이 이어지는 가운데 서울 집값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경기도의 주요 지역에서도 이를 따라가는 키 맞추기 현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분석된다.
 
12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경기도 중소형 아파트 매매 중 20억원을 넘는 실거래 사례가 나왔다. 과천시 원문동에 위치하는 ‘과천위버필드’ 전용 84㎡ 매물이 지난달 20억1000만원에 매매됐다. 초고가주택 기준선이 15억원인데, 서울도 아닌 경기도에서 이를 훨씬 웃도는 값에 거래가 체결된 것이다. 
 
과천 중앙동의 ‘과천 푸르지오 써밋’ 전용 84㎡ 매물도 지난 4월30일 20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이 단지의 같은 면적대 매물은 이보다 앞선 3월 1억5500만원에 실거래 됐는데 4월19일 20억원으로 오른 후 약 10일만에 5000만원이 더 뛰었다. 
 
경기도 내 중소형 아파트에서 20억원을 넘는 사례가 있는 곳은 과천뿐이다. 그러나 성남 분당에서 ‘백현마을5단지’ 전용 84㎡ 매물이 지난달 19억5500만원에 팔렸고 ‘백현마을2단지‘ 전용 84㎡도 19억3000만원에 거래되는 등 20억원을 향해 가는 중이다. 
 
중소형보다 면적이 작은 소형 아파트에서도 15억원 이상 초고가 주택 거래 사례가 나오고 있다. 과천 푸르지오 써밋 전용 59㎡가 지난 5월 16억1000만원에 거래됐고, 과천시 ‘래미안 센트럴스위트’ 전용 59㎡ 매물도 실거래 가격 15억원을 찍었다. 과천 ‘래미안에코팰리스’는 전용 59㎡가 지난 5월 14억9000만원을 기록해, 15억원을 목전에 두고 있다. 
 
이밖에 성남 분당구 ‘봇들마을4단지’ 전용 59㎡가 지난 5월 14억3000만원에 거래되고 수정구 ‘위례자연앤센트럴자이’ 전용 59㎡ 매물이 지난달 14억2300만원에 팔렸다. 15억원 거래가 머지 않은 상황이다. 
 
겹겹이 쌓인 규제가 빚어낸 시장 왜곡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와 같은 보유세 강화와 더불어 다주택자 취득세 및 양도세 중과 등 다주택 보유를 억제하는 부동산 세제 규제가 강해지면서, 자산가치 상승 기대가 큰 똘똘한 한 채로 수요가 쏠리고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서울 집값이 오르고 있어 이를 따라가는 키 맞추기 경향도 나타난다. 서울을 집값의 기준점으로 삼는 부동산 시장 특성이 강하게 나타나는 것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의 월간 매매가격지수는 지난달 전월 대비 0.48% 상승했다. 
 
경기도 내 중소형 및 소형 아파트의 초고가 거래 사례는 지속적으로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의 시장 상황을 바꿀만한 뚜렷한 변수가 없기 때문이다. 이달부터 연말까지 3기 신도시 사전청약으로 약 3만가구가 공급되지만, 경기도 내 매수세를 진정시키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3만가구 정도의 물량으로는 넘쳐나는 수요를 모두 흡수하기에 역부족이란 것이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다주택을 막는 규제가 쌓인 상황에서 똘똘한 한 채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데, 수요가 많아 초고가 수준의 호가에도 거래가 이뤄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시장 상황을 바꿀만한 요인이 딱히 없다”라며 “사전청약 물량만으로는 수요 분산에 한계가 있어, 경기도의 초고가 거래 사례는 계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응열 기자 sealjjan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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