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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응열

이어지는 전세의 월세화…무거워지는 주거비 부담

서울 아파트 전세 거래 비중 60%대 지속…작년·재작년엔 70%대

2021-07-1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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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내 아파트 모습.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김응열 기자] 서울 아파트 임대차 시장에서 ‘전세의 월세화’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 임대차 거래 중 전세 비중이 60%대로 주저앉은 이후 이 같은 비율을 유지하고 있다. 
 
11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달 서울 아파트 임대차 거래는 9일 기준으로 총 1559건을 기록했다. 이중 전세거래가 977건으로 62.6%를 차지했다. 보증금과 집세를 모두 내는 보증부 월세 및 순수 월세는 총 582건, 37%로 나타났다.
 
올 상반기에도 비슷한 추이가 계속됐다. 1월에는 전체 1만5349건 중 전세 거래가 1만478건으로 64%를 차지했고 △2월 66% △3월 68% △4월 62% △6월 65% 등으로 나타났다. 5월에는 전세 비중이 70.2%를 차지해 올해 중 처음 70%대로 올랐으나 한달 만에 다시 60%대로 내려 앉았다. 
 
이는 예년과는 다른 양상이다. 지난해에는 1월부터 7월까지 대부분의 기간에서 전세 거래 비중이 70%를 웃돌았다. 지난해 1월에는 총 1만6296건 중 전세 거래가 1만1596건으로 71%를 올렸고 △2월 70% △3월 71% 등으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4월 들어 67%로 낮아졌으나 5월에 다시 72%로 오른 후 6월과 7월에도 각각 74%, 72%를 차지했다.
 
2019년 같은 기간에도 마찬가지다. 당시에는 △1월 70% △2월 68% △3월 72% △4월 71% △5월 72% △6월 72% △7월 73% 등으로 나타났다. 재작년과 지난해 모두, 전세 비중이 일시적으로 60%대로 떨어진 적은 있으나 대체로 70%선을 유지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행된 임대차법의 여파로 전세 매물이 귀해져 전셋값이 치솟으면서, 보증금이 낮은 반전세나 월세로 발을 돌리는 수요자들이 많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부동산원 집계 결과, 임대차법이 적용된 지난해 8월 월간 아파트 전세가격지수는 전월 대비 0.65% 뛰었다. 7월 상승률 0.45%보다 오름세가 강해졌다. 월간 전세가격지수는 이후 쉬지 않고 꾸준히 상승했고 지난 5월에도 전월 대비 0.19% 올랐다. 1년 내내 전세난이 이어진 셈이다.
 
하반기에도 월세화 현상은 계속될 전망이다. 전셋값 상승이 예상되면서다. 이달 1주차(7월5일 기준) 주간 아파트 전세수급동향 지수가 107을 기록하는 등 수요는 공급보다 많은 상황이지만, 수요를 충족할 전세 물량은 부족한 상태가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부동산114 조사 결과 전세 공급 역할을 할 신규 입주물량은 하반기 1만3023가구인데 지난해 2만2848가구보다 43% 적은 수준이다. 
 
이에 더해 종합부동산세 상승에 따른 세금 부담을 세입자에게 전가하려는 목적으로 월세 전환을 선택하는 집주인도 지속 나올 것으로 예측된다. 
 
이처럼 전세 시장이 불안해지면서 매매 시장도 안정화가 어려울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셋값이 매매가격을 아래서 받치는 역할을 하는 만큼, 전세가격이 오르면 매맷값도 뛸 것이란 설명이다.
 
여경희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집주인의 세금 부담 전가, 입주물량 감소 등으로 하반기에도 전셋값 상승과 더불어 월세 거래 비중이 늘어날 것”이라며 “정부가 발표한 공공 주도의 전세 물량이 빠르게 시장에 나와야 시장 안정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응열 기자 sealjjan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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