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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영

운임 끌어올린 '항만 적체', 내년까지 지속 전망

내년 중국 춘절 전까지 운임 고점 관측

2021-07-09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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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해상 운임을 끌어올린 결정적인 요인인 항만 적체가 올해를 넘어 내년까지 지속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운임이 계속해서 고점을 유지하면서 세계 해운사들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이 역대 처음으로 10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관측된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영국 해운조사기관 드류리(Drewry)는 최근 발표한 컨테이너선 시장 전망 보고서에서 "선사들이 최근의 공급 차질 문제를 해결하기는 쉽지 않고 중장기적으로 지속할 가능성이 높다"며 낮은 항만 생산성이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관측했다.
 
드류리에 따르면 올해 세계 항만 생산성은 코로나19 유행 이전이었던 2019년보다 16% 낮은 수준이다. 반면 컨테이너 물동량은 전년보다 약 10%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항만 적체는 코로나19로 인해 떨어진 재고를 미국과 유럽의 소매·제조업체들이 빠르게 채우려고 하면서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의 최대 명절 춘절(2월) 전인 내년 초까지 컨테이너 혼잡은 계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통상 세계 물동량은 중국 춘절을 앞두고 쏟아지다가 명절 휴무 시작과 함께 줄어드는 경향이 있다.
 
지난 1일 오전 부산 남구 감만부두에서 컨테이너 하역작업이 진행되는 모습. 사진/뉴시스
 
항만 적체가 좀처럼 풀리지 않으면서 운임 상승도 지속하고 있다. 드류리에 따르면 12m 컨테이너를 운반하기 위한 전 세계 평균 운송 가격은 1년 전보다 4배 이상 올라 지난 1일 9399달러에 달했다. 이는 두달 전인 5월 첫째주보다 53.5% 급등한 수준이다.
 
중국과 유럽, 미국 서쪽으로 가는 정기선 운임은 컨테이너당 1만2000달러에 달하며 일부 업체들은 2만달러까지 요구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두달 전에 계획을 세워 예약하지 않으면 선박 공간을 확보하기도 쉽지 않다고 드류리는 설명했다. 아울러 지난해에는 운송 비용 하락을 기대하며 배송을 연기하는 업체들도 있었지만 이젠 가격에 신경 쓰지 않고 일단 선박을 확보하는 게 더 중요하다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이밖에 3월 수에즈운하에 에버기븐호가 좌초하고 중국 옌텐항과 남 캘리포니아항이 운영이 일부 차질을 빚으면서 선박 부족 현상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이처럼 해상 운임 상승세가 올해 내내 지속하면서 드류리는 이번 보고서에서 세계 해운사들의 연간 영업이익이 역사상 처음으로 100조원을 돌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3월 말 발표한 보고서에서는 세계 해운사들이 올해 연간 35조원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관측했는데, 3개월 만에 추정치를 30% 이상 상향한 것이다.
 
다만 내년 수익성은 올해보다 다소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내년에도 마찬가지로 공급보다 수요가 부족한 상황은 이어지겠지만 올해보단 운임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아울러 해운업 호황으로 용선료(선박 대여료)와 같은 각종 부대 비용도 증가하면서 2022년 영업이익은 올해보다 약 30% 감소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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