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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응태

(영상)1년째 예금이자 0% 주는 지방저축은행, 무슨 일?

지역 대출 수요 감소에 영업난…"수신금리 인상 어려워"

2021-07-07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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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응태 기자] 수도권 저축은행이 연이어 수신금리를 높이는 가운데 지방 저축은행은 1년째 0%대 수준에서 못 벗어나고 있다. 중금리대출 확대 기조 속에서도 지역 대출 수요가 적어 수신 확보 유인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7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지방과 수도권 저축은행 간 수신금리 격차가 커지고 있다. 최근 수도권 주요 저축은행은 연이어 수신금리 인상에 돌입했다. 이달 상상인저축은행은 6개월 만기 '뱅뱅뱅 정기예금' 상품의 금리를 2.11%로 높였다. 1년 만기 상품도 2.21%를 적용했다. 지난달 신한저축은행도 6개월 만기 정기예금 상품 금리를 1.60%로 조정했다. 종전 대비 0.20%p 증가했다.
 
이와 달리 지방 저축은행에선 1년째 0%대 금리가 지속되고 있다. 경북 소재 대아저축은행은 지난해 6개월 만기 정기예금 상품 금리를 0.70%로 인하한 이후 지금까지도 유지 중이다. 대원저축은행도 지난해에 이어 0.70%의 금리를 제공한다. 광주에 위치한 더블저축은행의 정기예금 금리도 0.90% 수준이다.
 
이처럼 수도권과 지방 저축은행 간 수신금리 양상이 다른 것은 지역 경기 침체 영향이 크다. 법정 최고금리 인하 이후 중금리대출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지만 지방에선 경기 악화로 대출 수요가 많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대출 수요가 늘어야 수신 자금을 유치하는데, 그렇지 않은 상황에서 금리를 올릴 유인이 크지 않은 것이다. 더욱이 최고금리가 낮아진 상황에서 수신금리를 높이면 예대마진도 줄어들 수 있다.
 
모바일 인프라 역량이 취약한 것도 한계점이다. 지방 저축은행은 수도권 업체보다 디지털 전환에 투입할 재원과 인력이 부족하다. 이에 상대적으로 비대면 대출 고객을 유치하기 어렵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지방 저축은행은 별도의 디지털 인프라 전산망을 구축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미 지역과 수도권 업체의 대출 잔액 양극화는 확대되고 있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4월 기준 경북 지역의 여신 잔액은 3250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2% 감소했다. 같은 기간 대전 지역의 여신 잔액도 전년 말 대비 4.9% 하락한 6396억원으로 집계됐다. 반면 서울에선 7.4% 증가한 48조6389억원을 기록했다. 경기 지역 여신 잔액도 전년 말 대비 10.1% 상승한 18조534억원으로 확인됐다.
 
문제는 이 같은 격차로 지방에서 자금 중개 기능이 약화되면 지역 경기 침체를 더 심화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이는 궁극적으로 국가균형발전을 저해하고 수도권 집중 문제에 따른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 남재현 국민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지역 경제의 침체에 따른 비수도권 저축은행 영업 환경이 상대적 더 악화됐다"며 "수도권 집중 문제를 해결하고 지역 균형 발전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지역 실물 경제에 자금 배분을 하는데 유리한 지역 저축은행의 활성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수도권 주요 저축은행이 수신금리를 잇따라 높이는 반면 지역 저축은행은 0%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사진은 서울에서 영업 중인 한 저축은행 점포. 사진/뉴시스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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