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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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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22시 이후 공원 가보니…"야외 음주 금지? 몰랐어요"

금지 첫날밤 홍대입구역, 곳곳에서 마스크 없이 술판

2021-07-06 15:55

조회수 : 3,3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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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윤민영 기자] "술 먹는 사람 쫓아냈잖아요? 그새 다른 사람이 와서 술을 먹어요. 단속반은 야외에서 술 마시지 말아달라는 말을 밤새 앵무새 처럼 되풀이해요"
 
22시 이후 야외 음주 금지가 실행된 5일 밤, 기자가 찾은 곳은 남녀 '헌팅'의 메카로 불리는 마포구 연남동 경의선숲길공원이었다. 홍대입구역 인근에 위치한 이곳은 밤 11시가 넘은 시각임에도 불구하고 마스크를 벗은 무리가 곳곳에서 술판을 벌이고 있었다. 아직까지 사적 모임 허용 인원이 4명까지임에도 불구하고 대여섯명이 모인 광경도 심심찮게 볼 수 있었다.
 
'질서단속'이라고 적힌 조끼 유니폼을 입고 빨간 경관봉을 든 2인1조 단속반을 만나 동행했다. 이들은 야외 음주객들을 계도하는 서울시 서부공원녹지사업소 소속이다. 취객들을 설득해 마스크를 쓰도록 하고 야외 음주가 금지됐다는 내용을 알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들의 단속 반경은 서강대역부터 가좌역까지 왕복 6km의 구간인데, 그 중에서도 집중 단속이 이뤄지는 곳은 야외 음주가 많은 홍대입구역~가좌역 사이 왕복 3km 구간이다.
 
동행결과, 음주 단속이란 '밑빠진 독에 물붓기'나 마찬가지였다. 야외 음주를 금지하고 마스크를 쓰도록 계도해도 뒤돌아서면 다른 음주객이 그 자리를 채우고 있기 때문이다. 음주객 대부분은 밤 10시 이후 야외 음주가 금지 소식이 금시초문이라는 반응이다.
 
5일 자정에 가까운 시간 마포구 연남동 경의선숲길에서 단속반이 5명의 노마스크 음주객들을 계도하고 있다. 사진/윤민영 기자
 
주변을 둘러봐도 안내문 같은 건 찾아볼 수 없었다. 그저 2m 이상 거리두기를 하라는 현수막이 붙어있을 뿐이었다. 한국어가 익숙하지 않은 외국인의 경우는 더욱 이 조치를 알기 힘든 상황이다. 단속반은 다섯명이 모여 음주와 흡연을 하고 있는 외국인 무리에게 다가가 차근차근 설명하기도 했다.
 
단속반에 의하면, 그나마 요즘은 야외 음주객이 많이 줄어든 편이다. 서울시의 야외 음주 금지 조치 보다는 공원 벤치에 앉지 못 하도록 펜스를 친 효과가 컸다고 단속반은 설명한다. 그러나 계단이나 길가 등 여전히 야외 음주객이 많은 만큼, 이를 금지하려면 계도보다는 더욱 강력한 조치가 필요한 실정이다.
 
단속반은 "의자를 개방해놓으면요, 완전히 포장마차예요"라며 "대부분은 계도를 하면 죄송하다며 자리를 정리하고 일어나지만, 아직까진 계도로는 한계가 있어요"라고 한숨을 쉬었다.
 
인사불성 취객이 단속반 또는 주변 행인과 마찰을 일으킬 경우는 경찰이 동원되기도 하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안 된다는 것이다. 단속반은 경찰이 아니기 때문에 계도만 할 수 있을뿐 과태료 부과 등 실질적인 처벌을 할 수 있는 권한도 없다.
 
서울시도 22시 이후 야외 음주 '금지'가 실효성을 가지려면 강력한 처벌 조치가 필요하다는 점을 인지하고 6일 이와 관련한 행정명령을 고시했다. 7일 0시부터는 야외에서 '치맥' 등을 할 경우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83조에 따라 1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음주 금지 시간은 매일 오후 10시부터 다음 날 오전 5시까지다. 이번 행정 명령은 별도의 해제 지침이 있을 때까지 유지된다. 서울시는 행정명령 위반으로 확진자가 발생할 경우 방역비용 구상권도 청구할 방침이다. 이에 더해 오세훈 시장은 중앙정부와 자치구, 경찰의 힘이 필요하다고 정부에 건의했다.
 
오 시장은 6일 수도권 방역 특별점검 회의에서 "현장에선 경찰이 함께 동행했을 때와 그렇지 않을 때 단속과 계도의 효과가 매우 다르다"며 "22시 이후 야외 음주에 대한 점검 및 단속조치가 실효성 있게 진행될 수 있도록 경찰청의 협조와 지원이 필요하다"라고 정부에 건의했다.
 
5일 22시부터 서울시내 공원이나 강변 등에서 야외음주가 금지됐지만 아직 시민들은 이를 인지하지 못 하는 경우가 많았다. 사진/윤민영 기자
 
윤민영 기자 min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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