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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영

(영상)델타 변이까지…기업, 오르기만 하는 해상운임에 '비명'

컨테이너 운임, 8주 연속 역대 최고치 경신

2021-07-05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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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컨테이너선 운임이 8주 연속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국내 기업들의 물류비 부담과 부품 조달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이 가운데 코로나19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세계적으로 확산할 조짐을 보이면서 해상 운임은 당분간 오름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일 기준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전주보다 3.2% 오른 3905.14를 기록했다. 전년 같은 날과 비교하면 4배 가까이 급등한 수준으로, 아시아에서 유럽으로 가는 운임은 6배 이상 올랐고 미국 동쪽 운임은 3배가량 비싼 수준이다. SCFI는 컨테이너선 주요 15개 항로 운임을 종합한 것으로, 지난해 11월 처음으로 2000을 넘긴 후 4월 말 3000을 돌파했다.
 
컨테이너선 운임 급등은 경기 회복으로 각국의 물동량이 느는 가운데 코로나19로 인한 항만 적체는 계속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최근에는 델타 변이 바이러스까지 퍼지면서 항만 적체가 더욱 심각해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항만 혼잡의 주요 원인은 지난 3월 수에즈 운하에 대형 컨테이너선이 끼는 사고가 발생하고 최근에는 중국 옌텐항까지 폐쇄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주요 항구 한 곳이 정상 운영되지 못하면 전 세계 선박 스케줄이 꼬여 다른 항만까지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옌텐항은 중국에서 미국으로 가는 수출 물량 25%를 소화하는 주요 항구로, 최근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면서 선적 처리를 제한한 바 있다. 아울러 전 세계 선원의 약 15%는 인도 출신인데, 일부 국가가 델타 변이 바이러스 유입을 막기 위해 인도 선박과 선원을 통제하면서 항만이 더욱 혼잡해지고 있다.
 
국내 기업들이 선박 확보에 어려움을 겪자 국적선사 HMM이 지난 2일 투입한 임시 선박 'HMM 포워드호'. 사진/HMM
 
세계적인 선박 부족에 따라 한국 기업들도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특히 중국의 수출입 물량이 늘면서 각국 선박들이 한국을 거치지 않는 사례가 늘고 있어 더욱 문제가 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부산항 장치율(항만 장치장에 컨테이너가 쌓인 비율)이 80%를 넘어 90%까지 치솟고 있다"며 "혼잡하다는 이유로 부산항에 들어오지 않거나, 오더라도 일부 선사는 화물을 기간 내에 싣지 못하면 그냥 가버리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평소 부산항의 장치율은 60~70% 수준이다.
 
선박을 확보한 기업들도 웃을 수 없는 상황이다. 물류비가 비싸 수익성이 떨어지거나 평소보다 물품을 받는 데까지 걸리는 기간이 길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말 공개한 '지역경제보고서'에 따르면 수입업체 중 32.3%는 물류비가 작년 평균보다 20% 이상 올랐다고 응답했으며 제조업체 중 33.3%는 물류난으로 인해 부품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조사됐다. 아울러 평상시보다 수입은 약 17.4일, 수출은 13.8일 운송이 지연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체들의 어려움이 커지는 가운데 해상 운임 급등세는 장기화할 것으로 보인다. 각국 항구 직원 수가 부족해지고 물건을 실을 컨테이너마저 수급이 어려워지면서 주요 선사는 계속해서 운항 비용을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 2위 선사인 스위스 MSC는 지난달 15일을 기준으로 아시아~북미(미국·캐나다) 노선의 모든 컨테이너에 대해  성수기 할증료(PSS)를 인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CMA-CGM도 이달부터 아시아~북유럽행 컨테이너에 과체중 할증료(OWS)를 부과할 예정이다.
 
김다인 코트라(KOTRA) 중국 상하이무역관은 "정기 선사가 새로운 수송력을 보충하고 선단을 관리하더라도 가격은 기존보다 더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며 "우리 기업들도 국제 해상 가격 변동 및 용량에 대한 데이터를 추적 수집하고 주요 해상 노선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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