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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응태

'법인카드 0.5%룰'에 미소짓는 대형 카드사

법인회원 마케팅 혜택 제한…시장점유율 고착화될 듯

2021-07-05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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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응태 기자] 이달부터 카드사가 법인회원에게 제공할 수 있는 혜택이 제한되면서 업체 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이미 시장을 선점한 대형사에는 유리한 반면 중소 카드사는 회원 유치에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5일 금융당국 및 업계에 따르면 이달부터 카드사가 법인회원에 제공할 수 있는 경제적 이익의 범위가 결제액의 0.5% 이내로 제한된다. 경제적 이익은 부가서비스, 기금출연, 캐시백 등 법인회원에 지급되는 모든 혜택을 포함한다. 당국은 가맹점 수수료 인하를 위해 대형법인에 과도한 혜택을 제공하던 관행을 규제하겠다는 방침이다. 
 
이 같은 규제가 시행되면서 카드사들의 회원 유치 전략에 작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선 회원을 확보하기 위해 마케팅 경쟁이 다소 완화될 수 있다는 반응이지만 대형사 위주로 시장 점유율이 고착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동시에 나온다. 법인회원에게 제공할 수 있는 혜택이 동일해지면 기존에 시장을 장악한 카드사에 유리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중소형 카드사의 점유율 확대가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중소 카드사는 법인시장 회원 유치에 주력해왔다. 법인회원의 경우 개인회원보다 모바일 결제 인프라, 플랫폼 역량을 덜 중시해 상대적으로 시장 침투가 쉬웠기 때문이다. 결제 규모가 큰 것 역시 이점으로 꼽힌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중소형 카드사가 법인 영업을 강화하는 것은 매출 규모가 커 한 건만 입찰해도 실적 기여도가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올 1분기 법인시장 점유율 증감 추이를 봐도 대형 카드사는 영향력이 줄어드는 반면 중소형사는 선전하는 양상을 보였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업계 1위 신한카드의 법인카드 신용판매 점유율은 15.50%로 전년 동기 대비 1.24%p 하락했다. 삼성카드도 14.60%의 점유율을 기록해 전년보다 0.75%p 감소했다. 현대카드도 전년보다 3.69%p 하락한 13.63%의 점유율로 집계됐다. 
 
이와 달리 중소형 카드사의 점유율은 성장세를 나타냈다. 우리카드는 전년 대비 6.07%p 상승한 20.75%의 점유율로 법인시장 점유율 상에선 1위를 기록했다. 하나카드도 전년 대비 같은 기간 0.47%p 상승한 9.59%의 점유율로 확인됐다.
 
앞으로 법인회원에 제공할 수 있는 혜택이 제한되는 만큼 대형 카드사로의 쏠림 현상이 더 강화될 것으로 점쳐진다. 특히 마케팅 혜택보다 결제 플랫폼, 법인회원을 위한 특화 서비스 및 기능 등이 경쟁력을 좌우하는 요소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른 카드사 관계자는 "이번 달부터 법인에 제공할 수 있는 혜택 이 가이드라인에 명확하게 규정된 만큼 법인회원을 유치하기 위해 기존과는 차별화된 전략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법인회원에 제공하는 혜택이 결제액의 0.5% 수준으로 제한되면서 시장 점유율이 대형 카드사 위주로 고착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사진/뉴시스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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