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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종

이산화탄소 배출 적은 플라스틱이 환경문제의 주범?

온실가스 배출량 철·유리 보다 낮아…재활용 안되는 폐기량이 문제

2021-07-02 17:07

조회수 : 2,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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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은 일상 생활 거의 모든 곳에서 찾아볼 수 있는 흔한 소재다. 흔함을 넘어 이제는 우리의 삶에 없어선 안 될 정도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석기시대와 청동기시대, 철기시대로 구분짓던 인류의 역사를 최근 '플라스틱의 시대'라고 부르는 일이 농담처럼 들리지 않는 이유다. 
 
플라스틱은 단순 집기를 넘어 이제는 자동차 소재로 사용될 만큼 광범위한 활용성을 갖춘 소재지만, 그 유용함만큼 부정적인 인상도 적지 않다. 플라스틱 하면 떠오르는 '환경오염'이 대표적인 예다. 특히 최근 글로벌 기업들을 중심으로 ESG경영이 화두가 되며, 탄소중립·친환경 분야에 높아진 관심을 플라스틱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부채질하는 요소로 작용 중이다. 
 
플라스틱은 철이나 유리를 제조하는 과정 보다 적은 온실가스를 배출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꼽히는 이유는 낮은 재활용 비중 때문이다. 대부분의 플라스틱은 미생물이 분해할 수 없는 화학 구조를 가지고 있어 자연 분해 기간이 길다. 때문에 방대한 폐기물로 인한 토양, 수질 오염 등이 뒤따른다. 일반적으로 스티로폼 컵은 50년, 일회용 기저귀는 450년 정도의 자연 분해 기간이 소요된다. 때문에 플라스틱 생태계는 '사용-수거-재활용'의 순환 구조가 아닌 '사용-폐기'의 선형구조를 이루는 것이 대부분이다. 
 
서울 송파구 자원순환공원에 재활용될 플라스틱이 쌓여 있다. 사진/뉴시스
 
하지만 최근 기술 발전에 따라 석화업계 역시 플라스틱을 활용한 친환경 사업이 가능해진 상태다. 여기에 거센 친환경 바람이 더해지며 폐페트병을 재활용해 원료와 섬유를 만드는 기술의 상용화가 빨라지고 있다. 원유에서 추출된 플라스틱이 사용 후 쓰레기가 되는 것에 착안해 반대로 플라스틱 쓰레기를 원유로 만드는 기술 역시 같은 개념이다. 
 
맥켄지 자료에 의하면 오는 2050년 전체 플라스틱 중 재활용 수요는 60%에 달할 전망이다. 액수로는 600조 규모의 새로운 시장이 열리는 셈이다. 기업들의 플라스틱 재활용 사업이 단순이 윤리적이지만 않은 이유이기도 하다. 이미 유럽에선 재활용 제품이 기존 제품 대비 1.7배 높은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해당 제품들의 이산화탄소 저감효과 역시 일반제품의 85% 수준이다. 
 
최근 친환경이 기업경영의 화두로 떠오르며, 수소경제가 급부상 중이다. 물론 자연스러운 흐름이고, 그 기술력 역시 유망하다는 점에는 동의한다. 하지만 인프라 측면에서 갈 길이 먼 만큼, 뭔가 거창한 대계를 위해 기업을 채찍질한다는 느낌 역시 지울 수 없다. 보다 생활과 밀접한, 보다 우리 손에 맞닿은 부분에도 시선을 더 주는 것도 친환경을 위한 방법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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