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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수

금감원장 공석 두달…자본연원장 인사까지 줄지체

자본연 원장 인사 20일째 지체…"이례적 일"

2021-07-0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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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우연수 기자] 자본시장연구원장 차기 인선 작업이 유례없이 늦어지자, 금융감독원장 인사 지체가 유관기관에까지 영향을 주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원장 선출을 위한 자본연 후보추천위원회에서는 이미 3배수 후보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지나 여전히 이사회 추천 단계로 넘어가지 않고 있어, 정부 눈치보기가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자본연은 차기 원장 선출을 위한 후보추천위원회를 꾸리고 3명의 후보를 어느정도 결정한 것으로 알려진다. 다만 이사회(사원총회) 일정이나 구체적인 인물 정보는 미지수다. 원장 선출은 사원총회가 후추위에서 추천한 3배수 후보 중 결정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사원총회는 금융위원회 자본시장국장과 나재철 금융투자협회장, 한국거래소와 한국예탁결제원 관계자들로 꾸려진다. 
 
박영석 원장의 임기는 지난 11일 만료됐으나, 내부 정관에 따라 후임 원장이 선출될 때까지는 업무를 지속하고 있다. 자본연 관계자는 "원장 임기가 끝나갈 시점이면 후보 리스트가 나오곤 했으나, 지금은 하마평이 안갯속에 있다"고 말했다.
 
자본연 원장은 사원총회라는 독립적인 기구를 통해 선출되지만 사실상 금융위의 입김이 강하다는 게 내부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사원총회에 금융위 자본시장국장이 있기 때문에 사실상 금융위가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며, 후보 추천 과정에서도 이미 금융위의 입김이 있다"고 설명했다. 박영석 원장은 지난 2011년부터 2016년까지 금융위 금융발전심의회 위원으로 있었다.
 
늦어지는 차기 금융감독원장 선임과 맞물려 자본시장연구원장 자리도 새 인물을 수혈하지 못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금감원장과 자본연 원장 인사 후보를 조율하는 과정에서 함께 늦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박영석 자본연 원장이 금감원장 하마평에 오르기도 했으며, 금감원장 유력 후보로 올랐던 원승연 명지대 경영학과 교수가 자본연 원장으로 간다는 하마평도 도는 등 인물이 겹치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금감원장 후보 중 한명이 금감원장에 오르지 못하면 자본연 원장으로 보내는 식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클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금감원장 인사가 난항을 겪는 이유는 차기 원장이 1년도 못 갈 거라는 전망이 나오기 때문이다. 역대 금감원장들이 정권 교체기에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나왔던 것을 고려하면 차기 원장의 임기도 9개월 남짓일 가능성이 크다. 임기를 끝내고 돌아갈 곳이 있는 현직 교수들의 경우 금감원 내부 노조의 반발이 크고, 관료는 정권 막바지에 원장 자리를 맡아 '순장조' 또는 '설거지반'이 되기 꺼리고 있다는 전언이다. 
 
청와대와 금융위, 금감원, 그리고 금감원 노조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를 만족시키기에는 원장 대행 중인 김 수석부원장의 내부 승진이 가장 무난하다는 평가도 나오나, 금감원에 온 지 1년밖에 되지 않아 원내 지지 기반이 약하다는 시각도 있다. 금감원장은 제청권을 지닌 금융위가 추천인을 올리면 대통령이 임명하게 된다.
 
 
사진/뉴시스
 
우연수 기자 coincidenc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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