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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응열

아파트값 천정부지로 오르니…빌라에 더 몰렸다

다세대·연립 매매 3만1000여건…아파트 거래보다 30% 많아

2021-06-2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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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내 빌라 모습.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김응열 기자] 올해 상반기 서울 부동산 시장은 아파트보다 연립·다세대 거래가 더 뜨거웠다. 예년과 달리 연립·다세대주택 등 빌라 매매 거래가 아파트보다 많았다. 현 정부 임기 중에서 빌라 거래가 아파트보다 많은 건 올해가 처음이다. 
 
아파트 가격의 상승세가 가파르게 이어지는 상황이 이 같은 양상을 만든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 아파트 평균 가격이 고가주택 기준선을 훌쩍 넘긴 가운데 자금 마련 부담이 덜한 아파트 대체재로 수요가 이동한다는 것이다. 
 
29일 올해 1월부터 이달 29일까지 국토교통부에 신고된 서울의 연립·다세대 빌라 매매 거래량은 3만842건이다.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 매매는 2만3711건으로 나타났다. 빌라 매매량이 아파트보다 30% 수준인 7131건 더 많았다. 
 
예년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아파트 매매가 4만4326건, 다세대·연립이 2만9356건을 기록했다. 올해와 달리 빌라 매매가 아파트보다 33% 적었다. 2019년에도 아파트가 1만9781건, 다세대·연립 1만7460건으로 아파트 매매거래가 더 많았다. 이외에 △2018년 아파트 4만5366건, 다세대·연립 2만5294건 △2017년 아파트 5만4811건, 다세대·연립 2만8072건이었다. 
 
현 정부 임기가 시작한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는 상반기 서울 기준으로 아파트 매매량이 빌라를 항상 웃돌았다. 그러나 올해는 빌라 매매가 아파트를 역전했다. 
 
이 같은 현상은 계속되는 아파트 가격 상승의 여파로 분석된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하는 서울 아파트 월간 매매가격지수는 국내 코로나19 대유행이 시작한 지난해 4월과 5월을 제외하면 2019년 7월부터 지난달까지 꾸준히 올랐다. 지난달에는 전월 대비 0.48% 상승했는데, 4월 상승률 0.43%보다 오름폭이 커지기도 했다.
 
이에 아파트 매매 시장의 진입장벽은 서민 실수요자가 쉽사리 엄두를 내지 못할 수준으로 높아졌다. KB국민은행 리브부동산에 따르면 이달 기준 서울 아파트의 평균 매매가격은 11억4283만원을 기록했다. 고가주택 기준선인 9억원을 훌쩍 넘었다. 강남권보다 가격이 저렴한 강북 14개구만 놓고 보더라도 평균 매매가격이 9억290만원이다. 반면 연립주택 매맷값은 서울 평균 3억2980만원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아파트 가격이 뛰고 자금 마련의 어려움이 커지면서, 비교적 저렴한 빌라로 실수요가 흘러들었다는 것이다. 연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나오며 이자 상환액이 늘어날 수 있는 점도 원리금 상환 부담이 덜한 빌라 거래가 많아진 데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아파트보다 빌라 매매가 더 많은 분위기는 하반기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재고주택 매물이 늘어나기 어려운 가운데 신규 공급에도 시일이 걸린다.
 
반면 부동산 시장은 여전히 초과 수요 상태인 탓에 아파트 가격이 상승할 여지가 다분하다는 분석이다. 한국부동산원 집계 결과 이달 3주차(6월21일 기준) 서울 아파트의 주간 수급동향지수는 106.9를 기록했다. 지수가 100을 넘고 높을수록 수요가 공급보다 많다는 의미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아파트 가격이 많이 올랐고 취득세 등 부대 비용도 늘어나면서, 가격이 저렴한 빌라로 실수요자들이 발을 돌린 것”이라며 “아파트 가격의 상승 전망이 대세인 상황에서 아파트 대신 빌라를 택하는 수요는 꾸준히 나타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응열 기자 sealjjan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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