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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병남

기업은행, 여신평가 개편…'대출기업 옥석 가리기'

내년 2분기 새 기준 적용 예정…변별력 키워 건전성·수익성 최적화

2021-06-29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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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신병남 기자] 기업은행이 대출기업 옥석 가리기에 나선다. 중소기업의 30%가 영업이익으로 이자 비용도 못 내는 한계기업으로 구분되는 등 코로나19 영향에 따른 부실 우려가 커지면서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내년 2분기 도입을 목표로 '기업여신 자동심사 시스템' 도입을 위한 사업자 선정에 들어갔다. △여신심사 담당자의 행동패턴 분석 및 표준화 △ 여신심사 은행 내·외 빅데이터 발굴 및 유효성 검증 △심사모형(건전성 측면 기업진단) 및 적정 여신한도 산출모형 개발 △의사결정 체계 최적화 등이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빅데이터 등 여신심사 관련 정보를 활용해 은행의 건전성·수익성 측면에서 최적 의사결정을 자동화하는 시스템 개발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한국은행이 지난 3일 발표한 지표에 따르면 지난해 중소기업 가운데 29.9%가 한계기업으로 구분되는 등 은행들이 적정 차주에게 대출을 집행할 변별력이 더욱 요구되는 상태다. 더군다나 기업은행은 국책은행으로서 일반은행처럼 수익성만 앞세운 영업에 나설 수 없기에 유동성 지원 방안에 대한 고심을 계속해 떠안고 있는 상태다. 올해도 중소기업 대출 10조원(5.4%) 순증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 9월부터 코로나 대출 만기 연장 및 이자 상환 유예 조치가 끝나는 점도 고민이다. 정부와 은행은 차주들에게 상환 부담이 한꺼번에 몰리지 않도록 연착륙 방안을 통해 제공할 방침이다. 특히 기업은행은 지난해 중소기업 대출에만 24조원을 취급하면서 은행들 중 가장 많은 지원에 나섰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차주별 순차적으로 만기 연장과 이자 상환 유예 조치가 끝나기에 9월에 한꺼번에 은행에 부담이 쏠리는 상황은 아니다"라며 "이자 상환 유무로 부실 여부를 판별하기에 부실이 있더라도 은행 내부에선 내년 2분기부터 구체적인 수치가 잡힐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전했다.
 
반면 만기가 끝난 상품을 다른 상품으로 대환하려는 중소기업의 수요도 적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 때문에 여신심사 개편을 통해 숨겨진 우량 차주를 확보하려는 의도도 엿보인다. 실제 늘어난 중소기업 대출 등을 바탕으로 기업은행의 1분기 실적은 5398억원을 기록, 전년(4985억원) 대비 8.3% 증가했다.
 
취임 2년 차를 맞는 윤종원 기업은행장은 소매 부문 실적 개선에도 힘써 최근에는 기업 최고경영자를 위한 신규카드 출시를 아이디어 단계에서부터 챙기기도 했다. 기업은행을 바라보는 2분기 시장 전망도 밝아 하나금융투자는 기업은행의 2분기 순익을 전년 동기 대비 65.4% 증가한 5240억원으로 전망했다.
  
기업은행이 새 기업여신 평가 시스템 개편에 들어가는 가운데 윤종원 기업은행장(가운데)이 15일 경기도 이천에 위치한 생활의료기기를 찾아 관계자로부터 공정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기업은행
 
신병남 기자 fellsic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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