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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응열

(영상)"전세 불안"…서울 외곽 중소아파트 전세도 9억 넘었다

고가주택 기준선까지 오른 서울 외곽 중소형 전셋값

2021-06-28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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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응열 기자] 서울 외곽의 중소형 아파트에서 전세 9억원 시대가 열렸다. 전용 60㎡ 초과 85㎡ 이하 매물에서 9억원을 넘는 실거래 사례가 나오는 것이다. 중소형 아파트 전셋값이 아직 9억원을 넘지 않은 외곽 지역도 8억원 후반대에 전세 거래가 이뤄지면서 9억원을 목전에 뒀다. 9억원은 매매가격으로 고가주택 기준선이다. 
 
28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달 20일 도봉구 창동에 위치한 ‘동아청솔’ 아파트의 전용 84㎡ 전세매물은 9억4400만원에 거래됐다. 이 단지의 해당 면적대에서 보증금이 9억원을 넘는 전세거래가 나온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거래 전에는 6억5000만원이 최고가격이었다. 
 
금천구에서도 지난달 보증금 9억원을 넘는 전세 거래가 있었다. ‘금천롯데캐슬 골드파크1차’ 전용 84㎡ 매물이 9억4300만원에 거래됐다. 이 단지도 이번 거래가 전세 9억원을 넘긴 첫 사례다. 
 
성북구 역시 중소형 아파트에서 9억원을 웃도는 전세 실거래가 나왔다. 길음뉴타운6단지 래미안 아파트는 전용 84㎡ 매물이 지난 2월 전세가격이 9억원을 찍었다. ‘래미안라센트’와 ‘래미안길음센터피스’의 전용 84㎡는 각각 보증금 10억3500만원, 10억원에 전세거래가 체결됐다. 서울 중심부와 떨어진 외곽 지역 중소형 아파트에서도 전셋값이 9억원을 상회하는 사례가 속속 나오는 것이다. 
 
아직 9억원을 넘지 않은 외곽지역도 있으나, 8억원 후반대에 전세거래가 이뤄지면서 전세 9억원이 임박한 상황이다. 구로구에선 ‘대림e-편한세상4’ 아파트와 주상복합 ‘디큐브시티’의 전용 84㎡ 매물이 각각 8억7000만원을 기록했고, 강서구에서도 ‘e편한세상 염창’ 전용 84㎡가 8억7000만원에 전세거래됐다. 
 
이외에 관악구 ‘e편한세상 서울대입구 1단지’ 전용 84㎡는 전세보증금이 8억6000만원을 올렸고, 노원구 ‘청구3’ 아파트와 중랑구 ‘사가정센트럴아이파크’, 은평구 ‘녹번역e편한세상캐슬’ 전용 84㎡가 모두 8억5000만원을 찍었다. 
 
임대차법 시행에 따른 전세 매물 감소와 가격 상승이 서울 곳곳에서 전방위적으로 나타나면서, 외곽의 중소형 매물에서도 고가의 전세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서울 중심부보다 집값이 비교적 저렴한 외곽은 실수요자가 유입하기 용이한데, 저렴한 매물을 찾는 이들이 꾸준히 흘러들면서 상승 압력이 커졌다는 게 전문가들 평가다.
 
실제 한국부동산원 집계 결과 서울 외곽지역은 지난달 아파트 월간 전세가격지수가 전월 대비 가파르게 올랐다. 노원구가 0.76%로 가장 높았고, 성북구 0.54%, 은평구 0.46%, 관악구 0.34%, 구로구 0.25% 등으로 나타났다. 서울 평균 상승률 0.19%보다 높은 수치였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서울 중심부의 전셋값이 뛰고, 중심부에서 밀려나는 실수요가 외곽으로 유입하는 국면”이라며 “외곽지역이 중심부 가격을 따라가는 키맞추기 현상이 나타나면서, 외곽에서도 9억원을 넘는 사례가 나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 외곽의 중소형 아파트에서 9억원을 넘기는 전세 실거래는 지속적으로 나올 전망이다. 9억원을 넘긴 실거래 사례가 신규계약 금액의 기준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시세가 더 뛸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사철인 가을 성수기가 남아있고, 하반기 서울 아파트 신규 입주물량도 감소하기 때문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하반기 서울에선 1만3000여 가구가 새로 입주하는데,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약 43% 감소한 규모다. 공급 감소로 인해 수급 균형이 나빠질 여지가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전세공급 기능을 할 수 있는 민간임대사업자 제도를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 주도의 공공 전세 물량만으로는 넘쳐나는 전세 수요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여당은 임대사업자 제도가 다주택자 투기 수단으로 변질된 면이 있다며 제도 폐지를 시사했다가 부정적인 여론을 고려해 정책 방향을 원점 재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고준석 동국대 겸임교수는 “민간임대사업을 하는 다주택자들이 시장에서 맡는 순기능이 있다”라며 “전세시장 안정화를 위해 민간임대사업자 제도를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김응열 기자 sealjjan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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