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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병남

씨티은행, 대출 더 줄인다…증액신청·전자약정 폐지

통매각 난항 겪자 몸집 감소 통한 속도전

2021-06-28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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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신병남 기자] 소매금융 철수를 위한 통매각에 난항을 겪으면서 '단계적 폐지'까지 언급했던 한국씨티은행이 대출 규모를 축소하는 정책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카드와 자산관리(WM) 사업 등 시장의 관심이 큰 부문을 제외한 나머지 부문의 몸집을 줄여 빠른 매각에 나서겠다는 복안으로 보인다.. 
 
씨티은행은 다음달 1일부터 '씨티 직장인신용대출 증액신청', '전자약정' 서비스 중단한다고 28일 공시를 통해 밝혔다. 신용대출 증액신청은 주말이나 평일 저녁에도 간편하게 추가 대출을 신청할 수 있는 서비스다. 전자약정은 영업점·상담센터에서 상담한 대출에 대해 인터넷을 통해 서류를 접수할 수 있게 도와준다. 모두 대출 확대를 위한 고객 편의 정책의 일환이다.
 
씨티은행 관계자는 "전자약정 서비스의 경우 고객 이용 빈도가 낮고, 지난해 신규 프로젝트로 진행한 페이퍼리스 약정 서비스와 중복되는 서비스로 효율성 측면에서 중단하게 됐다"면서 "고객은 페이퍼리스 약정 서비스를 통해 보다 편리하게 대출 서비스를 이용하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비스 폐지는 대출채권 감소세를 확대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실제 씨티은행은 인수의향서를 접수 받은 이달 초까지 은행들 중 나 홀로 신용대출 금리 인하에 나서면서 고객 유치 및 대출 확대에 적극적이었다. 시장에서는 최대한 회사 몸집을 키우고, 고객 수를 많이 확보해 몸값을 높이려는 시도라는 견해가 많았다.
 
그러나 고용 승계가 어렵다는 원매자들의 반응에 따라 당초 추진했던 매각 계획 실행이 어려워지면서 금리를 즉시 인상했다. 출혈을 감안한 몸집 불리기 전략이 불필요해졌기 때문이다. 지난 16일에는 '직장인신용대출'의 기준금리(12개월 기준)를 연 5.36%에서 연 5.51%로 0.15%p 인상하는 등 보름 만에 금리를 0.29%p를 올렸다.
 
원매자들의 적극적인 매입 의사를 이끌 인력 감축 카드도 꺼내 들었다. 씨티은행은 이달 중순 은행장 메시지를 통해 7년 만의 희망퇴직을 실시할 방침이라고 직원들에게 전했다. 영업점을 대대적으로 통폐합한 2017년에도 비용 부담을 문제로 허가해주지 않았던 정책이다. 이는 시장의 조건에 맞춰 몸값이 더 떨어지기 전 빠른 매각에 나서려 시도로 관측된다. 매각 절차도 간소화해 예비입찰 절차를 생략하고 다음달 바로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
 
업권에서는 복수의 금융사들이 충성고객이 많은 씨티신세계카드와 WM사업에 대한 관심이 높은 것으로 전해진다. 반면 국내 금융사에 인수 의향을 물었던 아시아태평양 소매금융 사업부는 온도 차가 있다는 설명이다. 씨티그룹이 동남아 시장에 1960년대부터 발을 내딛기 시작했기에 사업권에 대한 욕심이 생기기 마련이지만, 세밀한 신용평가 체계보다는 브랜드력으로 사업을 확장했다는 시각이 커서다.
 
은행권 한 관계자 "사업권 만큼이나 대출을 위한 부실 데이터도 중요한데, 씨티가 보유한 고객군이 지금 시장에 적합한지는 의문"이라면서 "소득수준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 비춰 팽창할 소매 시장에 대한 경쟁력 확대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씨티은행이 소매금융 철수를 위한 매각 과정을 진행 중인 가운데 지난 2017년 7월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씨티은행 역삼동 지점에 폐점을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사진/뉴시스
 
신병남 기자 fellsic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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