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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병남

'신용평가 자신감' 카뱅, 공격적 중금리대출

새 모델 도입 후 대출기간·한도 확대…시장가능성 엿본 시중은행도 진출 서둘러

2021-06-27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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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신병남 기자] 새 신용평가시스템(CSS)을 도입한 카카오뱅크가 대출 기간을 두 배로 늘리고, 한도를 확대하는 공격적인 중금리 대출 확대 정책을 거듭하고 있다. 금융당국의 주문에 따른 변화이나, 가능성을 본 시중은행들도 발 빠르게 시장 진출을 위한 채비에 나섰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지난 24일부터 코리아크레딧뷰로(KCB) 기준 신용점수 820점 이하 중·저신용자 대출의 최대기간을 기존 5년에서 10년으로 연장했다. 대출의 한도를 1억원까지 확대(직전 7000만원)하고 금리를 인하한 것에 이은 추가 개편으로, 대상은 신규대출 신청자부터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를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고객의 자금 융통 스케쥴에 따라서 원리금 상환액이 줄어드는 편의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이 같은 조치는 9일부터 새로운 CSS을 적용하면서 장기채권에 대한 부실 우려가 줄어든 영향으로 분석된다. 카카오뱅크는 2017년 7월 서비스 시작 이후 쌓아온 대출 신청 고객들의 금융 거래 데이터 2500만건을 분석해 새 모형을 도입했다.
 
여기다 이동통신 3사가 보유한 통신료 납부정보·통신과금 서비스 이용정보 등을 추가하고, 금융이력부족 고객(Thin Filer)들을 위한 별도 CSS를 마련했다. 하반기에는 휴대폰 소액결제정보와 개인사업자 매출 데이터의 분석 결과를 반영할 계획이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대출 기간이 늘어날수록 은행은 부실에 대한 우려가 더 커지기 마련으로 바뀐 평가 모델에 따라 부실을 미리 거를 수 있다는 자신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이 지적에 따라 카카오뱅크는 대출계획서까지 제출해 가며 공급 확대에 나선 게 현실이지만, 업권 일각에선 새로운 대출군이 확대하고 있다는 해석도 있다. 그간 은행들은 금융이력이 없는 고객에 대한 대출을 일부 간편 대출 상품에만 국한하면서 대출 확대를 망설여왔다.
 
반면 카카오뱅크는 이들에 대한 대출에 자신감을 보이는 데다 공급량도 적극적으로 늘이고 있다. 새 신용평가 모형을 도입한 이후 8일간 중신용 공급량은 293억원으로 직전 같은 기간 공급량(147억원)의 두 배가량 늘었다. 여기다 케이뱅크, 하반기 진출을 앞둔 토스뱅크도 본격적인 중금리 대출 진출을 예고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은행들도 평가 시스템 개편에 서두르면서 대응에 나서고 있다. 국민은행은 최근 통신 데이터를 반영한 새 CSS를 준비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일본 최대 금융기관인 유쵸은행(우체국은행)과 개인신용평가 모형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카카오뱅크가 중금리 대출 확대를 위한 공격적인 영업 정책을 잇고 있다. 사진은 판교오피스 모습. 사진/카카오뱅크
 
신병남 기자 fellsic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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