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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폭력 신념' 병역거부 인정에 "군필자는 폭력적이라는거냐"

'비(非) 여호와의 증인' 입대 거부 무죄…"비폭력·반전주의 인정"

2021-06-24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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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조승진 기자] 대법원이 '여호와의 증인'이 아니면서 비폭력 신념에 따라 입영을 거부한 남성에게 처음으로 무죄를 확정했다. 지난 2월 비(非) 여호와의 증인 신도 중 예비군 훈련을 거부했다가 무죄가 확정된 사례는 있었지만, 현역 입영을 거부한 사례에 무죄가 확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법원의 판결에 인권 관련 시민단체들은 일제히 환영의 뜻을 밝히고 있는 반면, 군필자거나 군 입대를 앞두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일부 누리꾼들은 비난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대법원 1부는 24일 병역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의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A씨는 2017년 현역 입영 통지서를 받고도 정당한 사유 없이 입영하지 않아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재판에서 종교적·정치적 신념을 기초로 한 양심에 따라 입영을 거부했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특히 자신이 고등학생 때부터 획일적인 입시교육과 남성성을 강요하는 또래 집단문화에 반감을 느꼈고, 대학 입학 후에는 전쟁 반대 시위에 참여했다고 강조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여호와의 증인 신도가 아닌 사람이 비폭력주의·반전주의 신념과 신앙을 이유로 현역 입영을 거부해 무죄를 확정받은 최초의 판결"이라며 "단순히 기독교 신앙만을 근거로 병역을 거부하는 것도 아니어서 기존의 종교적 신념에 따른 양심적 병역거부 사안과 구별된다"고 설명했다.
 
대법원이 내린 판결에 누리꾼은 대체로 "어이 없다"는 반응이다. 누리꾼들은 "누구는 폭력을 좋아해서 군대가는 줄 아냐", "현역병들은 양심이 없어서 강제로 군대가는 게 아니다", "국민의 의무를 이행하는 젊은 청춘들을 좌절시키는 판결"이라고 했다.
 
반면 양심적 거부를 인정해야 된다는 의견도 있다. 헌법 제19조는 "모든 국민은 양심의 자유를 가진다"고 명시하고 있는데 양심의 자유는 인간 존엄성을 유지하는 기본조건이자 민주주의 존립의 전제라는 것이다. 양심적 병역 거부는 당연히 인정 받아야 할 권리라는 주장이다.
 
군인권센터, 민주화를위한변호사모임, 전쟁없는세상, 참여연대 등 시민사회단체들은 이날 대법원 판결 직후 "진정한 변화가 왔다"며 환영하는 분위기다. 이용석 전쟁없는세상 활동가는 "오늘의 결정으로 지금 재판을 받고 있는 병역거부자들이 피고인 신분으로 법원을 오가며 양심의 자유를 침해하는 공격적인 질문에 시달리는 일이 더 이상 없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재판부의 이와 같은 판결은 과거에도 한 차례 있었다. 지난 2013년 2월에 전역한 예비역 A씨는 제대 후 소집훈련을 총 16차례나 불참해 기소됐다. 당시 A씨는 살상을 목표로하는 군사훈련에 참여하는 것은 나 자신의 양심에 반하는 행동임으로 해당 훈련에 불참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재판부는 "피고인은 예비역 편입 이래 일관되게 '인간에 대한 폭력과 살인의 거부'라는 비종교적 신념에 따라 예비군 훈련을 거부하고 있다"고 인정하며 무죄를 선고했다.
 
군인권센터, 민주화를위한변호사모임, 전쟁없는세상, 참여연대 회원들이 24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평화적 신념에 따른 병역거부자에 대한 대법원 무죄 선고 이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조승진 기자 chogiz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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