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기자
닫기
김응열

(영상)재건축 이주수요에 매물 감소까지…서울 전세 ‘들썩’

6월 3주차 전세가격지수 0.09%↑ 봄 이사철보다 큰 오름폭

2021-06-24 15:00

조회수 : 4,133

크게 작게
URL 프린트 페이스북
 
[뉴스토마토 김응열 기자] 비수기에도 불구하고 서울 아파트 전세시장이 들썩인다. 지난달까지 둔화된 전셋값 상승폭이 다시 커지고 있다. 강남 지역 재건축 사업으로 인한 이주 수요가 발생하는 것과 더불어, 전반적인 매물 부족 현상이 전세가격을 견인하고 있다.
 
24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달 3주차(21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지수는 전 주 대비 0.09% 상승했다. 2주차 상승률 0.11%에서 소폭 내렸다. 단기 급등 피로감이 쌓여 오름세가 다소 약해졌다는 게 한국부동산원 설명이다.
 
이 지수는 지난달 3주차(5월17일 기준)까지 0.03% 수준의 인상률을 기록했다. 전셋값 상승폭이 둔화된 양상을 보인 것이다. 그러나 이후 오름세가 강해지더니 이달 2주차(14일 기준)에는 0.11% 뛰었다. 0.1%가 넘는 상승률을 보인 건 2월2주차 이후 약 18주만이다. 
 
이달 3주차 들어 0.1% 밑으로 떨어졌으나 여전히 봄 이사철인 3~4월보다는 높은 수준이다. 3월과 4월에는 매주 0.02%~0.06% 수준의 변동률을 기록했다.
 
전세 비수기인 여름에도 서울 전셋값을 뛰게 만드는 원인으로는 정비사업 이주 수요가 꼽힌다. 현재 서초구 일대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와 3주구, 신반포18차 등 재건축 단지에서 이주 수요가 겹치면서 전셋집을 찾는 이들이 늘었다. 이에 서초구 전세가격 지수는 이달 3주차 전 주 대비 0.36% 올랐다. 서울 25개 자치구 중 상승폭이 가장 컸다.
 
서초구의 전셋값 상승은 인근 지역으로도 옮겨 붙고 있다. 인접한 강남구와 송파구는 각각 0.11%, 0.15% 올라 서울 평균보다 높았다. 동작구도 서초구 이주 수요에 더해, 노량진·흑성동 정비사업 이주 수요가 발생하면서 0.19% 뛰었다.
 
이처럼 수요가 발생하는 상황이지만 공급은 드물다. 부동산빅데이터 기업 아실 집계 결과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24일 기준 2만616개다. 지난 21일 1만9734개로 줄어 2만개 아래까지 떨어졌다가 소폭 늘었다. 전세 매물은 3월과 4월 중순만 해도 2만3000여개로 지금보다 3000여개 많았다. 그러나 4월말부터 2만2000여개로 줄어든 이후 줄곧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국지적인 변수 외에, 계속되는 저금리도 전세 매물을 줄이는 요소다. 집주인은 전세 보증금을 받아 은행에 예치해도, 이자가 낮아 수익이 적다. 이에 월 임대료를 받을 수 있는 월세로 전환하는 매물이 늘고 있다. 올해 1월1일 1만3482개였던 서울 아파트 월세 매물은 이달 24일까지 1만6265개로 꾸준히 증가했다. 
 
이런 상황에서 하반기도 전세 가격 안정은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전세 공급으로 나올 수 있는 아파트 입주물량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하반기 예정된 서울 아파트 입주물량은 1만3023가구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42.9% 감소한다. 상반기 입주물량도 지난해보다 33% 적었는데, 하반기에는 더 큰 폭으로 줄어드는 것이다. 
 
여기에 전세 성수기인 가을 이사철이 겹칠 경우 전세가격 상승폭이 지금보다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대규모 전세 공급이 어려운 상황에서 수요는 크게 늘어나기 때문이다. 
 
연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나오지만 이자 수익 증대를 목적으로 월세를 전세로 내놓는 집주인도 많지는 않을 전망이다. 금리 인상폭이 높지 않을 것으로 보이고, 종합부동산세 등 늘어난 세금 부담을 세입자에 떠넘기려 하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고준석 동국대 겸임교수는 “기본적으로 전세 공급 부족에 세 부담을 전가하려는 집주인들이 많다”라며 “가을 이사철이 오면 전세가격 상승폭이 더 커질 수 있다”라고 내다봤다. 
 
김응열 기자 sealjjan11@etomato.com
  • 김응열

  • 뉴스카페
  •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