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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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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윤석열 X파일과 국민의 Z파일

2021-06-24 06:00

조회수 :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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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
윤석열 'X파일'이 정치권을 도배하고 있다. 문건의 정확한 실체는 규명되지 않고 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둘러싼 갖가지 의혹을 망라한 내용이라고 전해진다. 윤 전 총장은 유력한 대선후보다. 보수 야권 지지층의 지지를 가장 많이 받는 인물이다. 정치적 견제가 목적이든지 아니면 실체를 규명하겠다는 목적이든 X파일은 정치적으로 매우 고약한 수단이다.
 
2016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힐러리 클린턴은 선거 초반 도널드 트럼프 후보를 앞서고 있었다.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부부 대통령이 나올 가능성으로 유권자들은 흥분했다. 민주당 지지층은 오바마 대통령 이후 민주당의 승리를 예견하며 안도하는 분위기가 확산되었다. 그러나 트럼프 측으로부터 흘러나온 'X파일'은 판세를 순식간에 뒤집었다. 힐러리 클린턴이 오바마 정부에서 국무장관으로 근무하면서 개인 메일로 공적 업무를 보았다는 폭로였다. 공공성과 신뢰성이 가장 강조되는 미국 대통령 리더십에 사적인 부주의는 치명타였다. 여기에 건강이상설까지 필요 이상으로 확산되면서 대통령 자리는 트럼프에게 넘어가고 말았다.
 
국내에서 치명적이었던 X파일의 사례는 김대업 사건으로 잘 알려져 있다. 2002년 대통령 선거 전에 김대업은 이회창 대선후보의 아들 병역 면제 의혹에 대한 제보를 하게 된다. 대통령 선거를 앞 둔 시점에 시도된 일종의 'X파일' 공작이다. 이 제보를 받은 언론사는 1997년 대선에서 이회창 후보의 장남 병역 비리 은폐를 시도한 대책 회의가 있었고 병적 기록이 파기됐다는 취지의 보도를 하게 된다. 검찰은 김대업이 증거자료로 제시한 테이프를 위조로 판단했고 이 후보의 아들 병역 면제는 합법으로 확인한 바 있었다. '김대업 X파일'이 어느 정도로 영향을 주었는지 알 수 없지만 이회창 후보는 1997년에 이어 2002년 대통령 선거에서 패배의 쓴 잔을 들어야 했다. 아직도 주변에 이회창 전 대선후보 관련해 아들 병역 문제가 있었고 선거 패배에 결정적 원인으로 기억하는 이들이 존재할 정도다.
 
차기 대선이 이제 8개월여 정도 밖에 남지 않았다. 아직 각 당의 최종 본선 후보가 결정되지 않았지만 현 시점에 유력 후보는 윤석열 전 총장과 이재명 경기지사다. 피플네트웍스리서치가 머니투데이와 미래한국연구소의 의뢰를 받아 지난 6월19일 실시한 조사(전국1003명 무선자동응답조사 표본오차95%신뢰수준±3.1%P 응답률2.8% 자세한 사항은 조사 기관의 홈페이지나 중앙선거여론조사 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에서 '차기 대통령감으로 누가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하는지' 물어본 결과 윤 전 총장이 33.9%, 이 지사는 27.2%로 나타났다.
 
윤 전 총장을 겨냥했던 X파일 논란은 언제든지 대선 국면에서 다른 유력 후보로 옮겨가게 된다. 그래서 이재명 'Y파일'이 만들어지지 말란 법이 없다. 이재명 지사는 2017년 민주당 대선 경선과 이듬해 지방 선거에서 자신과 관련된 각종 의혹으로 검증의 도마 위에 발가벗겨진 채 올라간 적이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지사에 대해 여야를 막론하고 정책뿐만 아니라 개인 신상까지 검증을 단단히 벼르고 있다.
 
대선후보에 대한 의문과 검증은 언론과 유권자에게 부여된 당연한 권리다. 그렇지만 정치 공학적인 네거티브 흑색선전으로 변질된다면 본말이 전도되는 경우다. 윤석열 X파일이든 이재명 Y파일이든 대선후보와 관련된 논란은 우선 후보자 차원에서 잘못된 접근이다. 대통령직에 도전하는 후보는 유권자들로부터 공정한 평가를 받을 기회를 가져야 한다. 유권자는 무슨 파일 운운하는 정치 공작에 놀아나 객관적으로 대통령 후보를 평가하고 선택하는 귀중한 기회를 날려서도 안 된다. 핵심 지지층들이야 선호하던 후보자가 네거티브 공세를 받더라도 오히려 후보를 더 지지하고 결집하는 현상을 보이기도 한다. 그렇지만 아직 후보에 대한 충분한 평가를 하지 못한 중도층이나 마음을 결정하지 못한 MZ세대는 ‘파일 논란'에 결정적 영향을 받게 된다.
 
2002년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노무현 후보는 장인에 대한 이념적 색깔론 공세에 대해 '그럼 아내를 버리란 말입니까'라는 인상적인 발언으로 정면 돌파를 선택했다. 경쟁 후보 측의 네거티브 흑색선전 도발에 '정면 승부'를 선택한 셈이다. 유권자들에게 노무현 대통령 처가 가족의 이념적 성향은 더 이상 걸림돌이 되지 않았다. 도리어 정치적으로 반전 승부수가 되었다.
 
윤 전 총장과 이 지사뿐만 아니라 후보자와 관련된 수많은 'X파일'과 'Y파일'이 난무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체도 없고 근거도 없는 정치 공작의 산물이다. 후보자를 향한 당당한 검증을 묻고 있는 파일이라면 숨겨져 있어야 될 이유가 털끝만큼도 없다. 각종 파일 전쟁으로 차기 대한민국 지도자를 가리는 중차대한 작업이 수포로 돌아가서는 안 된다. 지금이야말로 X파일도 Y파일도 아닌 사실과 진실만을 가려낼 '국민의 Z파일'이 필요한 시점이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insightkce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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