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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효선

산으로 가는 '검사 술접대' 재판

접대받은 검사 측 "술자리 참석자 5명 아닌 7명 이상"

2021-06-22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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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박효선 기자]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의 ‘술 접대 검사’ 재판이 술값 계산법 및 증거 적법 여부 공방전으로 비화되며 사실관계 초점이 흐려지고 있다.
 
서울남부지법 형사7단독 박예지 판사는 22일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약칭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 전 회장과 A검사와 검사 출신 B변호사에 대한 2차 공판준비기일을 진행했다.
 
이날 재판부는 검찰과 피고인 측 변호인에 2019년 7월 18일 김 전 회장이 마련한 술자리에서 밤 11시경 귀가한 것으로 파악되는 검사 2명에 대한 경위를 물었다. 검사 2명 중 1명은 택시를 타고 귀가한 내역이 있으나 나머지 1명은 귀가 여부를 알 수 없다는 지적이다.
 
검찰 측은 “2명이 같이 나간 것으로 추정된다”며 “다만 명확하게 알 수 있는 증거자료가 없어, 이를 입증하려면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을 증인으로 불러봐야 한다”고 말했다. A검사 측은 “(11시 이후) 같이 있던 기억은 없었던 것 같다”고 답했다.
 
검찰은 지난해 12월 김 전 회장과 그 자리에 있던 검사 등을 기소하면서 접대 술값 536만원 중 밴드·유흥접객원 비용 55만원을 제외한 나머지 금액(481만원)을 참가자 수 5로 나눠 1인당 96만2000원의 향응을 받은 것으로 계산했다. 같은 술자리에 있었어도 밴드와 접객원이 들어오기 전인 밤 11시경 귀가한 검사들과 끝까지 남은 검사 등에 대한 차등을 둬야 한다는 논리에서다.
 
이에 따라 밤 11시경 술자리를 떠난 것으로 파악되는 2명의 검사는 접대 금액이 각 96만원대로 계산돼 기소를 면했다. 끝까지 자리에 있던 A검사와 검사 출신 B변호사는 접대비가 114만5000원으로 계산돼 기소됐다.
 
A검사 측은 당시 술자리에 5명 외에 이종필 전 라임 부사장과 김모 전 청와대 행정관뿐 아니라 하모씨 등도 있었다고 주장했다. 참석자 수가 5명이 아닌 7명 이상이므로 1인당 향응 수수액이 형사 처벌 대상(100만원)에 미치지 않는다는 얘기다.
 
"하씨는 제3자"라는 재판부의 지적에 A검사 측 변호인은 검찰에 영수증 등 증거목록 추가 열람·등사를 요청했다.
 
검찰은 “하씨의 경우 이 사건과 직접적 관련이 없고, 영수증에는 이름이 나오지 않아 참석자들을 확인할 수도 없는데 굳이 이런 증거들을 요청하는 취지를 이해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다만 변호인 측 요청을 검찰이 수용하기로 하면서 증거목록 관련 논쟁은 일단락 됐다.
 
재판부는 변호인 측의 증거기록 열람 등의 시간을 고려해 한 차례 더 준비기일을 열기로 했다. 다음 공판 준비기일은 다음달 20일 오후에 진행된다.
 
라임 사태의 핵심 인물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지난해 4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위해 경기 수원남부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오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효선 기자 twinseve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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