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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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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잡코인 정리 '칼바람'에 암호화폐업 질식 우려

명확한 기준 없는 상장폐지에 투자자·코인발행사 불만 급증

2021-06-22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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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이선율 기자] 오는 9월24일 특정금융거래정보법(특금법) 적용 유예시한 종료를 앞두고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들이 대대적인 ‘잡코인’ 정리에 나서는 등 후폭풍이 거세다. 특히 최근 금융당국에서 암호화폐 라이선스를 취득하도록 하는 싱가포르 방식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규제 수위가 더욱 높아질 공산이 커졌다. 이렇게 되면 국내 암호화폐 상당수가 상장폐지가 될 수 있어 업계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우선 ‘잡코인’ 정리 여파에 따른 혼란은 국내 최대 거래소인 업비트를 시작으로 확산됐다. 업비트는 지난 18일 총 24종의 코인에 대해 상장폐지를 발표했다. 앞서 업비트는 지난 11일 5종의 원화마켓 페어 제거 조치(해당 코인과 원화 간 거래 금지)를 단행한 바 있다. 뒤이어 거래규모 2위 빗썸도 17일 코인 4종, 거래규모 3위 코인빗은 코인 8종에 대해 상장폐지를 결정했다. 
 
이들 거래소들의 암호화폐 정리 작업은 오는 9월 특금법 발효를 앞둔 불가피한 과정으로 보인다. 특히 국내에선 비트코인보다는 알트코인 투자비중이 높아 투자자들의 손실 규모가 더욱 커져가고 있다. 이 가운데 앞으로도 특금법에 따른 사업자 신고 유예기간이 끝나기 전까지 거래소들의 코인 정리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암호화폐 시세가 표시된 서울 강남구 업비트 거래소. 사진/ 뉴시스
 
은행으로부터 실명인증 계정을 받아야하는 중소 거래소의 경우 더욱 강한 ‘잡코인’ 정리 조치를 실행할 가능성이 높다. 은행이 거래소 평가때 '고위험 코인'이 많을 경우 패널티를 줄 가능성이 크다고 예고했기 때문이다. 중소형 거래소인 프로비트는 이달 1일 총 145개 코인을 원화시장에서 상장폐지시켰다. 지난달 상장한 코인 개수가 365개인 점을 감안할 때 현재 60% 이상의 코인을 대거 정리했다.
 
게다가 최근 금융당국은 암호화폐 사업자의 라이선스 취득을 요구하고 또 자산교환 가치가 있는 암호화폐 극소수만 거래소에 남기는 내용이 골자인 싱가포르 방식 규제에 대한 검토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싱가프로에서는 자산교환 가치가 있는 암호화폐로 비트코인과 이더리움만 인정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현재 거래되는 코인 중 80~90% 가량의 암호화폐가 상장폐지될 가능성도 있다. 
 
비트코인과 알트코인. 사진/픽사베이
 
이 때문에 암호화폐 업계와 일부 전문가들은 국내 알트코인을 중심으로 한 무더기 상장폐지 작업이 가속화되면서 관련 산업 진흥마저 어려워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국내 프로젝트 한 관계자는 “상장 전부터 열심히 준비해왔고, 해외 거래소 진출까지 목전에 두고 있었는데 갑작스런 유의종목 조치에 당혹스럽다”면서 “특금법 자체의 취지는 이해하지만 이런 식의 조치로 거래소들이 무더기 상폐에 나서게 되면 우리 또한 해외 사업 확장에 제동이 걸리게 된다. 사업성 부분에서 충분히 유망한 프로젝트들도 많은데 규제, 색출부터 하고 보니까 더욱 사업성을 키우기 어려운 구조가 되풀이 되고 있는 것”이라고 한탄했다. 다른 프로젝트 관계자 역시 “실제로 상폐 조치가 관련 주식의 주가에도 악역향을 미쳤다”면서 “국내 부실코인 색출이 명목이라지만 기준이 여태까지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은 점이 가장 큰 문제다. 암호화폐 산업은 글로벌적인 흐름으로, 내부에서 자생력부터 키울 수 있는 토양부터 마련돼야한다”고 지적했다.
 
이장우 한양대 글로벌기업가센터 겸임교수는 "현재 규제 흐름을 보면 투자자 보호에만 너무 초점이 맞춰져있는데 산업 진흥도 같이 가야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투자자보호를 명목으로 암호화폐 사업자의 허들을 높여놓으면 새롭게 혁신적 사업을 시도하기가 어려워진다. 결국 기존 대기업 중심의 판이 꾸려지게 되고, 이렇게 되면 장기적으로 산업이 성장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암호화폐 산업은 국내뿐만 아니라 글로벌 전역에서 경쟁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업권법도 병행해 추진해야 한다고 이 교수는 제언했다.
 
 이선율 기자 melod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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